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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5, 2003
imagined audience 2: [psychology of the Web]
일전에 이글루스가 처음 출범할 때 누가 "그래 우리 솔직해지자"라는 글을 써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사실 앞 뒤 아무런 상황적 문맥 없이 "내가 몇 살 때 뭐 했고" 식의 이야기가 "솔직"과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알 수가 없지만, 어제 자아 내 보이기(self-presentation)의 핵심은 솔직이 아니고 "전략적" 드러내 보임이라는 점을 언급한 연장선에서 그 글의 제목이 떠올랐다. 나는 한마디로 블로그에서 정말 "순수하게 100% 솔직한 글은 없다"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아거"는 이 글을 정말 솔직하게 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다 써놓고 생각하면 어쩌면 여기에도 뭔가 빼낼 것은 빼고, 문장이라도 다듬어 보려는 최소한의 꾸미는 작업이 더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나는 솔직한 글을 쓰고 있는데"라면서 억울해 할 블로거가 있을 지 모르겠다. 이건 솔직이라는 단어에 걸린 긍정적 연상 작용과, "전략적"에 걸린 기만적 연상 때문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어제 말했듯이 인상관리 이론에서 말하는 "전략적 드러냄"은 윤리적 도덕적인 범주에 해당하는 단어가 아니다.
어제도 말했듯이 블로그에서 전략적인 글쓰기라는 것은 누군가와서 내 글을 읽겠구나 하는 것을 의식하며 쓰는 글을 말한다. 이런 의미에서 전략적인 드러냄을 위해 쓰는 글이 어쩌면 예의를 갖춘 블로그라고도 볼 수 있겠다. 다시 말해 남을 위한 배려를 조금이라도 한다는 이야기다. 만약에 블로그라는게 전적으로 사적 일기장(private diary)라고 하고 아무도 본다는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면, 아마도 글쓰기는 전략적이 되지 않을 것이다. 이때는 어제 언급한 "자기 반영 (self-reflection)"식의 글쓰기가 된다. 하지만 오늘 내가 포스팅을 하면 누군가 와서 보겠지라고 생각을 한다면, 그 글은 일기장에 적는 글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 최소한 자신이 올린 글을 몇 번 다시 읽어보고 또 마음에 들지 않으면 수정도 하고 이런 사람들은 적어도 self-reflection보다는 self-presentation에 가까운 블로깅을 한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나는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점에서 본다면 블로깅을 정의하는 하나의 이론으로 Goffman의 self-presentation은 상당한 설명력을 갖는다. 이론적으로는 self-presentation은 다음과 같은 세가지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1) "현저하게 보이는 실제 관객" 2) "자신을 내던져 보이는 무대위에서 자신이 관객들에게 보여지기를 희망하는 이미지," 그리고 3) "이런한 목표를 구체화시켜주는 일종의 각본" 이다. 그리고 그 각본은 눈에 가시화되는 관객 (real audience)과 자신이 그려내는 관객 (imagined audience)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런 점에서 위에서 말한 일종의 "각본"은 스피카님이 정의한 "interactive narrative"와 통하는 면이 있다고 보면 되겠다.
Posted by gatorlog at December 15, 2003 08: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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