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l 22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자신을 과신하게 된다. 경험적으로 통하는 것과 통하지 않는 것을 판단하는 능력에 대해 자신의 직감과 경험치를 더 믿고 판단의 정확성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과신은 긍정적 기대에 대한 지나친 믿음인데, 나쁜 결과가 예상될 수 있는 일을 함에 있어 사람들은 나쁜 결과의 확률을 자신에게는 낮게 잡고 다른 사람에게는 높게 잡는 경향이 있다. 며칠 전에 쓴 운전중 멀티태스킹의 위험 지각과 안전운전 능력에 대한 과신이 이에 해당한다. 자신에게는 위험이 덜 일어날 것으로 과신할 때, 사람들은 부정적 외부 효과를 초래한다. 자신만 위험에 빠뜨리는 게 아니라 모범 운전자에게 해를 끼치고 트래픽을 유발하며 사회에 고통의 비용을 함께 치르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주 뉴요커에서 말콤 글래드웰은 최근 미국 금융위기속에 파산한 베어스턴즈도 한 개인의 과신의 결과로 몰락했다면서 마지막 CEO 지미 케인 이야기를 올렸다. 나처럼 유사 심리학자인 말콤 글래드웰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런 주장을 함에 있어서 구조적 관점은 철저히 배제했다. 세상을 깜짝놀라게 하는 모든 일은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래리 킹이 말하지 않았던가? 글래드웰은 평생 브리지 게임에 미쳐 살았던 지미 케인의 과신이 그토록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든 엄청난 결과를 낳았다는 자신의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지미 케인 주변 인물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케인의 심리 상태를 해부했다. 그리고 베어스턴즈는 투자를 잘못해서 무너진게 아니었다고 주장한다. 무너지기 얼마전까지 약 170억 달러에 달하는 자본 쿠션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미 케인의 과신 때문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는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말했다.

(1) 지미 케인은 너무 과신했다. (2) 그런데 지미 케인의 과신은 충분하지 못했다.

금융위기의 소문속에서 지미 케인이 너무 과신하니까 투자자들이 돈을 빼기 시작했던 것이 첫번째에 해당하고, 그런 위기 상황에서 쿠션 자본을 가지고 배짱있게 버티지 못하고 연방정부와 모건 스탠리의 구제 금융을 끌어들여 어렵다는 소문을 진짜로 만들어 버렸다는 주장을 한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글이지만, 말콤 글래드웰은 어디까지나 피쳐 스토리 작가이며 유사 심리학자일 뿐이다. 그가 쓴 글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더라도, 브리지 게임과 월가의 전쟁은 왜 다른가에 대한 말콤 글래드웰의 분석은 매우 소중한 통찰을 남긴다.

브리지 게임이나 자동차 레이스같은 것에 중독되어 가는 사람의 뇌에는 뭔가 완벽한 것 혹은 마스터 한다는 것에 대한 강박관념이 있다. 그리고 게임이나 도박성 스포츠에서 뭔가를 깨고 난 사람들은 그 깬 기분을 실생활의 다른 영역에도 전이시키려 한다. 내가 브리지 챔피언을 먹었는데 이것쯤이야 하는 식이다. 자신이 매스터한 분야의 자신감이 다른 분야의 일을 할 때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 과신하는 상태로 가게 된다.

하지만 전쟁이나 월가에서는 완전한 전문성이란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완전한 정복으로 가는 모든 단계마다 ‘정복의 저주’는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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