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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2, 2004

임을 위한 행진곡이 무슨 막걸리 찬가인가?

조금 이상한 관점에서 이야기해보자. 우리가 대학다닐 때 한국 사회 주류는 30대는 커녕 40대도 아니었다. 무슨 전대협일하던 나이 30대 중반의 사람이 대통령의 이너서클로 불리거나 청와대 3급으로 특채해 들어갔다는 것은 꿈도 못꾸던 일이었다. 전두환 노태우 군바리 깡패들때도 일부 정치 군바리들이 깝죽대기는 했지만, 이들 군부 파쇼들은 나름대로 출세를 꿈꾸는 특정 지역의 수구 엘리트들을 다독거리며 폭압적인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정권을 유지했었다. 김영삼때는 군부내 하나회 숙청과 12.12 쿠데타 규정등 다소 깜짝쇼를 벌이기도 했지만, 체력만 좋고 머리는 없었던 김영삼은 군바리 자리에 등산 패거리들을 밀어넣어주고 나머지 반은 여전히 수구 엘리트들에게 할당을 해서 아들 현철 비리 잡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유지했다. DJ때부터는 이제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단 사회의 주류가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YS때까지 조선일보는 정권과의 긴밀한 밀착속에 좋은 정보를 가장 먼저 뺄수 있었고, 이게 특종의 연속으로 이어졌다. 당연히 사업을 하건 정치를 하건 관아에 있건 조선일보를 봐야만 사회 돌아가는게 보일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DJ때 주류가 바뀌면서 조선은 이제 좋은 정보를 먼저 뺄 수도 없었거니와, 과거 정권이 눈감아주고 비호해주던 세금 포탈문제등까지 들추며 목을 조여오자 큰 위협을 느끼고 강한 적개심을 가지게 된다. 그 적개심의 와중에도 조선이 트집잡은 것은 사회의 주류로 조금씩 머리를 드밀고 진입하려던 호남 세력을 견제하는 것이었지, 지금처럼 386운동권이니 코드니 하는 시비를 걸지는 않았다. 한국사회 부자들과 특정 지역 출신 사람들을 기반으로 장사를 하는 조선으로서는 이게 고울리 없었기에 DJ정권을 거세게 공격했지만, 싸우면서도 함께 술마실 정도의 관계는 유지할 수 있었다. 즉 상당히 갈등관계에 있었지만, 오랜 야당 세월속에 머리가 하얗게 센 동교동계 인사들이 조선과 늘 적대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이 꾀했던 것은 과거 화려한 날의 부활이었다. 다시 조선이 사회의 아젠다를 형성하는 "아 옛날이여"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오랫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오던 주류들에게 다시 권력을 이양해주고, 거기서 나오는 콩고물을 얻어 먹자는 속셈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내세우려했던 주류는 누구였던가? 우리가 감히 범접하기 힘든 사람들이다. 좋은 가문에서 나서 좋은 교육받고 관이나 정계에서 탄탄히 입지를 구축해온 엘리뜨들이었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참 멋있고 신사들이다. 평생 저런 모습으로 곱게 늙어갔으면 하는 경외감마저 느끼게 할 정도로 멋있는 사람들이다. 폭탄주를 몇순배 들어도 절대 실수하지 않고, 만나면 고전에 담긴 이야기를 아주 맛갈나게 풀어내는 그런 분들이다.

그러면 왜 우리는 "젊잖은 위선" 떠는 수구 엘리뜨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바꾸고자 했는가? 왜? 왜 우리는 한국 사회 최고 엘리뜨 집안 출신의 귀족 이회창을 두번씩이나 밀어내고 대신 상고 출신의 투사들을 연이어 청와대로 보냈는가? 왜 우리는 명문대 나와 3과 패스해서 우리 마을을 빛낸 수재를 국회로 보내지 않고, 전대협 정책위장하고 전대협 의장하던 사람들을 국회로 보냈는가? 이들이 인간적으로 매력이 있어서? 이들이 우리와 더 가깝다고 느껴서? 만나보니 이들이 신사여서? 도대체 왜 우리는 나이 지긋하고 화려한 엘리트 관료출신들을 모두 밀어내고 국가보안법으로 집시법으로 별 한두개씩 달고 나왔던 이른바 386 투사들을 국회로 보냈는가? 적어도 이들이 정권을 잡으면 한국 사회 정치와 경제계의 모든 것이 변화될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신사이던 우리 부모세대의 엘리뜨들이 집단적으로는 이 나라를 말아먹었던 주범들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신사일지 몰라도 집단적으로 수구꼴통 차떼기 하던 악당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기대했기에 우리는 이들이 "공부는 좀 안했고 화려한 관료 경험도 없는 애숭이들"임에도 불구하고 개혁속의 성장이라는 시대적 임무를 부여해서 국회에 보냈다. 그것도 과반수나 만들어 준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청와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무슨 막걸리 찬가로 부르나? ㅠ.ㅠ. 그 노래 부르고 나서도 이들은 "책임있는 여당의원의 입장"이라면서 경제를 생각해 파병을 해야 한다고 한다. 아니 조선일보가 하는 주장과 똑같은 논리를 펴는 자들이라면 우리가 왜 그들을 국회로 보내? 청와대에서 모여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고 파티하며 놀라고 들여보냈나? 조선일보와 똑같은 논리로 "파병도 하고," "부동산 원가 공개 반대'해서 조선일보 칭찬을 받는다면, 이들과 한나라가 다른게 무엇인가? 주둥아리로 백날 안티 조선 외치면 뭐하나?

김남주 시인의 시처럼, 입으로는 민주여, 자유여, 동포여 하면서 속으로는 자기 잇속만 차리려 한다면 아예 이런 위선적인 전대협 놈들이나 한나라놈들이나 다를게 뭔가? 임종석, 오영식, 이인영, 백원우, 우상호 등등... 예전에 "미제의 각을 뜨자"고 외치고 다니던 자들이 지금 미국 비위 맞추자고 파병하자면 이런 모순이 어디있나? 국회의원 뱃지달고 청와대 가니까 배따숩고 뿌듯해서 이제 백악관 초청도 꿈꾸나 본데, 그럴거라면 왜 우리가 아직 불혹의 나이도 안되고 행정 경험도 없는 애숭이들한테 정치를 맡기나? 열린우리당이 하는 주장이나 정책 결정이 우리 사회 수구 꼴통 집단의 것과 똑같다고 한다면, 차라리 나이 많은 수구꼴통에게 맡기면 나라라도 조용해질게 아닌가? 그래 파병 끝까지 주장하고 어디 경제가 사는가 두고 보자. 에이 빌어먹을.. 퉤이...

gatorlog파병 반대 일지

이제 열린우리당과 노무현대통령과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김선일씨의 비운은 잘못된 파병 정책에서 비롯된 예고된 불행이어서 우리를 더욱 부끄럽게 한다. 그의 죽음으로 정부의 잘못은 분명해졌다. 추가 파병 결정이 개혁과 어떤 역학에서 움직이는지도 드러났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은 야만적인 점령정책에 불과하다. 이 정의롭지 않은 전쟁에 들러리를 서는 것은 평화를 사랑하는 인류에 대한 모욕일 뿐 아니라 노무현 정부가 두고두고 후회할 민족적 수치가 될 것이다. 또한 개혁을 총체적으로 좌절시킬 어마어마한 핵폭탄이다. [김형배 칼럼]

Posted by gator at June 22, 2004 03:14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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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on June 22, 2004 11:4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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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거님이 단호한 어조를 띠시길레, 무슨 일인가 싶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니, 김선일씨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소식이 있군요. 아마 이 글도 그 소식을 접하고 작성하신 걸로 보이는데... 그냥 안타깝네요. 세상 어느 하늘 아래에서나 피해보는건 아둥바둥 치열하게 사는 무지랭이들 같습니다.

로마공화정시절, 그러니까 로마군단병은 본국 이탈리아로 들러올 수 없던 시절, 카이사르는 휘하부대를 이끌고 그 경계인 루비콘강에 이르게 되지요. 거기서 그는 결국 그 강을 건넙니다. 이후에 나타날 결과는 자기가 정권을 잡던가? 아님 역적으로 몰려 죽던가 둘 중에 하나인데, 역사는 카이사르가 정권을 잡는 것으로 손을 들어주게 되지요. 이후 로마는 공화정에서 제정으로 가게되는데 그 발판을 카이사르가 마련합니다. 그렇다면 노무현대통령도 이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으니 둘 중 하나가 되겠군요. 정권을 더욱 돈독히 유지해 자신만의 정치성향을 들어내거나 아님 대한국민들의 지탄과 비판을 받아 쫄싹 망하거나... 저 같으면 후자쪽에 판돈을 걸겠습니다.

Posted by: duoh5 at June 22, 2004 08:09 PM

보스 정치 타파하자는 자들이 아직도 보스가 결정하면
무조건 따른다는 사고를 가지고 있다면, 이들이
ys, dj, jp를 추종하던 무리들과 다를게 뭐가 있겠습니까?

한국 정치가 선진화하려면 여러가지 해결될 문제가 있겠지만
국회의원들의 소신없는 "따라가기" 정책 투표가 문제입니다.

세상에 그 많은 놈들 중에 한 명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그런 정당은 이미 시체 정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아거 at June 23, 2004 12:56 AM

이번 파병재검토 결의안에 주요 4당 의원들이 모두 참여한 것 같은데요. 그 정도면 시체정당 소리는 안 들어도 되는 것 아닌가 합니다만...

Posted by: 세시아 at June 23, 2004 05:20 AM

오늘 "조갑제 노무현 격찬"이라는 기사 머리말을 보고 진짜 잘못 하고 있긴 있구나 확인했었는데...
뚜렷한 이념이나 주의주장을 가지지 못한 저로서는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킬 수 있지 않아 님이 이 글에서 비판하신 대상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이들만큼 들어서 오히려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 여기도 저기도 끼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또렷한 입장을 지니신 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Posted by: happyalo at June 23, 2004 08:10 AM

고 김선일씨의 안타까운 죽음에 통탄하며, 관련 뉴스를 찾아보니 너무나 선정적으로 또는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제기됩니다. 어제도 몇번 지적했지만 누구도 좆선일보의 감정선을 자극하는 뉴스에 대해 대놓고 욕하지 않고 (관련뉴스: 이런 정부가 어떻게 있을수 있나 -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406/200406230396.html)
MBC 방송의 잘못만 들추어내서 지적한다면 (관련뉴스: MBC `김선일씨 동영상` 파문 - 원문: 헤럴드경제, DAUM 관련 기사를 TV/연예 핫게시판에 내걸음) 이건 거의 9.11 사태에서 감정선을 자극해 60% 지지도를 이끌어낸 부시정부와 별 다른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역시 잔머리 좆선일보죠?

지적하신 것처럼 이미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참고로, 참수당한 미국인 Paul Johnson 의 사진을 경고와 함께 볼 수 있는 곳이 있더군요... 사진을 링크한 미국 블로거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 사진들은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적들의 본연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라구...
There's really no other way to illustrate the nature of the enemy we face. (From http://www.damianpenny.com/)

경고와 함께 링크 첨부합니다.
http://www.drudgereport.com/jp.htm

Posted by: 너만의 나 at June 23, 2004 11:48 PM

세시아/ 제 개인적으로는 한나라의 국회 장악을 염려해서
대통령과 열우당을 밀어줬는데, 그들이 한나라와 다를바 없다면
엄청난 배신을 당한 셈입니다. 그 파병 재검토안 제출이라는게
아무런 효력이 없고 또 하나의 정치적 쇼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지요.
높아진 기대, 말못할 고민, 들끓는 분노: '이라크 파병' 침묵에 여론의 질타 받는 386 의원들

happyalo/ 나이가 들면 황희정승이나 고건처럼 되야 철이 들었다는
소리를 들을건데, 사실 누군가는 철이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분명한 소리를 전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그렇게 단호한 사람도 아니고 원칙주의자도 아닌데...^ ^

to. 너만의 나/ "이거 내가 표현을 잘못한 것 같네...
나는 그들과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으로 쓴 건데.. ^ ^

어쨌거나 그 말도 맞다. 그들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긴 했지..

Posted by: 아거 at June 24, 2004 03:26 AM

다시 임을 위한 행진곡 tracked from 샬롬
대부분 그러하겠지만 대학 입학하자 마자 처음 배운 민중가요로 자리하고 있다 ... [read more]

Posted by: Anonymous at December 22, 2004 06:3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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