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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8, 2003
블로그의 활용
활용이라는 점에서 블로그를 이야기하자면, 창의성, 상상력, 그리고 전문성 세가지 특성이 결합되야 할 듯 하다. 물론 다시 한 번 여기서 말하는 전문성은 무슨 학위 딸 만한 전문성을 의미하는 게 아니고, "차별화된 내용" 혹은 "시장의 빈 곳 (niche)"이라는 의미에 가깝다고 이해하자.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머리가 그리 나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에서 문화나 소프트웨어 산업에 딸리는 것은 일단 언어와 자본력에 바탕을 둔 "문화 제국주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지만, 우리 내부적인 탓도 적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성장중심적" 발전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외형"만 번드르하게 쌓고 보자는 식의 잘못된 치장주의가 우리 사고를 지배한 탓을 무시할 수 없으니까...
지금 우리나라에서 우후죽순으로 퍼지는 블로그 문화도 마찬가지다. 일단 나부터 그랬지만, 우선은 내용물(contents)에 앞서 집 뼈대부터 올리고 본다. 컨텐츠를 잘 기획하고 그 다음에 뭔가를 시작해야 하는데, 일단 성급하게 집 부터 올리고 본다. 그러다 보니, 정말 일기도 아니고 미디어도 아닌 것이 갈 곳을 몰라 망설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나는 혹시라도 블로그를 쓰지 않으면서 gatorlog를 읽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분들에게 블로그의 세계로 무턱대고 첨벙 들어오지 말라고 권유하고 싶다. 남들하는게 재미있어 보여 들어왔다가는 괜히 시간만 낭비하고 나중에 소리소문없이 사라질 수도 있으니까...(물론 gatorlog도 어느 날 건물 철거하듯이 와르릇하고 폭발되어 공중에 날아가 버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단 블로그에 채울 내용에 대한 고민보다, 블로그 자체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다 보니, 외양도 비슷하지만 내용도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정보원 기억 실종 현상 ("I-read-somewhere-that phenomenon")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곳이 바로 블로그이다. 엊그저께 예비군 훈련 간 사람이 누구였는지, mp3플레이어 언급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옥탑방 고양이 이야기나 다모 이야기 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도데체 기억이 안난다. 오해 마시라...이게 쓸데 없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니다. 개인의 일상사 자취를 남기는게 블로그의 중요한 특색이니까, 남의 사생활을 들여다 보면서 감놔라 콩놔라 하면 뭐라 궁시렁 궁시렁 할 이유는 전혀 없지 않은가?
다만 오늘은 "관계"가 아닌, "활용"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 여기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약간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것 뿐이다.(그냥 devil's advocate정도로 생각해 주시길). 물론 그렇다고 모두 뭔가 하나씩을 특기로 내세울 만큼 전문화된 블로그를 쓰자고 주장하는 이야기도 아니다. 그냥 관계라는 것을 배제하고 단지 "읽을 거리"라는 점에서 블로그를 논할 때 이렇다는 이야기니까 또 여기에 오해없으시길....
내가 무슨 웹 분야에 있는 컨텐츠 PD도 아니고, 나 조차 늘 창의력의 빈곤에 시달리고 있기에, 무슨 창의적인 "활용"을 이야기한다는게 우습긴 하지만, 그래도 내 눈에 비친 특색있는 블로그의 활용 예를 꼽으라면, 이런 블로그들을 언급하고 싶다.
먼저 전문화되어 있으면서, 또 아주 좋은 뜻에서 시작한 어느 심리 치료사의 블로그이다. 바로 Perry Miller가 쓰고 있는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하면서 삶을 변화시키고 있는가"를 소개하는 귀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블로그이다. typepad에 기반하고 있고 아주 좋은 뜻에 어울리게 블로그가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들을 다 보여주고 있다. 비슷한 목적을 가진 또 다른 블로그로 Bionic Ear Blog 를 꼽을 수 있다.
상업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어쨌든 미국 wisconsin주 풋볼 팀 badger팬들을 위한 블로그 역시 블로그의 좋은 활용 예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축구를 아끼는 사람도 전문화된 블로그를 만들어 스포츠 일간지와는 차별화된 이야기를 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
창의성의 관점에서 어제 링크했던 scrabble blog를 하나의 색다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 돈 부터 받고 보자는 게 우습기도 했지만, 그보다 우선 내가 scrabble 블로그 기획자라면 그냥 매일 단어조합퀴즈만 내지는 않을 듯하다. 일단 사람 냄새가 나야지, 블로그의 한 특징 (최근 글이 가장 위에 온다)을 가지고 모두 블로그를 활용했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블로그는 특색있다고 본다. 먼저 이란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이다.(gatorlog관련 글: blogs in Iran) 분명 모든 시선이 미국에 쏠려 있는 이 미제국주의 시대에 우리의 눈이 가지 않는 국가들에 대한 정보를 얻는 하나의 소스로, 이란 블로그는 분명 매력있는 시장 요소를 가지고 있다. 물론 이를 운영하는 분이 이란 관련 고급 contents는 유료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란과 비즈니스 관계를 모색하는 분들에게는, 유용한 정보원이 되지 않을까 쉽다.
다음은 typemod라는 블로그...다 아시다시피 호찬님이 기록하는 블로그 뉴스를 전달해 주는 전문화된 블로그이다. 물론 이게 hochan.net과 관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상당히 무미건조한 블로그가 될 것이다. 이런 뉴스 링크형의 전문 블로그를 꾸릴 생각이 있는 사람의 경우, 따로 기록하는 개인적 블로그가 없다면 전문 블로그 내부에라도 "블로거의 personality를 드러내 보여주는 요소들"을 빠뜨리면 안 되리라 본다.
또 한국의 Mac사용자라면 대부분 알고 있을 듯한 Albireo's powerbook도 언젠가 부터인가 blog형식으로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전에 호찬님의 FM과 블로그의 결합이라는 기획 아이디어에 이어지는 생각인데, 완전히 블로그형 FM을 기획하는 사람도 나와 볼 만하지 않은가? Quicktime streaming서비스와 soko님의 블로그 중계소를 함께 연동하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듯 한데......이런 개성있는 블로그가 언제 쯤 나오려나?
Posted by gatorlog at September 28, 2003 09:08 PM
Trackback Pings
TrackBack스팸 피해때문에 트랙백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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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d below are links to weblogs that reference 블로그의 활용:
» α Ȱ [blog watch] Ʈ from ED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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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on September 28, 2003 10:53 PM
코멘트 스팸 피해때문에 코멘트 닫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매일 글 잘 보고 있습니다.^^(코멘트가 늦었나요?) 혹시 위스콘신 메디슨에 계시나 봐요?
저도 여러번 생각한 문제이기는 한데 "주제에 집중하기"는 참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평범한 저로서는 ^^)
주제에만 한정해서(?) 저도 매일 감동받는 몇개의 페이지를 소개해 본다면
매일 저의 마음을 새롭게 만드는 디자이너의 페이지입니다. : http://www.monsterdesign.co.kr/
이분은 wik회원(아마도 자동차 디자이너 같으신데)이신데 일상블로그와 함께 자동차모델의 블로그를 쓰시죠.그 열정에는 정말 고개가 : http://fanmod.com/model%20main%20frameset%20(memo).htm
한여행가의 페이지입니다. : http://www.vagabonding.com/index.html
광고에 대한 페이지입니다. : http://ad-rag.com/
재미에 관해서는(정말 기발합니다.) : http://www009.upp.so-net.ne.jp/wtbw/
한곳 더: http://www.b3ta.com/
한가지 분야의 사진에만 그 열정을 집중하는 : http://www.pallalink.net/
광고가 너무 많아서 짜증나지만 추억의 오락거리에 촛점을 맞춘 : http://www.x-entertainment.com/updates/
일주일에 한번씩 자신이 믹싱한 음악을 소개하는 : http://www.mixoftheweek.com/
GIZMODO도 그런 주제 내에서는 여하튼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구요.
.....
그 밖에 직접 스토리있는 그림과 작품사진을 매일 매일 포스팅하는 블로그들...(대단하신분들 많죠?)
음, 이거 길어 졌군요. 차라리 트랙백을 이용할 걸 그랬나 봐요.(혹시나 해서 태그를 쓰지 않고 그냥 적었습니다. 너무 불편한가?) 메인페이지의 제 링크 제목이 쑥쓰럽구요.^^ 감사합니다.
자주 올께요.
Posted by: SOKO at September 29, 2003 12:02 AM
To.Soko님: 위스컨신에는 "아거(악어)"가 살지 않지요 ^^. Madison, WI은 친구 결혼식 때문에 한 번 가 봤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지적인 도시이구요. 그나저나 늘 생각하는 바이지만, Soko님도 충분히 특색있는 블로그 영역을 개발하고 계십니다 (윈도우로 Mac바탕 환경 만들기). 어떤 때는 Mac보다 더 예쁘게 만들어 시샘이 나더라구요 ^^. (아참 Soko님이 늘 이건 윈도우 환경에서 만든 거라구 해도, 가끔 사람들이 Mac쓰시나 봐요...하고 코멘트 남기는 걸 보는데, 블로그 식 글 읽기라는 게 이렇습니다...(꼼꼼히 보는 사람도 있지만) 주마관산격으로 글을 읽다보니 앞에서 분명히 글쓴이가 충분한 정보를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뒤에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말이죠 ^^)
소개해 주신 특색있는 사이트 한 번 씩 들어가 보았습니다. 일단 하고 있는 일에 관련이 되어서 "광고" 사이트에 관심이 가더군요. 좋은 정보 감사하고 아참...최근에 알았습니다. 늘 젊게 사셔서 (그전에는) 연배 추정을 잘못했었네요. ^^
Posted by: 아거 at September 29, 2003 04:20 PM
이거 참,
블로거로서는 큰 실수를(전에 만박님네 댁에서도 그런 것 같은데...,이 치매적인 동문서답 코멘트란~) 정 반대의 따뜻한 곳에 계시는데 말이죠. 죄송합니다.^^
짧은 시간에 꼼꼼히 보는 훈련을 해야 겠습니다.
Posted by: SOKO at September 30, 2003 12:44 AM
아니 soko님이 그렇다는 이야기가 아니고, soko님 이전 블로그 글들을 볼 때마다 그런 점을 느낀다는 겁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특별히 "내래 남쪽에 삽네다"라고 말한 적이 없기에 뭐 동문서답은 아니죠. 장난으로 이북 사투리 쓰다가 또 어떤 사람이 나를 이북사람인가요? 라고 물을 수 있겠네요 ^^.
Posted by: 아거 at September 30, 2003 02:38 AM
아거님의 블로그를 읽다보면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네요. 정말 오늘.. 공감가는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전 요즘들어 내가 왜 블로그를 만들었을까하는 고민에 빠져있답니다. 처음 블로그를 접했을땐 그저 달력이 있고 주욱 글을 적어나갈 수 있다는게 맘에 들었습니다.하지만 계속 블로깅을 할수록 더이상의 울림도 떨림도 없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진짜 노트에 적는 것이나 별반 다름없는 블로그가 되어가는 것같단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그냥 보여주기라면 알지도 못하는 php땜에 머리 아프느니 그냥 싸이월드같은것이 오히려 더 편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도메인과 호스팅 비용으로 싸이월드엔 멋진 집을 지을수도 있겠지요.
처음 블로그에 대해 알아갈때 사람들이 블로그에 고민하는 것들.. 생각하는 것들이 왜 그렇게 어렵고 복잡할까 싶었는데.. 저역시 블로그를 사용하면 할수록 고민스러워지고 있답니다.
(코멘트가 길어지는 것도 블로그의 기능을 살리지 못하는데 있답니다.. 이럴때 트랙백 기능을 사용하는게 아닌가요? 하지만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기능이라 이렇게 코멘트만 길어지고 있습니다.. 아거님 글을 제 글에 어떻게 연결하면 되지요? )
웹에서 집짓기는 여전히 제게 어렵고 힘든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생각이 정리됨 서연이 블로그에서 다시 써볼랍니다.. )
Posted by: jardin at February 18, 2004 11:34 AM
Jardin님..아무래도 pMachine에서 트랙백 활성화를 하시지 않은 듯 합니다.
답글을 트랙백으로 날려 보았는데, 그쪽에서 받지 못하는군요.
저는 pMachine을 떠난 지 오래되서, 아무래도 락타님께 물으시면 금방 답을 알려 주실 겁니다.
Posted by: 아거 at February 19, 2004 08:43 PM
블로그 착시현상 tracked from lunamoth 3rd
가끔 메타블로그 사이트들을 통해 이런저런 블로그들을 하나씩 방문하게 될때가 있다. 아울러 멀티탭(MDI) 브라우저의 이점으로 하나 이상의 웹페이지를 동시에 오가면 서핑을 하게된다. 그러다 가끔씩 현재 보고있는 블로그가...
[read more]
Posted by: Anonymous at December 11, 2004 08:58 AM
Posted by: Anonymous at December 14, 2004 02:52 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