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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16, 2003
Why is Fark.com not a blog?: The Blog should have a discernible human voice.
인터넷의 등장은 우리에게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빠른 정보 검색을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덕분에 정말 "좋은 세상 살고 있다"고 느낄만큼 그 행복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꼭 그렇게 인터넷의 등장이 우리에게 예전에 꿈꾸지 못하던 정보의 낙원을 가져다 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치 컴퓨터 시대에 자란 아이들이 예전 우리 아버지 세대 사람들보다 더 총명하고 아는 게 많을까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과 마찬가지로, 나는 아니올시다라고 말하고 싶다.
첫째 인터넷의 등장으로 우리 주변에는 불필요한 정보들이 너무 많다. 불필요한 광고는 안 보면 되지만, 인터넷에서 광고가 아닌 불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문제는 "정보의 생산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정보를 소수의 사람만 독점해서 생산하라는 법은 없지만, 인터넷이 없었다면 전혀 알지 못했을, 또는 알지 않아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아거"의 생각까지 여러분은 매일 들어와 보고 있지 않은가? (물론 아거 역시 이런 공간이 없었다면 다른 전통적 미디어의 한 켠에 내 목소리를 내 달라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지 모르지만... )
여하간 이렇게 불필요한 정보를 읽으면서도 읽는 사람이나 쓰는 사람이나 아무런 문제 의식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자족한다. "그래 그곳에 가면 다른 사람들의 진솔한 삶이 있고, 때론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인티즌 사장 말대로 정보 네트워크가 있다"면서 말이다. 브라보!! 그러나 우리가 인터넷에 길들여지기 전에 읽었던 전태일 평전에도, 성자가 된 청소부에도 진솔하고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있다. 오히려 인터넷에 발을 담근 뒤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정말 좋은 글을 읽어야 할 시간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다른 사람의 생각들을 들여다 보는데 뺏기고 있지는 않은가? 물론 요즘 컴퓨터와 인터넷과 함께 태어난 아이들은 아예 종이로 된 책을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전태일 평전같은 그렇게 "불필요한 정보"를 읽을 시간에 그들은 이른바 "버츄얼 섹스"를 해야 하고, 책에 나오는 국어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의 언어가 아닐 수도 있다.
쓸데 없는 정보의 과다 공급을 만드는 것은 바로 하이퍼링크라는 괴물이다. 오늘날 네티즌들에게 볼 수 있는 하이퍼링크 중독 현상은, 앨더스 헉슬리의 혜안이 들어 있는 Brave New World에서도 예견하지 못한 미래 사회의 마약이다. 이제 술, 마약, 스포츠의 중독은 하이퍼링크 중독에 자리를 물려주고 있지 않은가?
정보의 생산자가 많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좋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가져온다. 첫째, 아까 말한데로 하이퍼링크 때문에 정보 검색에서 찾는 시간의 절약은, 결국 하이퍼링크를 따라 가면서 접하게 되는 불필요한 정보, 혹은 쾌락적이고 감각적 정보에 빼앗길지도 모르는 시간 때문에 상쇄가 될 수 있다. (이건 뭐 꼭 야리꾸리한 사이트를 의미하는게 아니다. 우리의 지각은 뭔가 자극적인 곳에 먼저 쏠리기 마련이기 때문에 같은 글을 읽더라도 뭔가 유용성의 차원보다는 재미 차원으로 접근한다는 이야기다).
두번째, 정보 검색은 사실 우리가 정보를 찾는데 드는 시간을 필요 이상으로 줄어주었지만, 반대로 우리에게 그 정보를 제공한 정보원이 누구인가를 기억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메이저 뉴스의 주요 뉴스를 전달받아 링크식으로 보도하는 포탈 뉴스를 읽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더 심각하게 이런 정보원의 실종 현상을 보게 된다. 어떤 사람은 정보만 있으면 됐지 뭐가 정보원이 중요하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런 정보원 기억의 문제에 대해서는 따로 다음에 시간을 내서 이야기할 생각이다). 하지만 결국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다. 일단 블로그가 주된 관심사니까 블로그만 가지고 이야기 하도록 하자. 엊그저께 joat님 글에서 RSS aggregator를 통한 블로그 읽기의 문제점을 들었다. 당연히 나 역시 아니 어쩌면 우리 모두 이같은 "블로그형 치매"를 앓고 있다. 우리 모두 RSS aggregator를 통해 가급적 많은 블로그의 글을 순식간에 읽고 오는데 점점 적응이 되어 가기 때문에, 이런 블로그형 치매가 올 수 밖에 없지 않은가?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읽는 대부분의 블로거의 글은 어떤 특정 블로거에 정확히 연결되어 생각되는 정보라기보다는, 진짜 내 블로그 대문에 걸려 있는 푯말처럼 "어느 블로거의 독백"으로만 기억될 가능성이 크다. 그걸 원하는 사람도 있겠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건 블로그형 정보는 아주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일기장 이상의 의미가 없다는 점이다.
인터넷 전체로 확장해도 그렇다. 구글 검색을 통해 바로 하이퍼링크를 타고 들어갔다가 쑥 훑어보고 재빠르게 빠져 나온다. 효리 기사가 어디에 나왔는지, 누가 썼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예전같으면 선데이 서울 표지에서 보고 끝날 그런 류의 기사들이, 이제는 포탈들의 "선정적인 위치 만들어주기" 덕택으로, 다른 미디어들과 똑같이 중요한 "하나의 정보"로 대접받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네티즌들은 스포츠 투데이의 쓸모 없는 "루머(rumor)"를 "정보(information)"로 기억하고 마냥 즐거워한다. 여기서 스포츠 투데이인지 시사저널인지는 부차적인 문제로 전락하고 만다.
세번째는 인터넷 시대에 사는 우리들은 순발력, 잔꾀는 예전보다 많이 늘어난 듯 한데, 대신 어려운 문제를 끝까지 고민하고 풀어내려는 인내력과 사고력은 저하되는 듯하다. 앞에서 지적한 대로 RSS aggregator같은 테크놀로지의 총아들이 우리 두뇌의 작용을 예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달시키고 있다면 지나치게 주관적인 해석일까? 감각적인 말뿐만이 아니다. 정보의 소비 패턴도 그만큼 달라졌다. 예전만큼 좋은 대하소설 (토지, 태백산맥)이 나오지 않는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 있어도 읽지 않을 듯 하다. 음반도 전체를 감상하는 여유는 없다. 얼른 마음에 드는 곡 하나 빼와서 물릴 때까지 듣다가 던져 버린다.
물론 온라인에 떠도는 모든 정보가 저질이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이 글 읽는 분들 오해하지 마시라. 오히려 최근 내 가장 큰 고민은 NNW로 읽는 블로그의 수가 매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자고나면 "어디! 어디에서! 나타났나! 황금 바악쥐"처럼 좋은 블로거의 블로그가 보인다. 한때 큰 맘 먹고 5개까지 줄였다가, 그런 좋은 글들을 읽지 않으면 내 정신건강에 지장을 줄 것 같아, 이제는 아무 두려움 없이 바로 NNW에다가 RSS를 끌어다 놓는다. 그러다 보니 자고 나면 NNW의 새 글 알림 불에 새로 올라 온 글들이 몇 십개식 쌓여 있다... 하지만.....이 글들이 재미있고, 좋은 내용이 많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글들을 내가 현금놓고 거래할 대상으로 본다면 이야기는 틀려진다.
이 결론을 위해 앞에서 장황한 이야기를 거냈는지도 모른다. 문제는 블로그는 근본적으로 금전화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금전화하려면 전문적인 정보를 소유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그 공간에 거주해야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다른 정보원에 속해서 그 곳의 수익을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다. 더더구나 조직을 벗어난 개인으로서 그런 좋은 정보 공간을 만들려면, 앞의 글(webievability)에서 말한 공신력 (전문성과 믿음)을 가져야 하는데, 그런 걸 블로그 형식으로 쌓기에는 너무 버겁지 않을까? 일례로 섹스 블로그가 아니면서 그나마 수익원을 내는 대표적 블로그 사례로 언급되는 사이트가 있다. www.fark.com 을 가 보시라. 십만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떤 회사가 10만 달러 팝업 광고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했다는 일화로 유명한 이 회사의 사이트에서 유용한 정보를 건질 수 있는가? 이런게 바로 블로그형 비즈니스라면, 또 이런게 블로그형 정보라고, 아니 더 근본적으로 이런 걸 블로그라고 부를 수 있다고 대다수 사람들이 인정한다면, 나도 앞으로는 떠들지 않을 생각이다. 그리고 그런 날이 오면 그냥 나는 조용히 하산할 생각이다.
그러면 블로그로 돈 벌 생각도 없고, 또 당신이 블로그에 올리는 글이 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정보의 수준도 아니라면서 왜 그렇게 지극 정성으로 매일 꼬박 꼬박 글을 올립니까라고 묻는다면? "한마디로 취미입니다"라고 대답하지요. 취미가 맞는 사람까리 같이 모여 포장마차에서 술 한 잔 걸치는 정도는 okay, 그러나 이걸 너무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oh, no, no.입니다.
블로그는 그래요....하나의 personal bound medium이고, 마음이 맞는 글쟁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인사동의 조용한 문인 찻집 같은 곳이고, 개인의 주관적 의견을 남이 듣건 말건 목에 핏대를 올리며 개진하는 그런 토론방일 뿐,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닙니다.
Posted by gatorlog at September 16, 2003 04:4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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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torlog - Fark.com 鼭 : α Ͻ ̷ ߿ Ǿ Ͽ. ϱ ϰ ְ, û ӵ þ ִٴ ... [Read More]
Tracked on September 16, 2003 02:0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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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밋게 읽고 갑니다. 최근 읽은글중에 가장 재미있는 글 같군요.. 저는 블로그 보다는 폐쇄된 personal website의 책한권으로 남고싶은 욕심이 드네요. (긁적..)
Posted by: clay at December 15, 2004 06:38 AM
이런 제 반응과는 달리 Fark.com이라는 곳이
best community blog로도 꼽히는군요.
(긁적...)
답글이 잘못해서 두개 올라왔길래 하나를 지운다는게
실수로 이전에 joat 님이 남긴 코멘트를 지워버렸군요.
거기에도 (긁적)이 있었는데....
책을 남기고 싶다니까 아까 전에 읽었던 기사가 생각나는군요.
현재 미국 출판업계들이 재미나거나 신선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블로거들을 상대로 출판 제의를 하는 경향이 늘어간다는군요.
A New Forum (Blogging) Inspires the Old (Books)
아참..저도 새해부터는 산만하게 글을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Posted by: gator
at December 15, 2004 07:02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