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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 2005
아이들 커가는 모습 과연 어디에 담아 둘 것인가?
우리나라에서 샀던 가전제품은 참 수명이 오래갔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찌된게 미국에서 샀던 가전제품은 싼 대신 수명이 너무 짧다. 올 초에 고장나서 버렸던 VCR은 필립스 제품인데, 아마 3년 썼던 것 같다. 그 전에 삼성 DVD를 하나 샀는데, 1년이 채 안되 고장이 나서 텍사스로 한 번 A/S를 보낸 적이 있다. 그리고 1년 서비스 기간이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그 DVD는 작동을 멈춰버렸다. 베스트바이나 삼성측에 전화 문의를 해봤지만, 결론은 수리비가 사는 것 보다 더 든다는 결론이 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도 또 싼 맛에 삼성 DVD를 하나 샀다.
삼성 미니 DV 캠코더는 2001년 10월 아들이 태어나고 사서 2003년 6월에 LCD 액정 화면이 먹통이 되었다. 당연히 액정 LCD수리 보는데 드는 비용이 새 캠코드 한 개 값이어서,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둘째 아들은 아직도 캠코더 촬영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 둘째 녀석이 요즘 어찌나 예쁜지, 좀 무리를 해서 다시 캠코더를 장만하기로 아내와 결정했다. 마침 베스트바이 10% 할인 쿠폰이 온데다가 30달러 mail-in rebate를 해주기에, 이미 들어가는 모델이지만, 캐논 ZR 100을 구입 ($270) 했다. 다만 이제는 가전제품을 "연장 서비스 플랜"없이 산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99달러를 주고 4년간 서비스 플랜을 별도로 샀다. 1년은 캐논의 워런티로도 되지만, 그 후 3년간은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에서 모두 책임을 져 준다. 덤으로 4년간 해마다 새 배터리를 하나씩 주고, 청소를 무료로 해준다니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다. 2년 전만 해도, 계산대에서 서비스 플랜 사실래요 하면서 뭔가 홍보를 하면 일언지하에 관심없다고 했는데, 이제는 모든 제품을 살 때 서비스 플랜 없이 사는 경우는 없다. 동생에게 보낸 우편이 분실된 경험 이후에는 우편 보낼 때도 보험을 산다.
VCR은 얼마 전에 한국에 들어가는 친구가 쓰던 것을 어찌어찌 구해왔는데, 얼마 전부터는 테입 꺼내기가 되지 않는다. 명색이 소니여서 가져올 때 아내에게 이번 것은 좀 오래 쓰겠다고 장담했는데, 역시나 2주도 안되서 맛이 갔다. VCR이 없으면 캠코더 녹화된 것을 뜰 수 없는데다가 아들 녀석이 스타워즈를 못봐서 좀 서운해 한다. 그래서 오늘 베스트바이와 샘즈 클럽, 시어즈, 월마트, 타겟등을 모두 돌았는데 한가지 놀랄 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이제 VCR은 매장마다 모델 하나씩을 제외하고는 아예 없다. 2년 전만 해도 엄청나게 선택의 폭이 넓었는데, 이제 DVD/VCR 콤보가 아닌 VCR만 돌아가는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품이 없으니 남아 있는 VCR 제품도 DVD가격보다 더 비싸다. 30달러주면 삼성 DVD를 사는데, VCR은 그나마 남아 있는 제품인 magnobox나 삼성 같은 저가 브랜드에도 50달러씩을 줘야 한다. 결국 아까워서 구입을 못하고 돌아왔다.
그런데 오랜만에 매장을 돌아다녀보니, 요즘 이쪽 시장에서는 DVD recorder 가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매장의 주요 진열대는 모두 DVD recorder고 가격도 상당히 떨어졌다. 삼성 것은 약 170달러주면 살 수 있다. DVD의 등장으로 VCR이 과거 tape신세로 전락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요즘 시장 분위기를 보면 VCR은 퇴출 일보 직전이다. 그렇다면 캠코더 녹화된 것을 이제 VCR로 옮길 이유가 전혀 없어지는 것이다. 아들들이 대학갈때쯤이면 아빠가 애쓰고 찍어둔 비디오 테입들을 들여다 볼 장치가 없어서 보지 못 할 지도 모르는 일이다. 머리속에 DVD Recorder가 희망 제품 1순위로 입력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DVD는 언제까지 정상을 지키는 저장 매체로 남을 것인가? 저장 공간의 혁명이라는게 언제 현재의 주류 저장 매체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고 새로운 저장매체를 주류로 내놓을지 모를 일이다. . 요즘 DVD파는 곳을 가보면 DVD보다 더 비싼 뭔가가 있던데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그게 아마 포스트 DVD를 겨냥하는 놈일지 모른다.
Posted by gatorlog at June 20, 2005 12:3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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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이면 어떨까요? 아니면 홈서버.^^
Posted by: 이장 at June 20, 2005 01:44 AM
맞습니다. 엔비에서 디지털 동영상 저장 사업을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네요. ^ ^
Posted by: 아거 at June 20, 2005 02:14 PM
국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온라인 동영상 앨범을 서비스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Diodeo라고 저도 오래전에 제 동생이 키우던 강아지 동영상을 만들어서 올려놓은 적이 있습니다. 링크가 죽어버렸군요. 헐
Posted by: link at June 24, 2005 04:41 AM
기억을 남기는 수단 중 가장 오래 가는 것은, '책' 이라고 설파했던 누군가의 글이 생각납니다. 블로그 서핑 하다 본 인상 깊은 얘기였는데 어디였는지 기억이 안나는군요..
우리가 쓰고 있는 기록 매체는, 특히 디지털 쪽은 전기가 없으면 동작하지 않습니다. DVD 또한 마찬가지죠. VHS 테이프도 그렇고, 전자 제품이란 전기가 있어야 동작하므로 결국 전기가 없다면 그 활용도는 제로라는 얘기가 됩니다. 요즘 세상에 전기 없는 곳이 어딨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딘가에 기대어야만 기록으로서의 가치를 발휘한다면, 그것은 기록 매체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스스로 기능하며 독립적으로 기록 가능한 것, 역시 그것은 연필과 종이, 그리고 현상한 사진이겠지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고 앞으로 하이브리드(?) 시대가 도래한다고 한들, 저 보편적인 진리는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p.s
DVD 의 대체 수단으로 블루레이 디스크가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PS3 도 이것을 지원하기로 했고, 앞으로 DVD 와 함께 공생해 나갈 것 같은데요. 그러나 47GB던가(용량은 잘 모릅니다) 이 용량도 HDTV 화질로 충분한 시간을 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결국 그 이상의 매체를 바라는 소리도 있더군요.
p.s2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나중에 그것을 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기록을 남겼다는 사실로 인한 안도감”을 느끼기 위한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사실상, 캠코더로 찍은 개인 화상을 후에 감상할 일은 거의 없습니다. 어쩌면 바쁜 일상에 부딫쳐 잊을 수도 있고, 또 분실한 우려도 있습니다. 소중한 것일수록 훼손하지 않기 위해 구석에 놓아두고 잊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소중한 기억을 기록으로서 남김으로 인해, 거기서 정서적인 안정감을 찾을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Posted by: yser at June 24, 2005 06:08 AM
그렇지요. 아주 평범한 진리인데 이렇게 글로 새겨진 것을 보니
아주 매력적인 아이디어가 되는군요.
그렇지요. 기록을 남겨 평생 몇 번 사진첩을 다시 들여다보고
몇 번이나 캠코더로 찍은 비디오를 볼 지 모르지만
결국 기록을 남기는 장치나 매체들이 이렇게 번창하는 것은
기록하지 않았을 때 남을 심리적 불안감 혹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네요.
Posted by: 아거 at June 24, 2005 01:46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