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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4, 2003

온라인 아이덴티티 (신분)에 관한 두번째 글..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수도 없이 많겠지만, 어떤 분들의 경우는 관계 형성을 원하는 분들도 있는 듯 합니다. 아니 어쩌면 온라인 채팅이나 포럼보다도 어쩌면 블로그라는 게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진일보한 매체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남의 일기를 읽어주고 거기에 의견을 달아주고, 심지어 그 글을 자기 일기장에 가져와서 논하기도 해주니, 이보다 더 좋은 관계 형성의 매체가 어디 있겠습니까?

일전에 저는 블로그를 "개인의 자아를 세상에 던져 내 보이는 self-presentation의 도구이다"라고 주관적 의견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블로그는 어떻게 보면 친밀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유지시킬 수 있는, 바로 관계 형성의 매체라는 점을 부각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블로깅에 중독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같은 특성을 반영한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관계라는 것은 실제적 관계라기보다는 일종의 유사 인간 관계 (pseudo relationship또는 pseudo interaction)으로 부르는게 좋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아는 사람끼리 블로그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관찰한 대부분의 블로그는 아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케이션이라기보다는 새로 형성된 관계들이 주를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의사적 관계가 실제 오프라인에서의 실제 인간관계로 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논의를 드리기로 하고...

오늘 이 글은, 수만님의 블로그에 실린 글에 대한 일종의 트랙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글과 저와는 직접적으로 아무 상관이 없지만, 수만님이 분노의 대상을 잘못 확대하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글을 적습니다. 그 글에서 인터넷 업체의 컨퍼런스에 대한 답글에서 익명의 코멘트로 발표자를 비방한 개인에 대한 분노가 갑자기, 블로그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사람에게 확대되는 느낌을 받았다면 제가 과민반응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익명성에 대해 문제를 삼아야 하는 것은 익명성이 당사자에게 정신적, 심리적, 혹은 심한 경우 물리적 고통이나 피해를 줄 경우에 국한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언론사 백자 평에 이름을 밝히지 않고 글을 쓴 주체를 상대로 무차비한 인신공격을 가할 때, 이를 비난해야 합니다. 또 익명성으로 인해 신분을 가장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명한 일화지만, 인터넷에서 transgenger문제이지요. 여자를 가장해 여성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이에 근거해 여자를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괴롭히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블로그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죠. 블로그가 무엇인가에 대해 아직도 끊임없이 논의를 해야 하고, 블로깅을 하는데서 얻어지는 순기능과 역기능이란 것을 아직 정확히 모르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우리가 블로그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 놓고 일거수 일투족을 주목받는 것 보다 기분이 야릿한 일은 없을 듯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양식이 있고 성격도 좋으신 분들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블로거들이 남을 비방하거나 욕하는 경우를 많이 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익명성을 hate한다든가 5월 22일 글에서처럼 "가장 annoying blogger"로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는 블로거를 꼽는 시각은 약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해 익명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익명성을 바탕으로 남에게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남에게 피해를 줄 경우에 국한되어야지, 모든 블로거가 about me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개인의 문화나 프라이버시에 대한 강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Gatorlog관련 글:I'm Gatorlog, that's just my pseudonym
)Kung-Log라는 포스팅 툴을 만든 친구는 상당히 철학적으로나 심리학적으로 깊이를 가졌습니다. 그 생각의 일면들은 가끔 그의 웹로그에서 읽을 수 있지만, 그가 만든 그 Kung-Log라는 프로그램에도 그게 보입니다. 세팅에 가면 멀티 유저의 글 쓰기를 바꾸는 게 유저 이름이 아니고 personality입니다. 솔직히 다른 웹로그도 쓰고 있는 제 경우에, gatorlog의 퍼스낼러티는 shy입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요.

images/shy

저처럼 개인의 성격상 공개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요? 또는 아이덴티티의 노출로 드러날 여러가지 골치 아픈 일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게고, 또 어떤 경우는 아이덴티티 도난 (identity theft)으로 혹시라도 가족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경우도 있을 거고요. 이를테면 친구의 이름을 이용해 전화로 돈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잖습니까? 여성이라면 더 신분의 노출을 꺼릴 수 있겠지요?

물론 이 글은 수만님 개인에 대한 비판은 절대 아닙니다. 그동안 포스팅 한 글로 미루어 볼 때 수만님의 성품이나 인격은 좋은 분처럼 느낄 수 있지만, 그 글들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르다는 것을 밝히는 것 뿐입니다. 오해가 없으시실 바랍니다.

Posted by gatorlog at August 4, 2003 06:41 AM

Trackback Pings

TrackBack스팸 피해때문에 트랙백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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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ed below are links to weblogs that reference 온라인 아이덴티티 (신분)에 관한 두번째 글..:

» ȥڼ ϰ, 𿩼 ̴. from Spica : a point of view
αװ '1 ̵, â, Ŀ´Ƽ' ϴ ð , κ α״ ̴. ̵μ α Ȱȭ ̱ κ ΰŵ ڽ α׿ ϻ,... [Read More]

Tracked on August 5, 2003 02:17 AM

코멘트 스팸 피해때문에 코멘트 닫았습니다

어엇. 혹시 kunglog를 쓰시는 겁니까?

Posted by: jaco at August 4, 2003 07:37 AM

안녕하세요? 매일 와서 보는데도 커멘트는 처음으로 남기는 거 같습니다.

언급하신 제 글의 표현이 좀 서툴렀나봅니다. 사실 분노까지는 아니었는데. 이미 적어놓은 바대로, 개털로그님의 신념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할 수가 없고, 다만 개털로그님에 대해서도 좀더 알고 싶은 그런 아쉬움이 있네요.

원래 말하고자 했던 제 의도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익명의 커멘트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였지만, 마지막은 분노라기보다는 제가 언급한 블로거들처럼 계속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자 했는데, 그렇게 되어버린 거 같군요.

궁금하고, 아쉽고, 퀴즈같은 느낌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하기엔 나이가 많이 먹은걸까요? ^^

Posted by: 만박 at August 4, 2003 05:06 PM

어 Jaco님! 그런데, 제가 Kung-Log전도사라는 걸 모르셨나보군요? :)

Posted by: 개털로그 at August 5, 2003 03:43 AM

tracked from:

블로그 - 심리학 발표를 위해~

http://blog.joins.com/joii0xi0/2905808

Posted by: Anonymous at June 28, 2004 11:5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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