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16

“이노베이터의 딜레마” 저자인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은 언젠가“세계는 이노베이터들이 내놓은 멋진 제품들에 대해 고마워 하지만, 그렇다고 그 제품들을 사는 것은 아니다. 시장을 견인하는 중력이 작용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via GatorLog 일화적 기억: How the mighty fall ]. 오늘 WSJ에서 something borrowed라는 기사를 읽다가 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권 사람들은 이노베이터들이 내놓은 멋진 제품들에 대해 고마워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제품들을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을 견인하는 중력은 이노베이션이 아니라 현지화이다.”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 바이두는 구글의 아이디어는 물론이고 인터페이스까지 그대로 차용한 이른바 짝퉁기업이다. 하지만 바이두는 중국 최대의 검색엔진으로 성장했다. 이뿐 아니다. 바이두 백과는 Yahoo Answers를 본따 만들었고, 위키피디아의 정보를 마음대로 번역해서 올려놓는다.

While that may not earn them respect as global innovators, their understanding of the Chinese consumer has allowed many of them to beat bigger foreign rivals at their own game in China, home to the world’s largest number of Internet users. Something Borrowed…[something borrowed...]

오늘 2명의 중국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바이두가 구글을 베낀 것인지 아닌지는 별 관심이 없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위키피디어와 Yahoo Answers를 본따 만든 바이두 백과. 표절이니 뭐니 이런 것 중요한 것 아니다.

대부분의 아시아권 소비자는 누가 혁신을 주도했는지 누가 따라쟁이인지에 관심있는게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리 정서를 잘 담아주는 가이다. 또 누가 우리보다 뛰어난가에 관심있는 사람은 이른바 얼리어답터뿐이다. 사람들이 관심있는 것은 누가 우리와 닮았는 가이다. 아시아권에서 서방의 기술들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다. 하물며 블로그만 해도 미국의 블로그툴을 쓰는 사람들은 왕따다. 국내에서도 자신들이 사용하는 혹은 자신들에게 친숙한 블로그툴에만 열려있다. 모두들 자신들이 선택한 블로그 서비스에 갇혀서 산다. 그리고 나머지 블로그툴을 사용하거나 다른 서비스의 블로그를 쓰는 사람들은 모두 이방인이고 stranger이다. 이게 모두 네이버는 네이버끼리 다음은 다음끼리 이글루스는 이글루스끼리 태터툴즈는 태터툴즈끼리 모여서 노는 이유다.

그런데 ‘우리 것’에 가깝다는 지각 혹은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이걸 파악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기업은 없다. 이런 것을 이해하려면 인지 심리학자와 사회 심리학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일례로 바이두의 검색엔진은 구글 차이나의 검색엔진보다 더 길고 더 넓었다고 한다. 지금은 구글도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차이를 인지했지만, 초창기 중국인들이 검색창에 한자를 입력할 때 바이두가 자신들의 언어를 더 잘 보여준다고 인지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처럼 현지인들의 정서를 먼저 잘 잡은 후발짝퉁들은 이노베이터들의 혁신의 성과를 가로채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은 더 ‘~다운’ 더 ‘~인에 맞는 ~인들이 애호하는’ 그들만의 새로운 현지화를 만들어낸다.

Even if Baidu’s features aren’t always original, some Chinese users say they don’t care. “Google may have stronger innovations than Baidu, but some of their functions are not necessary for me,” says Zhou Chanjun, general manager of a lighting company in Beijing. “I can’t say why we think Baidu is more Chinese. It’s just a feeling.”

결국 바이두와 네이버는 혁신을 만들어내면서가 아니라, 우리를 더 “우리스럽게” 만들어주는 그런 느낌을 주는 인터페이스와 기능과 내용을 강화하면서 성장해 온 것이다. 그게 evil스러운 것일지라도…

Conversations

Twitter (9)
viamedia‘원전 중심’의 열등감 이면에 있는 서구적 창의성(베껴선 완돼!) 강박이 그들에겐 덜하거나, ‘인민을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합작’하는 연합 전선(common front) 경험 때문인가 하는, 뜬금없는 생각. http://bit.ly/xquSw
totoro4이노베이터의 “아시아” 딜레마: 바이두의 something borrowed http://bit.ly/3fUjGy (via @gatorlog)
gatorlog이노베이터의 “아시아” 딜레마: 바이두의 something borrowed http://bit.ly/3fUjGy
minoci“누가 우리보다 뛰어난가에 관심있는 사람은 이른바 얼리어답터뿐. 사람들 관심은 누가 우리와 닮았는가이다.” (아거) : 얼리어답터는 차이(?)에 주목하고, 대부분은 공감(?)에 주목.. http://bit.ly/1JTw6e
Coolpint네이버와 바이두에 크리스 크리스텐슨의 이론을 적용하면 이런 해석이 가능하네요. 100% 공감합니다. http://bit.ly/3Hl8mw
NudeModel승리의 아거사마 http://gatorlog.com/?p=1604
HeartGamer하지만, 벳기는 것도 어렵다는거.. 좋은 글이네요.. RT @totoro4: 이노베이터의 “아시아” 딜레마: 바이두의 something borrowedhttp://bit.ly/3fUjGy (via @gatorlog)
ifootdog춤추는 곰, 필요없다 입니다. RT @ReadLead [GatorLog] 아시아권 소비자는 누가 혁신을 주도했는지 누가 따라쟁이인지에 관심있는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리 정서를 잘 담아주는 가이다. http://bit.ly/081UBNQ/
ReadLead[GatorLog] 아시아권 소비자는 누가 혁신을 주도했는지 누가 따라쟁이인지에 관심있는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가 우리 정서를 잘 담아주는 가이다. http://bit.ly/081UBN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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