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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4, 2003

블로그식 퍼오기를 둘러싼 몇가지 쟁점..

Suman's shallow thoughts 에 올라온 네이버 "블로그로 이동" 서비스와 관련한 코멘트는 몇가지 생각할 점을 제공하는군요.

먼저, 블로깅을 통해 블로거는 자신의 자아를 다른 사람에게 내 보여주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생활을 엿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뭔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때는 누구에게 뭘 보여주겠다는 목적보다는 순전히 자기 자신의 필요에 의해, 뭔가 저장해 놓고 싶은 욕심으로 다른 블로거의 글이나 뉴스 매체에 올라 있는 기사를 옮겨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언젠가 spyware를 제거하는 프로그램 기사를 Mossbergd의 테크 리뷰에서 봤는데, 어제 이 정보가 필요해서 찾으려고 하니 시간이 걸리더군요. 그래서 순전히 제 필요에 의해 기사의 몇 대목을 퍼서 옮겨 놓았습니다. 그런데 이걸 가능하게 해 준게 바로 월스트리트저널의 비영리적 목적 기사 인용 허가였습니다. 아래에서 볼 수 있듯이 월스트리트 저널에서는 대부분 기사에 대해서 비영리적 목적으로 기사를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권을 부여하고 그 심볼 마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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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언급했듯이 어차피 기존 저작권법의 개념으로 진화하는 인터넷 시대의 현상을 모두 설명하고 규제할 수 없다면, 출판사나 신문사, 혹은 개별 블로거등 저작권을 소유한 주체들이 스스로 현실성있는 저작권물의 이용에 관한 허가를 해주는 방안이 가장 권장할 만한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reative commons같은 운동이나 WSJ의 non-commercial use 심볼 등이 그런 생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비상업적인 인용은 사실 온라인 신문 입장으로서는 그렇게 크게 손해 볼 장사는 아닌 듯 합니다. 기사의 원출처를 링크하고 뚜렷이 명시한다면, 온라인 신문의 조회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 수 있겠지요. 더더구나 개별 블로그의 아마추어 글쓰기 공간에 옮겨진 어떤 기사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될 수 있을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는 점에서, 온라인 신문 협회가 보이는 과민 반응은 빈대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울 위험을 낳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문제는 그렇게 기사 전문을 그대로 인용하는 것이 블로그를 읽는 사람에게는 글읽기의 즐거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수만님이 지적했듯이 블로그는 개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 개성이라는 것은 자신의 "의견"과 "관점"을 보여주는 데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이런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Spica님의 a point of view라는 블로그 타이틀이 마음에 든답니다 ^^). 또 이런 맥락에서 가급적 글 전체를 그대로 전제하는 행위를 지양하고, 글의 출처만 링크를 걸고 자신의 의견을 짧막하게 개진하는 게 훨씬 블로그식 글쓰기를 의미있게 만들지 않을까 싶네요.

글을 퍼오는데 있어 우려되는 점이 두가지 더 있습니다. 하나는 정보원 기억의 실종이라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선정적이거나 자극적인 기사의 유통이 많아 질 수 있다는 위험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시대의 신문들이 종이 신문보다 더 자극적이고 쓸데없는 기사를 더 많이 내 보낸다는 느낌이 있는데, 블로거에 "그대로 퍼가기"를 기본 옵션으로 해 둘 경우, 좋은 기사보다는 더 쓸모 없는 기사의 확산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밤이 깊은 관계로 정보원 기억의 실종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그나저나 위 기사에 실린 글을 보면서 든 생각은, 포탈 블로그의 폐해가 드디어 블로그에 대한 왜곡된 정의를 가져왔다는 겁니다. hochan.net의 가열찬 투쟁 슬로건 (^^)인 "미니 홈피는 블로그가 아닙니다"를 무색하게 만드는 다음의 정의는 도데체 누가 내린 것입니까?

블로그’란 게시판 형식의 사이트에 글과 사진, 동영상 등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미니 홈페이지로서, 최근 각 사이트마다 앞다퉈 관련 서비스를 개설·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디어 오늘의 "잘못된 블로그 정의"

Posted by gatorlog at November 14, 2003 05:09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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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α뿡 from unix4m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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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on June 22, 2004 07:10 PM

코멘트 스팸 피해때문에 코멘트 닫았습니다

머리아프네요.
복사해서 퍼가는 건 되고
'블로그로 이동' 서비스는 왜 안되는건지...
도저히 저는 머리가 나빠서 이해를 못하겠군요 ㅡ.ㅡ;

Posted by: sicrone at November 14, 2003 12:34 PM

하하 마지막 인용문구에 대해 쓰신 설명, 최대의 걸작입니다.

Posted by: 만박 at November 15, 2003 01:27 PM

아거님의 글이란... 참 좋네요 ^^
만박님, 아거님 의견에 동의하구요.
요즘 소위 말하는 포털 블로그에서 가끔 발견하게 되는 현상은, 엔트리 전부가 링크없이 글 퍼옴 클리핑으로만 이루어진 곳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중계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아주 가끔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구나라고 생각되는 곳도..신경과민인가요?)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고, 어떤 정보의 아웃소싱기능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필요에 의해 그 정보를 정리하려고, 굳이 그 블로그를 방문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오히려 게시판이나 전문 홈페이지를 검색해서 찾게 됩니다.)... 아거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글읽기의 즐거움" 문제일까요? 아니면 블로그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블로거" 그 "GHOST"의 개입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나 할까요?

Posted by: SOKO at November 16, 2003 02:12 AM

Sicrone님...그렇지요...어떤 법적인 잣대로 기사 글을 옮겨서 전제하는게 옳다 또는 그르다라고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그냥 부분을 복사해서 옮기건 전체를 그대로 옮기건 블로그에서 인용하면 그게 비상업적인 용도일 경우는 그냥 둬도 (사회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Soko님이 지적했듯이 신문에 나온 글을 그대로 읽으려고 다른 분들의 블로그를 읽는 게 아니니까요. 그렇다고 다른 곳에 나온 글을 링크다는게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 링크를 통해 그 블로거의 관심을 알 수 있고, 또 soko님 지적대로 그 링크된 글에 대한 짧막한 코멘트 형식의 "개입"속에서 또 다른 의미를 전달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Posted by: 아거 at November 16, 2003 08:2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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