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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4, 2005
블로거 파워: 허울좋은 이데올로기 [1]
우리나라 신문 기자들도 이제 미국 블로그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한다. 미국의 주요 통신사와 언론에서 매일 블로그 관련 기사를 수도 없이 쏟아내놓기 때문이다. 소식을 전하는 것은 좋다. 그런데 간혹 아무 생각없이 미국 주류 언론들이 만들어놓은 이데올로기를 그대로 읊어대는 앵무새 기자들 혹은 앵무새 블로거들이 있다. 가장 못봐줄 앵무새가 바로 "블로거 파워"를 읊어대는 앵무새들이다. 이 앵무새들이 늘 하는 레퍼토리가 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슨 "댄 래더"고 "이슨 조단"이고를 들먹인다. 아니 마이클 조단도 아니고 이슨 조단이라고 자기네들이 언제 들어나 봤어? 최근에 이들 "블로거 파워"전도사들의 레퍼토리는 이른바 "백악관 출입 패스를 얻은 최초의 블로거"이다. "야...이제 이만큼 블로거의 위상이 신장되었단 말이지" 블로그가 뭔지도 모르면서 어떤 기자는 이게 블로거들이 저널리스트 대접을 받는 시대로 들어선 것이라고 의미를 한껏 부풀린다. 엊그저께는 미국 모대학의 저널리즘 교수까지 나와서 이제 "누구를 저널리스트로 불러야 할지 그 개념이 모호해졌다"고까지 주장한다. 모두 다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에게 한가지만 더 주문하자....그들이 만들어내는 이데올로기를 낼름낼름 받아만 먹지 말고 제발 행간을 읽고 그게 맞는 소리인지 되새겨서 내보내라는 이야기다.
미국 언론에서 논의되는 블로그 세계라는 것은 여러분이 올블로그의 후끈글인가를 먹었다고 좋아하는 그런 순박한 아마추어들의 세계가 아니다. 그곳은 이제 냉정한 프로들의 세계이다. 돈있고 권력에 줄이 닿고 언론에 인터뷰를 할 수 있는 프로들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그 세계를 지배하는 것은 역시나 a77ila님 지적대로 미국의 백인 남성들이다. 그중에서도 공화당주의자들이다. 이들 백인 공화당 블로거들은 두가지 부류중 하나다. 어리석든지(stupid) 아니면 아주 탐욕스러운 사람들 (그중에 몇 명은 악마들)이다. 정치 논평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한 백인 보수주의자들의 목소리와 마이크로소프트같은 거대 자본들이 밀고 있는 홍보 블로그들이 이제 블로그 이데올로기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미국인들이 잘하는게 있다. 이른바 영웅이나 스타 만들기, 특허 내기, 브랜드 만들기이다. 잘나가는 영웅이나 스타, 브랜드 혹은 새로운 기술에 기대어 세계 시장에서 금은보화를 줄줄이 캘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정,경,언이 삼위일체가 되어 한 목소리를 내주는게 미국이다. 블로그도 마찬가지다. 미국인들이 만든 이 아마추어 글쓰기는 이제 더이상 아마추어들의 공간이 아니다. 미국의 지배적인 정치, 자본, 언론의 이해관계와 잘 맞아떨어진다. 백인 남성 공화당주의자들이 지배하는 블로그 세계는 당연히 공화당의 이해관계와 맞는다. 이들은 당연히 주류 미디어의 소비자임과 동시에 이들 주류 미디어가 생산하는 논제와 가치들을 논평해주고 확산시켜주는 충실한 전령사들이다. 미국 언론들이 이들 전령사들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언론과 정치에서 떠들수록 그리고 더 많은 블로그가 나올수록 벤춰는 물론이고 기존 산업들까지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파드캐스팅이 뜨면 애플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 광고주들은 파드버타이징(podvertising)을 연구한다. 우리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대 자본이 침투하는게 당연하다.
다시 블로거 파워로 돌아와 보자. 과연 블로거 파워라는게 있는가? 웃기는 소리다. 이슨 조단을 블로거들이 몰아냈다고? 이 기사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자가 보도한 것이다. 이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는 어떤 정보원을 인용했는가? 다보스 포럼에 초청받은 어느 플로리다 바이오메디칼 벤춰 사장(백인 공화당원)이 자기 블로그에 올리고 동시에 친공화당계의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에게 연락한 것이다. 그리고 WSJ에 난 기사를 백인 골수 공화당원 블로거들이 떠들어댄것에 불과하다. 이게 블로거 파워의 전부이다. 결국 미국 블로그계에서 0.5%정도밖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 이 발언인데, 백인 공화당주의자들이 많이 보는 신문에 실린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리버럴 바이어스(liberal bias)네 어쩌네 맨날 떠드는 백인 공화당주의자들이다. 이 꼴값사나운 승냥이떼들의 울부짖음이 듣기 싫어서 이슨 조단이 조용히 떠난 것이다. 이게 블로거 파워를 보여주는 사례일까? 블로거들의 파워가 아니고 백인 공화당주의자들이 자본, 권력과 잘 결탁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에 불과하다.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Posted by gatorlog at March 14, 2005 02:3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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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d below are links to weblogs that reference 블로거 파워: 허울좋은 이데올로기 [1]:
» 블로거들의 교전규칙(Rules of Engagement for Bloggers) from Korean Jurist
어제 블로그계의 절대적인 백인남성우월주의에 대해서 글을 올린 다음 줄곧 생각해 오던 문제이다. 어쩌면,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것 자체가 이제 블로그계의 서부개척시대는 끝나간다는
[Read More]Tracked on March 15, 2005 01:45 AM
» 블로거 파워: 허울좋은 이데올로기 [2] from GatorLog
엊그제께 쓴 블로거 파워: 허울좋은 이데올로기 [1]가 자칫 "블로거들은 아무런 영향력이 없다"는 관점으로 보여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을 이어쓴다. 사실 첫번째 글에서 허울좋다고 했을때 ... [Read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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