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블로거의 독백과 방백 블로그(www.gatorlog.com)를 시작하며 | Main | 코멘트 스팸의 황제 "Sam"(가명) 이야기 [The Register 단독 인터뷰] »
January 29, 2005
iPod셔플과 엔트로피
iPod셔플이 도착했다. 매일 조깅하고 아이들과 씨름해야 하는 아내에게 꼭 필요할 것 같아 주문을 내긴 했지만, FireWire를 통한 슈퍼 스피드 파일 전송(transfer)의 즐거움에 익숙한 기존 iPod사용자들에게 이번 iPod셔플은 모든게 불편하게 보인다. 우선 USB포트에 연결하는 부분이 너무 커서 eMac에 있는 USB포트에 맞지 않아 할 수 없이 pro keyboard(USB포트가 있는 애플 키보드)에 연결해서 충전을 해야 했다. 파워북의 USB포트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이걸 꽂으면 다른 포트 하나는 사용할 수 없다. 블루투스 무선 마우스를 쓴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화면이 없다는 것은 알았고 물론 곡목을 보는 사치는 별 중요한게 아니라는 점은 애초에 인정했지만, 배터리 상태를 보기 위해 뭘 눌러야 하고 그것도 양적인 상태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점으로 표시된다는게 아주 못마땅했다. 음악 전송은 역시 답답할 정도로 느렸다. 40기가바이트 iPod을 FireWire를 통해 채우는게, 1GB의 iPod셔플에 780메가바이트 정도 채우는 것보다 더 빠르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참아줘도 결정적으로 리모트 컨트롤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과연 이 정도 값어치를 하는가에 의구심마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모든게 준비되고 음악이 귀에서 울렸을때 이 모든 불만은 일순간에 사라졌다. 침대에 누워 음악을 들으면서 일전에 스크랩해두었던 John Schwartz의 칼럼을 다시 읽었다. 시장에서 이미 뜬 Blink라는 책에서 주장하는 메시지와 앞으로 뜰 iPod셔플이 표방하는 캐치프레이즈를 비교하면서 글을 풀어나가는데 참 잘 썼다.
John Schwartz가 "예술가의 태도와 인류학자의 눈을 가진 애플"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확했다. 일찌기 애플이 rip-mix-burn이라는 혁신적인 catch phrase로 iTunes과 수십 기가바이트의 iPod을 시장에 던졌을때 인류는 디지털 시대의 자신들의 음악 소비 취향을 정확히 읽고 선도적으로 이를 시장에 반영시켜준 애플에 정직하게 반응해주었다. 그런데 왜 디지털 음반 시장의 中原을 평정한 애플이 자신들이 애초 거부했던 변방을 탐내는가? 이건 변방이 아니기 때문이다. John Schwartz가 주장했듯이 수십억개의 웹 사이트, 수백만개의 블로그, 그리고 수십만권의 책들, 수백개의 텔레비전 채널에서 울리는 불협화음속에서 이제 사람들은 자신들이 선택한 모든 것들을 통제할 수도 없고, 또 자신을 둘러싼 모든 소음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시작했다. 결국 정보의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해 우리는 거대한 메타 사이트를 피하기도 하고,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양만큼의 블로그를 자신의 RSS 리더기에 조금 옮겨담아 구독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관점에서 iPod시장을 바라보면 40 기가바이트, 60 기가바이트 iPod이라는게 결국은 엔트로피의 증가와 다를 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서 애플의 Steven P. Jobs는 이제 "인생은 랜덤이다"를 들고 나왔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 멋진 캐치프레이즈도 따지고 들어가면 "필요한 만큼만 덜어 먹으라"는 엔트로피 관리의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The basic concept of entropy in information theory has to do with how much randomness is in a signal or in a random event. An alternative way to look at this is to talk about how much information is carried by the signal. [information theory]
Posted by gatorlog at January 29, 2005 01:21 AM
Trackback Pings
TrackBack스팸 피해때문에 트랙백 닫았습니다
http://gatorlog.com/mt/mt-tb.cgi/1987
코멘트 스팸 피해때문에 코멘트 닫았습니다
Posted by: Anonymous at January 29, 2005 11:22 AM
키보드에 달린 USB포트는 USB2.0 규격이 아니어서 파일 전송이 늦은게 아니었을까 싶네요. 스펙상으로는 Firewire(400)보다 USB2.0이 빠르죠.
저도 iPod Suffle 얼른 구경해보고 싶네요.
Posted by: link at January 29, 2005 07:42 PM
인생은 랜덤이다 ; Apple. iPod Shuffle from applevirus
오랫만의 포스팅. 뭔가 쓸거리는 많았지만, 머릿속에서 다듬고 정리하고 써야하지 하는 완벽주의(퍽! 말도안돼!)와 곁들여진 귀차니즘으로 인한 방치를 모른척 방관하다가 키보드에 열 손가락을 ....[read more]
Posted by: Anonymous at January 31, 2005 12:15 AM
Posted by: 아거 at February 3, 2005 12:17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