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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08, 2004

Innuendo 무엇이 문제인가? 1

누가 "왜 Marmot의 블로그를 읽는 것이 조선일보를 읽는 것보다 정신건강에 해로울까?" 라고 제목을 뽑았다고 하자. 이는 "조선일보를 읽는 것은 우리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와 "Marmot을 읽는 것은 우리에게 더 악영향을 미친다"라는 두가지의 가치 기준을 암묵적으로 전달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마찬가지로 Marmot이 "Is this worse than an endorsement by Gore?"라는 타이틀로 글을 포스팅했을 때 결국 그 암묵적 비난 속에는 북한과 "Gore" 전 민주당 부통령을 똑같은 부정적인 대상으로 몰아가려는 노골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 (사실 북한 언론에서 미국 관련 뉴스 보도 한 것을 가지고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연통이나 이를 확대하려는 조선일보나 그걸 받아 Gore까지 들먹이면 자신의 biased된 의견을 암묵적으로 전달하려는 Marmot이라는 한명의 개인 블로거나 모두 문제가 있다). 이처럼 우리가 판단해야 할 대상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보다는 구렁이 담넘는 식으로 둘러쳐서 뒷통수를 때리는 수사적 기법(rhetoric technique)을 이누엔도(innuendo)라고 한다. 좀 더 학술적인 용어로 정의하자면, “a non-overt intentional negative ascription, whether true or false, usually in the form of an implicature, which is understood as a charge or accusation against what is, for the most part, a non-present party”(Bell, 1997, p.36). 이누엔도는 일상 생활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아주 빈번히 일어난다.

제일 먼저 매일 접하는 언론 보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두번째는 정치인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에서도 종종 이누엔도를 볼 수 있다. 언론도 아니고 정치인도 아닌 보통 사람들 (ordinary Jack)도 이누엔도를 쓴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항해하는 배에서 어느 날 부선장이 술에 취했다. 화가 난 선장은 항해일지에 "부선장은 하루종일 취해 있었다"라고 기록했다. 기분이 상한 부선장이 "아니 선장님 그런 걸 기록하고 그러세요?"라고 따지자, 선장은 "사실이 아니냐?"라고 일언지하에 부선장에게 면박을 줬다. 다음 날 부선장은 항해 일지에 "선장은 오늘 하루는 술에 취해 있지 않았다"라고 기록했다. 화가 난 선장이 부선장에게 따지자, 부선장은 "사실이 아닌가요?"라고 했다고 한다.

이 간단한 일화 속에서 우리는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누엔도를 쓰는 주된 이유는 "사실 관계를 확인시키기 어려운 인신 공격"에 주로 쓰인다는 점이다. "선장은 하루 종일 취해 있지 않았다"라는 문장의 행간을 읽으면 "선장은 다른 날에는 매일 취해 있다"라는 숨겨진 비방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하버드 심리학자 Daniel Wegner박사(Wegner et al., 1981)에 따르면 이누엔도는 바로 이처럼 하나의 "진술문"(a statement)을 평가어(qualifier) 혹은 의문문이나 부정문, 비교문과 같은 평가 구문(phrase)속에 숨겨 전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누엔도를 잘 쓰는 한국 신문을 들자면 조선일보를 빼놓을 수 없다. 이를 테면 "북한은 왜 케리에 관심이 많을까?" 이런 비슷한 식의 제목을 뽑아 미디어 보도에 무비판적으로 영향을 받는 (susceptible) 순진한 Marmot같은 블로거들에 영향을 준다. 이런 이누엔도를 쓰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일단 사실 확인을 해 줄 책임이 없다. "북한 김정일은 케리의 당선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이렇게 쓰면 사실 확인을 해 줘야 하지만, "김정일은 왜 케리에 관심이 많을까?"라고 하면 따지고 들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예전 군사독재를 돕던 조선일보는 이런 북한과 관련된 숱한 이누엔도 캠페인을 통해 언론 보도에 무비판적으로 따라가는 "순진한" 독자들에게 "김대중은 빨갱이야"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음으로 양으로 큰 공헌을 했다.

물론 이누엔도를 쓰려면 최소한 지적 수준이 있어야 한다. 누구도 Marmot이 무식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다만 편견에 사롭잡혀 사물을 판단하는 객관적인 시력을 상실한 결과로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고어(Gore)를 싫어한다"라는 그릇된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만큼 Marmot은 그렇게 무지몽매(無知蒙昧)하거나 비양심적이지는 않다. 결국 그 대안으로 은연중에 자신의 "편견"과 "biased된 정치적 판단"을 남에게 슬며시 전달하려는 이누엔도의 수사를 택한 것이다.

  • Bell, D. M. (1997). Innuendo. Journal of Pragmatics, 27, 35-59.
  • Wegner, D. M., Wenzlaff, R., Kerker, R. M., & Beattie, A. E. (1981). Incrimination through innuendo: Can media questions become public answer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40, 822-832.

Posted by gatorlog at March 8, 2004 03: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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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CNA speaks on Noh impeachment proceedings from The Marmot's (Final) Hole
As entertaining as the KCNA is, it's an even bigger riot when it comments on domestic South Korean politics: GNP Hit for Its Misbehavior Pyongyang, March 9 (KCNA) -- The Headquarters of the Movement for the General Election to Judge [Read More]

Tracked on March 10, 2004 11:0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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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Marmot이 "Is this worse than an endorsement by Gore?"라는 타이틀로 글을 포스팅했을 때 결국 그 암묵적 비난 속에는 북한과 "Gore" 전 민주당 부통령을 똑같은 부정적인 대상으로 몰아가려는 노골적인 의도가 숨어 있다.'

우선 '숨어 있는 의도'라면 '노골적'일 수 없는데 굳이 노골적이라고 하는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문제의 제목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고어 전 부통령에 대한 특별한 악의는 전혀 보이지 않고 단지 고어의 지지선언이 전혀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의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고어가 딘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지 했던 일에서 볼 수 있듯이 악재가 되지 않아도 힘이 되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지난번 대선 때 (고어 대신) 부시를 찍었다 이번엔 케리를 선택할 여지가 있는 유권자를 끌어모으려면 고어가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되지요. 어차피 전번에 고어를 선택한 유권자들은 분명 케리 편일테니까...

Marmot님은 물론 위험한 인물이지요 ㅋㅋ.

Posted by: oranckay.net/blog at March 9, 2004 05:43 AM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아마 그 모순되는 두 단어 (노골적 의도 vs. 숨어 있다)를 함께 쓴 이유는 "노골적 의도"이긴 하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으려는 수를 썼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마치 여우가 사람 탈을 써도 꼬리를 덮지 못해 그 정체가 드러나는 격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역시 말에 모순이 있긴 하군요. ^^

그래도 뭔가 이상하면 제 의도를 이렇게 해석해 주세요: "an explicitly propositional content is hidden as a form of "allusion" or "indirect suggestion."

그런데 그 제목은 분명히 이누엔도입니다. 그리고 그 문장은 여전히 제게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거기에 대해 몇차례 더 글을 올리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저는 Marmot이 위험한 인물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위험하다고 할 때는 Rush Limbaugh처럼 정치적으로 선동하는 힘이 있어야 하는데, 그는 단지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무 영향력 없는 블로거일 뿐입니다.
그점에서는 저도 마찬가지고요.

또 인간의 태도를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저는 그의 biased된 생각과 잘못된 정치적 견해를 절대 고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게 내버려 두는 거지요. 그래도 대화하는 이유는
Marmot은 적어도 조선일보에 어이없는 댓글 다는 한심한 인간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뭐랄까? 뭐랄까? 한마디로 약간 susceptible to media reports라고 표현하는게 정확할 듯 합니다. 비판적인 시각을 키울 기회를 갖지 못한 거지요.

Posted by: 아거 at March 9, 2004 07:36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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