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블로거의 독백과 방백 블로그(www.gatorlog.com)를 시작하며 | Main | iPod Clones »
October 11, 2003
애플은 왜 밑지는 장사를 할까?: 온라인 음반 시장의 모순
음악을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인터넷 시대에 "기술과 문화의 결합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나는 인터넷 음반 산업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꼼꼼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리고 물론 종종 나 자신이 아주 적극적으로 새로운 디지털 음반 산업 모델의 소비자가 되보기도 한다. 물론 apple music store를 통해서다. 매킨토시를 쓰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의 94%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 애플 뮤직 스토어를 그리 쉽게 여겨서는 안된다. iPod이 윈도우와 호환이 되면서 전체 iPod 판매의 2/3가 윈도우 사용자 층에서 오듯이, 늦어도 12월 말까지 진출하는 애플 디지털 음악 가게의 윈도우 시장 진입이 시작되면 이쪽의 주된 판매 역시 윈도우 사용자층에서 오지 않을까 싶다. 이미 이곳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많은 기술 분석가들은 애플 뮤직의 윈도우 시장 진입을 폭풍의 눈으로 보고 있다. 두고 보시라....
그런데 월가의 투자 분석가들이 관심있어 하는 것은 과연 이 사업 모델이 수익성이 있냐는 것이다. 사실 애플 컴퓨터가 이 뮤직 스토어를 시장에 내 놓기 전에는, 시장에서 계속 애플의 주가가 하락 추세에 있었다. 그런데 아파트 분양권 값이 입주가 가까울수록 뛰듯이, 현재 윈도우 시장 음반 가게의 개점을 목전에 둔 애플의 주가는 몇 달 전보다 거의 1.7배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 상승해 있다. 그동안 주식 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을 고려해도 기대 수준 이상이다. 그러나 어제 월가의 분석가가 WSJ에 아주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 놓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초등학교 산수를 해 보라는 것이다. 옛말에 장사해서 밑진다는 것은 사기라고 하지만, 애플 컴퓨터는 정말 산술적으로는 본전 치기 혹은 손해 보는 장사를 한다. 이 계산을 보고 웃기는 소리라고 하실 분들은 앞 링크에 연결된 WSJ 원문을 읽어 보시라.
애플 뮤직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는 한 곡의 가격은 99센트이다. 물론 tax도 없다. 그런데 99센트에서 애플사가 음반 회사에 저작권 수수료로 내놓는 가격은? 곡당 65센트이다. 여기에 신용카드 결재 수수료가 건당 25센트 + 2~3%이다. 그러면, 기타 제반 운영비, 마케팅 비를 고려하면? 건질 게 없다는 이야기다. 미 음반협회 (RIAA)는 그동안 P2P 사용자를 상대로 소송전을 불사하면서, 애플 뮤직 스토어 같은 "합법적이고 도덕적이며 새로운 시대에 맞는 합리적 모델"이 있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사실 그 시장에서 자신들의 잇속은 그대로 남겨두고, 신종 사업체와 소비자만 족치는 격이다. 그리고 이런 비싼 마진을 안겨주는 회사에만 음악 판매를 허용하고, "아이구 우리 착하고 바른 새나라의 역꾼"이라면서 치켜 세워왔다. 또 하나 있다. 비싼 마진과는 별도로 mp3가 무한대 복제되지 않도록 막는 복사 방지 장치를 하지 않으면 음악 판매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서, 애플 같은 경우도 표준 mp3가 아니고, 이른바 "보호된 AAC"파일이라는 변형된 mp3파일을 판매하고 있다. 물론 mp3플레이어로 연주는 되지만, 복사와 굽기에서 몇가지 제약이 있다고 한다. 이런 장치를 마련하고 비싼 수수료를 인정할 때, 바로 디지털 음악 사업을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애플은 이렇게 비합리적인 소매점 (retailing store)을 왜 운영하는가? 누구나 생각하듯이, 바로 일차적으로 iPod이라는 하드웨어를 팔기 위해, 그리고 이차적으로는 이 시장에서 우위를 통해 애플 컴퓨터에 대한 전반적인 브랜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지만...일단 여기서 음반 시장 문제만 고려하기 때문에 생략하고....)
사실 음반 협회의 저작권 사수 노력은 이들이 조금만 소비자 입장에서, 그리고 이 시장에서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다른 대안적 음반 사업 모델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풀려갈 수 있다. 우선 가격이 너무 비싸다. 어제 월마트에서 아들이를 위해 LION KING special edition으로 나온 두 장 짜리 DVD를 14불 45센트 주고 샀다. 물론 11월 4일에는 역시 Finding Nemo DVD 소장용 에디션을 같은 가격에 구입할 것이다. 그런데 아마존에서 Suzanne Vega의 Retrospective: The Best of Suzanne Vega한 장 짜리 CD는 얼마인가? $14 이다. Finding Nemo 제작비와 Suzanne Vega 음반 만드는 데 든 제작비를 차치하고서라도, 공 DVD가격과 공 CD 가격만 비교해도 이건 말이 안되는 장사다. Finding Nemo를 세금합쳐 15불 주고 사는 것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그런데 Suzanne Vega의 음악이 좋다고는 하지만, 이걸 14달러 주고 산다고 하면 정말 속 쓰리다.
말이 나온 김에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고 당하고 있는 저작권법의 모순을 또 들어 보자. 우리가 어떤 디지털로 된 소프트웨어나 게임이나, 음악 (mp3파일 등)을 산다고 할 때, 우리는 "저작권법에 의해 이것은 타인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받는다. 그러면 다르게 생각해 보자. 우리가 책방에서 책 한 권을 살 때, 우리가 책방 주인이나 출판사로부터 이 책을 남에게 기부하거나 양도하는 행위, 또는 되파는 행위는 법에 의해 저촉받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받는가? 당연히 아니다. 저작권법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는 미국에서도 내가 산 책 내가 되파는 행위는 합법이다. 내가 아마존에서 음악 앨범 하나를 사고 이걸 한 두달 뒤에 다시 아마존이나 Ebay에 되판다고 하자. 당연히 합법이다.
그런데 내가 MS윈도우를 하나 사고, 그걸 조금 있다가 Ebay에 중고 물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애플 상회에서 99센트 주고 mp3파일 하나 사서 Ebay에 79센트주고 다시 판다면? 불법이다. 내가 산 EndNote라는 소프트웨어를 내가 깔고, 그 다음에 내 친구에게 선물하는 것과, 내가 어떤 책을 사서 읽고 그 책을 친구에게 선물하는 행위와 어떻게 다른가? "경우가 틀리다고? 그렇게 하면 디지털로 된 컨텐트 장사는 사람은 망한다고? 어떤 나라도 그렇게까지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올해 SAM BROWNBACK 이라는 보수적인 미 공화당 의원조차 "Consumers, Schools, and Libraries Digital Rights Management Awareness Act of 2003"을 발안해서, 앞으로는 디지털로 구입한 물건도 다른 물건과 마찬가지로 사용한 (used) 물건으로 다시 되팔수도 있게 하고, 또 다른 사람이나 단체에 기부도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말하자면 내가 애플 스토에에서 산 mp3파일을 Ebay에 내놓고 되팔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또 미국 Digial Millennium Coypright Act에 있는 조항들로 일어날 수 있는 privacy문제의 남용 문제(이를 테면 포로노사업자들도 RIAA처럼 저작권을 주장해서 사람들의 IP를 추적하고 이를 이용해 신상 공개를 하고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현재 법원에 제소중인 사건...이건 실제 있는 사건이다)를 막는 쪽으로 법을 강화할 방안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 그리고 국회의원 보좌관들...국민 혈세 가져다 밥 축내면서 지역 감정 조장할 궁리만 하지 말고......좀 이런 생각들 좀 해서 우리도 주요 일간지에서 어느 국회의원이 "현재 소비자 중심적 사고에서 "이러이러한" 디지털 관련 법안을 하나 발안했고, 이걸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중이니 여론의 이해와 협조를 구한다"는 요지의 칼럼을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문사들도 이런 의원들 있으면 좀 창구 좀 열어주고, 정책 중심의 국회를 만들 터를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gatorlog at October 11, 2003 03:29 AM
Trackback Pings
TrackBack스팸 피해때문에 트랙백 닫았습니다
http://gatorlog.com/mt/mt-tb.cgi/1127
Listed below are links to weblogs that reference 애플은 왜 밑지는 장사를 할까?: 온라인 음반 시장의 모순:
» 음악의 미래 저자와의 인터뷰 from GatorLog: A Blogger's Monologue
디지털 음악 발전 초창기 표준 미디 공동 개발자였던 David Kusek (현 버클리 음대)과 음반 산업계의 잘 알려진 기획자 Gerd Leonahard가 Future of Music이라는 책을 집필했는데, IT conversation에서 저자들... [Read More]
Tracked on April 7, 2005 05:50 PM
코멘트 스팸 피해때문에 코멘트 닫았습니다
After all, Apple Computer is said to lose money on its iTunes online music service, using it to generate business for the enormously popular iPod music device. [read more]
Posted by: Anonymous at January 30, 2005 09:03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