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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30, 2003

사교육 신드롬

ED님 글을 보다 보니 엊그저께 장모님과 잠시 나눈 이야기가 생각났다...각기 아들 3형제와 2형제를 둔 아들이 이모와 외삼촌 (내 처형과 처오빠댁)에서 사교육비로 돈을 많이 지출한다는 이야기로 다음과 같은 대화가 이어졌다....사실 어른 말씀에 그냥 수긍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우리나라 사교육 현실에 아주 불만이 많은 내 강한 생각때문에 본의 아닌 논쟁이 되고 말았다....

장모님: 그 애들(아들네 이모와 외삼촌)은 너무 많이 보내 (영어, 유치원, 태권도, 피아노, 컴퓨터, 바이올린 등등) ...그런데 **이 (아들이 이모) 말로는 요즘 애들은 그렇게 안하면 금방 뒤쳐진다고 하대...
나: 참.... 사회 문제더군요...우리 집 형제들(참고로, 삼형제)은 유치원 나온 사람 아무도 없어요...
장모님: 그때하고 지금하고는 그래도 많이 틀리네...요즘 그렇게 애들 교육 많이 시키니까 모두 애들이 다르잖은가?
나: 글쎄요....뭐 지금이나 그때나 다른 것은 없는데, 우리나라 사람들 의식구조가 바뀌어야 합니다. 저는 아들이를 자연 속에 키울 생각외에는 다른 계획은 없습니다....밖에서 뛰놀고 자연을 관찰하고 그렇게 살아야 아기가 정서적으로도 좋고....
장모님: 그래도 자네도 이제 아들이 학교(=유아원) 좀 보내고 그러게...
나: 지난 번에 아들 엄마 임신 초기에 고생이 심해 잠시 보낸 적이 있는데....글쎄요...둘이 모두 바쁘면 모르지만,,,, 다른 주에 가고 아들이가 말귀만 알아 들으면 제가 데리고 다니죠...하하...
장모님: 그래도 그게 아니네....그렇게 보내야 애들이 똑똑하고 사회성도 있고....
나: 예...그 말씀은 일리가 있는데, 꼭 사교육 많이 시킨다고 애들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예요...
장모님: 그래도 요즘 애들이 예전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지 않은가? 다 부모들이 이것 저것 시켜서 그런거라네...
나: 아이구...장모님...뭐 사교육 많이 시켜서 똑똑해지면, 앞으로 세상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든 분야를 다 지배하겠네요.....아이들에게 창의성을 길러줘야지요....뭘 주입시킨다고 애들이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예요..좀 눈치가 많고 영악해지는 것 같기는 하지만, 똑똑해지는 것은 아니예요....
장모님: 그래도 그렇게 교육을 시키니까 요즘 그렇게 의학도 발달하고...세상 살기도 좋아지지 않은가?
나: 그게..예전 것이 축척이 되서 그런거지...요즘 사교육 많이 받은 애들이 똑똑해져 그렇게 만든게 아니지요....그런 것 (=사교육) 받지 않은 미국인들 중에 진짜 똑똑한 사람들 많잖아요..그리고 세계도 지배하고요....책을 많이 읽고 자연과 벗하게 해야지 애들이 바로 자라지요....이곳 저곳으로 시간 맞춰 학원차 태워 보낸다고 애들 나중에 잘 되는 것 아닙니다....두고 보세요....저는 그렇게 애들 키우지는 않을 겁니다..

뒤 이야기는 생략한다....이런 논의를 할 필요가 없는게....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교육 우월주의 혹은 꼭 우월주의가 아니더라도 "안하면 우리 아이만 바보된다"는 걱정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치유할 수 없는 집단 신드롬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사실 그 잘못된 의식은 우리가 가진 "교육열" 덕분이기도 하지만, "공간적 협소성"에 기인한 도시 주거 문화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좁은 땅에 아파트 올려서 따닥따닥 붙어사니까....잘못된 의식은 금방 전파된다...거기다가 점점 인구는 많아지고...먹고 살기는 점점 힘들어지고...경쟁에서 이겨야 된다는 강박관념은 자식들에게 그대로 이어지고....해결책은? 없는 듯 하다.....그래서 답답하다....통일이 되면 어떨까?

Posted by gatorlog at December 30, 2003 10:3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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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번 동감입니다~ 그런 사교육을 받고 대학에 올라오는 저의 후배들...그 교육의 결과로 혼자는 공부할 줄 모르죠. 시켜야 하고,가르쳐야 하고... 더이상 자발성이라고는 찾기 힘든 세대를 보며 망연자실할 때가 많습니다. 부모님의 생각으로 학교와 학과를 선택하고, 사회의 요구와 상황에 맞춰 진로를 결정하고, 결국은 '남들처럼', '남들만큼'이 그들의 모토가 되어버린... 자신의 재능을 알고, 또한 세상속에 자신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의미를 찾고 해서 인생의 방향을 결정짓는 건... 이 시대엔 사치입니다. 우리는..먹고 사는데 젊음을 거는 불쌍한 청년들을 너무나 많이 봅니다. '이태백'이라는 말이 떠돈다고 뉴스에서 그러더군요.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이랍니다. 그렇게 사교육비 들여 배우고 인재로 큰다 해도, 일자리 창출이 안되는 우리나라에선 꿈가지고 사회로 나온 젊은이들에게 낙망과 자괴감을 먼저 가르칩니다. 사회에서 쓸모없는 인물처럼 만들어버립니다. 이런 구조속에 살아남으려 더욱 몸부림은 거세지고, 서로는 서로를 경쟁자로만 인식하고.. 슬픕니다. 이 시대가 슬픕니다.

Posted by: leia at December 30, 2003 01:23 PM

Special thanks to you, Gator. I hope your family, work ang blog(^^) are going well next year. Also, I'm expecting your new baby.^^ God bless you and your family. Thank you!

Posted by: spica at December 30, 2003 09:43 PM

To. 레이아& 스피카, Charlz: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소원 성취하기를 바랍니다..

Posted by: 아거 at January 1, 2004 01:17 AM

꼬박 꼬박 말대꾸하는 사위때문에 딸 뒷바라지 하러 먼길 오신 장모님이 무슨 고생이시래요... ^^

Posted by: 만박 at January 1, 2004 03:20 PM

저역시 동감입니다...
만약 제가 애아빠가 된다면,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까지는 흙만지고 놀게 할 생각입니다.(흙에 중금속이 다량 함유되어, 피부를 통해 몸속을 썩힐 정도의 환경오염속에서 살지 않길 바라며)

제 사촌동생이 몇년전에 초등학생이었는데, 딱지를 돈 주고 산다는 군요...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신문이나 잡지 등을 몰래 뜯거나 해서 만들었는데...오래된 공책도...^^

Posted by: 에드 at January 3, 2004 11:4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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