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오일 vs 갈등의 오일 프레이밍

September 26th, 2011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개발가격 상승등으로 발목이 잡혀있는 캐나다 오일샌드 개발에 관련된 한 이해관계 집단에서 매우 뜻밖의 이슈 캠페인을 전개했습니다. 바로 사우디의 여성 인권문제를 거론하며, 엄청난 양의 원유를 수입하는 북미권은 결국 사우디 왕정의 여성에 대한 압제를 돕는 꼴이라는 문제제기를 한 광고를 만들었죠. 자신들을 윤리적 오일 기구(Ethical Oil Institute)라고 명명한 이 이해관계 조직은 문제의 광고에서 부정적 정치광고기법을 이용해 사우디 여성들의 운전 금지등 여성 압제에 관련된 이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via 뉴욕타임즈

이에 대해 사우디 정부는 TV광고 내보내는 방송사엔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엄포를 냈네요. 결국 캐나다의 민영방송 CTV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이 광고가 화제가 되면서 오히려 북미권 언론의 관심만 증폭시키는 결과를 낳았네요. 물론 이 광고를 제작한 캐나다 샌드오일 옹호를 위해 조직된 보수이익단체인 Ethical Oil Institute는 사우디측이 캐나다방송을 협박해 발언의 자유를 막았다며 이를 censorship이슈로 확대시키며 홍보의 모멘텀을 잡았습니다. 

Ethical Oil Institute의 이번 캠페인이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PR계의 프로들이 개입한 흔적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캐나다의 샌드오일을 ethical oil로 규정한 반면 중동의 오일을 conflict oil로 규정하면서 그동안 환경오염에 집중된 세간의 시선을 전혀 다른 곳으로 옮겨놓으려는 프레이밍 전쟁을 시도하고 있고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물론 이 조직에서 만든 또다른 이슈 광고 Ethical Oil vs. Conflict Oil편을 보면,캐나다의 자유와 중동의 압제를 비교함으로써 마치 캐나다 오일샌드를 지지하는 것이 자유와 경쟁, 인권이라는 서구적 가치를 지키는 것과 관련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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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의 상원 반독점 청문회장 스케치

September 22nd, 2011

상원 반독점 청문회에 나온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상원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비교적 잘 대처했다는 평가가 나왔네요. 특히 90년대 같은 상황에서 마이크로소프트사가 공격적인 대응으로 방어를 했던 것과 비교해, 에릭슈미트 회장은 적당한 선에서 의원들의 예봉을 잘 피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시작대목에서 우리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과거 마소 사례에서 얻은 교훈을 몸으로 습득했다고 운을 떼면서 이런 말을 했네요.

“I ask you to remember that not all companies are cut from the same cloth, and that one company’s past need not be another’s future”

cut from the same cloth 직역하자면 ‘같은 천에서 마름질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모든 회사를 같은 잣대로 재단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으로 볼 수 있겠네요.

이번 청문회에서 드라마가 몇대목 있었는데, 유타주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이 “구글 쇼핑”의 검색결과가 일관되게 3번째에 랭크되는 것을 지적하며,

“When I see you magically coming up third every time … you’ve cooked it so you’re always third”

라고 말하자, 에릭슈미트씨는

“Senator, may I simply say that *I can assure you we’ve not cooked anything.”

이라고 단호하게 잘라서 말했군요.

하지만 인기 방송인이었던 미네소타주 앨 프랭큰 상원의원이 재차 구글 검색에서 구글이 하는 다른 서비스들이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회사 제품들과 같은 기준으로 처리되는지를 물었을 때, 슈미트씨는 분명한 답을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답답함을 느낀 앨 프랭큰씨가

“That seemed like “a pretty fuzzy answer” to me.”

라고 꼬집으며 “당신이 모르면 도대체 누가 안단 말이오?”라고 쏘아 붙이는 장면이 있었다고 하네요.

또 한대목에서는 에릭 슈미트가 독점을 인정하는 듯 한 발언 (Google’s market share in Internet search was “in the area” of a monopoly.)을 해서, 나중에 회사외부법률자문팀에서 이를 다시 정정하는 발언을 한 일도 벌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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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청문회에서는 최근 구글이 인수한 음식점 리뷰 사이트 Zagat과 같은 사업분야에 있는 Yelp 의 CEO가 나와서 구글에 적대적인 증언을 했네요. 그는

‘구글의 검색엔진이 자기 회사같은 회사들을 구글이 소유한 자사의 서비스들(예를 들어 Google Places)을 띄우게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런 비즈니스 관행은 소비자에게 최고의 정보를 돕게 하는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고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려는 것일 뿐이다’

라고 말했네요. 그리고

‘구글은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웹상의 최고 정보를 보내주는 회사가 아닙니다. 이제 그들은 자신이 그 소비자들의 시장의 종착지가 되려고 하죠.”

아무래도 Zagat인수로 Yelp 측이 느끼는 위기 의식이 매우 큰 것 같습니다.

비교적 선방으로 평가된 이 청문회가 구글이 직면하는 반독점 이슈들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일단 위에 언급했던 공화당의 마이크 리와 민주당의 앨 프랭큰 의원, 코네티컷주의 리차드 블루멘탈 상원의원등이 여전히 구글의 대답이 충분치 않고 의심가는데가 있다는 반응이기 때문이죠.

자세한 청문회 스케치는 시애틀 타임즈 기사를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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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캠프의 AttachWatch.com

September 18th, 2011

오바마 재선선거캠프에서 최근 AttackWatch.com이라는 사이트를 열고 @attackwatch라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선거캠프가 낸 자료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공화당과 보수진영의 중상비방(smear)을 폭로하고 사실관계를 바로잡으려는 의도에서 기획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보수진영과 오바마 안티들이 일제히 이 사이트를 조롱하는 온라인 캠페인을 벌여, 트위터에서 #attachwatch라는 해시태그를 점령해 버렸네요. 보수매체 WSJ에서는 재빠르게 “오바마의 트위터 재앙” 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이트가 대단한 실패인 것처럼 규정해 버렸습니다.  

과연 이걸 트위터 재앙으로 규정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할 때는 보수매체들이 떠들면 떠들수록 오마마 캠프는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바마 캠프에서 AttackWatch를 만든 이유는 중상을 폭로하거나 사실을 제공하려는데 있다기 보단, 지지자들을 결집시켜 더 많은 선거자금을 기부하게 만들려는데 있습니다. 보수진영과 오바마 안티들이 더 확성기를 틀어대고 조롱할수록, 오바마 지지세력은 더욱 더 분노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웹사이트에서 시선을 잡는 가장 노른자위 (우측 상단)에는 이메일과 자신이 사는 곳의 지역코드를 입력하고 사실바로잡기 운동에 가입하라는 Join 버튼이 자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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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에도 경험했듯이 오바마 선거캠프는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준 아주 뛰어난 기획력을 자랑했습니다. 

보수파들은 현재 이 사이트를 보면서 “리틀 브러더 사이트”니 “아주 으스스하고 오싹한 사이트”네 하고 조롱하고 있지만, 조롱하면 할수록 이 사이트의 트위퍼 팔로우수는 늘어날 것이고 사이트에 가입하는 지지자의 수도 불어나겠죠. foot-in-the-door 현상이라고, 오바마의 업적과 정치적 입장에 유보적 태도를 가진 잠정적 지지자들 혹은 중도 성향의 사람들이 이 사이트에 발을 디디는 순간, 이들은 이미 오바마 캠프를 위해 더 큰 역할을 떠안게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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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맙과 헌법상 표현의 자유

September 7th, 2011

샌프란시스코 통근철도(BART) 경찰의 진압으로 숨진 노숙자에 대한 과잉진압을 주장하는 시민들이 BART역사에서 플래쉬맙 형태의 시위를 기획하자, BART측이 승객안전을 이유로 시위 시간동안 역사내 fiber-optic network를 중지시켜 휴대전화 사용을 효과적으로 막았죠. [샌프란시스코 당국, 시위막으려 휴대전화 차단]

이에 대해 전자개척재단등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옹호 조직들과 샌프란시스코 시민 일부가 헌법에 보장된 자유를 침해했다며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네요.

여기에 대해 오늘자 WSJ에 Flash Mob Violence and the Constitution이라는 좋은 의견칼럼이 올라왔네요.  
 
여기서는 최근 클리블랜드시에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플래쉬맙을 막는 법안을 통과시킨 사례를 연결하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In Cleveland, the city council passed legislation intended to bar “improper use of social media to violate ordinances on disorderly conduct, public intoxication and unlawful congregation by promoting illegal flash mob activity.”

 

플래쉬맙이 변질돼 약탈과 폭력로 치닫는 일부 부정적 현상이 있다고 해도, 이처럼 법으로 사람들의 집회결사, 표현의 자유를 막는 것은 헌법에 반하는 대응이라는 주장이죠.

 ’공중의 안전’을 이유로 헌법에 보장된 ‘공중이 누리는 집회결사, 표현의 자유’를 막으려는 공권력 남용의 문제는 이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인터넷과 모빌통신쪽에서도 계속 논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때 기본적으로 묻고 넘어가야 할 근본적인 질문은 아래 주장에 함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Cutting off one form of communication for a limited time in subways may seem different from the effort of authoritarian national leaders to prevent any free speech at all. Yet as the proposed Cleveland statute illustrates, barring all people from engaging in constitutionally protected speech, even for a limited time in a limited space, raises troubling First Amendment issues. There will be more.

(BART측에 항의하는 한 시민이 입고 있는 아래 티셔츠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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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적으로 혁신하라!

September 6th, 2011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업들은 종종 기술적인 개선 혹은 성능의 향상에만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이보다는 4개의 영역에서 동시에 개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에 상당히 공감이 가네요. (창조에 관한 원칙이지만, 제 관심인 혁신에도 적용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 

(1) 기술적 (성능, 디지인, 수용능력) 개선 (2) 정서적 (소비자/공중에게 자석처럼 달라붙는) 밀착 (3) 합당한 가격(구매가능성) (4) 콘텐트의 점진적 향상 [The Six Secrets Of Demand Cre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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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이 고려할 이 4가지 원칙은, 구직을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이나 유권자의 지지를 구하는 후보자들에게도 꼭 필요한 차별의 원칙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례로 안철수 원장이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4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이뤄진 개선이 아닐까 싶네요. 물론 이 혁신은 정치적 콘텐트의 혁신이라기보다는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에서 이뤄진 혁신임을 먼저 단서로 달아야겠습니다. 일종의 소통의 혁신이라고 볼 수 있겠죠.

(1) 강연을 콘서트로 명명해 도달할 수 있는 수용자들을 계속 늘려가고 이게 급기야는 매스미디어의 주요 이벤트로 바꿔놓았다는 점.. 이게 기술적 향상이죠. 
(2) 콘서트로 명명된 강연을 통해 정서적으로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잠재적 지지자들과 밀착했다는 점. 이게 정서적 공감을 확장시킨 것이겠죠. 
(3) 그리고 합당한 가격.. TED처럼 돈많은 사람들 혹은 영향력있는 사람들 앞에 나서서 거룩한 말씀을 하셨던 게 아니라, 취업 걱정과 미래 걱정으로 불안해 하는 젊은 청춘들이 입장료 부담느끼지 않고 시간만 투자하면 좋은 컨텐트를 쉽게 들을 수 있도록 제공했다는 점–다시 말해 아주 합리적 가격에 동급 최강의 위로와 웃음, 재미, 교훈을 얻어갈 수 있게 했다는 점.
(4) 그리고 일관된 콘텐트에 계속 색다른 이야기를 추가해서 콘서트를 식상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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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콤 글래드웰의 Myth of Creation 요약

August 5th, 2011

“천재”는 (만시간법칙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평범한 이야기로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낸 당대 최고의 노가리텔러 말콤 글래드웰이 이번에는 “혁신과 창조의 신화”에 관한 책을 쓰는 모양.

책의 근간이 될만한 이야기들이 뉴요커지 (번역글)에 실렸는데, (만시간의 법칙처럼) 기본 뼈대가 되는 생각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양질 전환의 법칙–”질은 양의 확률적 함수다.” 많이 쏟아내야 거기서 작품이 나온다. 많이 실패할수록 많은 성공이 나온다는 것.

말콤 글래드웰은 심지어 바흐가 동시대 다른 작곡가들과 달랐던 점은 바흐가 힛트 확률이 더 높았던게 아니라, 바흐는 천여곡 이상의 완성곡을 쏟아냈다는 것. 창의성에 이르는 어떤 깔끔하고 효율적 법칙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롤링스톤즈가 위대한 것도 다른 어떤 밴드보다 작곡에 관한 생각이 넘쳐났기 때문. 그 많은 사소한 아이디어가운데, 위대한 곡들이 나오는 것.

역시 허탈한 이야기이이며 과학적 타당성이 없는 주장.

말콤 글래드웰이 창조-혁신과 관련해 썰을 풀고 싶은 또다른 이야기는 혁신은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게 아니라는 것. 다시 말해 누적적이고 동시다발적이며 때로는 해석과 적용이 차이라는 것. 일전에 언급했던 재봉틀 특허전쟁 (특허덤불(patent thicket) 사례.

이와 관련해 말콤 글래드웰이 내놓은 관찰은

“No one stole the revolution. Each party viewed the problem from a different perspective, and carved off a different piece of the puzzle.”

문구는 아름답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혁신은 끊임없이 모방되고 도둑질당한다..

마우스 개발에 관련된 이야기를 장황하게 하면서, 이걸 군장비에서 일어난 혁신의 역사와 비교한다.

혁신에는 비저너리(visionary)와 실행가와 꾀돌이가 있다는 것.

마우스 아이디어를 내놓은 더글라스 엥겔바트(Douglas Engelbart)가 바로 비저너리. 군 장비의 혁신에서 소련역시 비저너리.. . 비전은 있지만 관료주의때문에 혹은 생각만 많고 실행력이 없기에, 혹은 너무 고상해서 직접 뛰어들 수는 없기에 그냥 생각만 제시한다.

실행가.. 비전이 집행되고 물건이 만들어지는 곳….A place where thing got made. 마우스 개발에서 Xerox PARC같은 곳.. 군장비 혁신에서 미국과 같은 곳.

하지만 비저너리와 실행가가 차려놓은 밥상에 앉아 맛있는 반찬을 재빠르게 골라먹는 곳이 바로 꾀돌이형 기업이다.. 군장비 혁신에서는 이스라엘 같은 곳.. 마우스 혁신과 상업화 관련해선 애플이 여기에 해당..

말콤 글래드웰의 노가리텔링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지만, 잡다한 정황 설명들을 더 보고 싶으신 분들은 애플포럼의 번역글을 보시길..

위기의 관성의 법칙

July 29th, 2011

위기를 초래한 뉴스는 쉽사리 멈추지 않는다. 쉽사리 막을 수 있다면 그걸 위기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위기에 방아쇠를 당긴 사건은 달리는 버스처럼 혹은 한 번 발사된 총알처럼 일단 어느 상태까지는 앞으로 계속 질주할 운명을 가지고 있다. 이 운동의 상태에 자극을 줘 그 버스 혹은 총알이 안전한 곳에 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로 PR이다. 물론 가만둬도 속력은 떨어지겠지만 그 과정에서 버스가 질주하는 혹은 총알이 날아가는 경로에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은 피해를 입게 된다. 수많은 내/외부의 희생자들과의 마찰을 만들어내고 속도가 죽어 끝이 나는 매우 바람직하지 못한 위기 종결인 셈이다.

위기관리의 고전적인 원칙은 “tell it all, tell it early, and tell it yourself”이다. 그런데 이런 교과서적인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조직의 최고경영자, 혹은 경영진들이 이런 원칙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이다. 다 말해버리면 일단 모든 책임은 그들이 져야 하기 때문이다. 호미로 막을 일이 나중에 가래로 막아야 할 상황이 오는 주된 이유다.

그래서 위기관리에 대한 지침은 결국 하나로 정리된다:

말도 안되는 변명이나 임시방편적 둘러대기로 위기를 더 악화시키지 말고 모든 사실을 그대로 밝히고, 진짜 큰 오해가 있다면 그걸 바로 잡는데 최선을 다해라.

상황을 악화시킨 위기들의 고전적 혹은 최근 사례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게 바로 이 원칙의 위반이기 때문이다.

모두들 이 원칙을 알고 있기에 위기가 나면 요즘은 +Gihong Yi 님이 링크한 기사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경영진들이 기자회견장에서 고개숙여 사과하는게 아주 일반화되었다. 문제는 이렇게 고개숙여 사과하는 모습이 기자들이나 네티즌들에게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찾으려고 해서 찾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내부고발자때문에, 때로는 외부의 특출한 전문가의 폭로에 의해, 때론 detail에 주목하는 네티즌들의 날카로운 눈때문에, 기업이나 조직이 내놓은 해명이나 해결책이 한순간에 비웃음거리로 전락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보안사고들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이 이것이다. “완벽하게 복구했다, 이젠 안심할 수 있다, 피해 정도는 예상외로 미미하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말들은 위기상황에선 단정적으로 써서는 안될 말처럼 보인다. 최고 경영진들이 혹은 대변인들이 숨기려고 해서 그렇게 된다고 믿고 싶진 않다.

이번 경우에는 기업이 왜 외부 전문가를 위기상황실의 일원으로 초빙하지 않았는 지 그게 궁금하다. 예를 들어 미국에선 이런 일이 터지면 언론에서 가장 먼저 인용을 따는 사람이 Ben Edelman같은 천재 해킹/보안전문가다. 따라서 기업들은 미리 이 사람에게 자문, 컨설팅을 받는다.

기사에 인용된 김승주 교수의 이름은 처음 듣지만, 왜 SK컴측은 이런 전문가의 자문을 얻지 않고 미리 결론을 냈는지 궁금하다.

결국 위기상황을 타개하는데 중요한 것은 기업이나 조직이 어떤 일을 얼마나 믿을만하게 수행했느냐, 혹은 수행해 낼 능력이 있는가에 달려있지.. 어떤 각도로 고개를 숙이느냐, 혹은 어떻게 변명하는가에 달려있는 것은 아는 듯 싶다.

관용

July 27th, 2011

관용은 인류보편적 감동을 자아내는 키워드중 하나다. 사람들은 성경, 간디 위인전 을 통해 관용의 가치를 학습하고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를 읽으며 역시 프랑스는 철학있는 나라라고 생각한다.

말콤 X의 저항은 스파이크 리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지만, 마틴루터킹식의 저항은 교과서에 나올만큼 위대하다. 심지어 빵을 훔친 노인을 대신에 10달러를 내줬다는 라과디아 판사의 도시전설이 아름다운 것도 관용의 코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관용하는 사람은 위대해지고, 관용하는 국가의 국격은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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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archum20]
[관련기사: 노르웨이의 관용, 9·11 미국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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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과 함께 잠자는 사람들

July 27th, 2011

Pew Research & Internet 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 스마트폰 이용자는 35%로 알려졌죠. 그런데 ComScore데이터를 보니 지난 6월의 경우 하루 중 스마트폰 앱 이용 시간 평균이 데스크톱과 모빌웹 이용 시간 평균을 넘었네요.

문제는 스마트폰 이용의 대부분은 게임(47%)과 소셜네트워킹(32%)이라는 점이네요. 게임과 페북/트위터 등을 하느라 너무나 많은 시간을 낭비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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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한 Pew 연구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 2/3가 잠들때까지 스마트폰을 체크하다 잠드는 이른바 “sleep with your iPhone“족이라는군요.

이러다보니 심리학자들과 정신과 의사들에 따르면 가족이나 친구등 주위 사람들과 상호작용은 점점 줄고 스마트폰을 통해 소셜네트워킹상의 상호작용에만 집착하는 사람/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나타나는 문제점이 바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끊임없이 인지적으로 뭔가에 각성되고 자극되어 있는 이른바 cognitive arousal 상태에 빠진다는 거죠. 잠자리에 들면서는 뇌를 편안한 휴면상태로 가져가야하는데, 하루 종일 스마트폰으로 트위터와 페북등에서 수천개의 단발적 메시지와 멘션들을 스캔하다 잠자리에 들면 잠자리에 들면 뇌를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인지적 스위치를 완전히 끄고 잘 수 없다는 겁니다.

 

 Joon Soo Lim

Joon Soo Lim

 

 

 

 

 

 

디지털시대의 브랜딩을 읽으며 든 생각

July 26th, 2011

디지털시대의 브랜딩




소비자 구매와 선택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모델은 이른바 깔때기 모형(funnel model)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Top of Mind. 마케팅 역시 TOM에 자리잡는데 포커스를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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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참여와 공유의 웹 시대에 살면서 사람들은 이제 브랜드의 사용에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기기 시작한다. 즐기면서 이들 브랜드를 홍보하고 그러다보니 찐한 애정까지 갖게 되고 심지어는 컬트적 숭배 단계로 발전한다. 내가 속한 소셜미디어의 친구들이 좋아하고 그들과 관계를 더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면 이제 초대권을 받아 베타 테스트를 해보고 싶어하고, 테크크런치나 매숴블의 국내통신원 노릇을 하고 싶어하고, 사용 경험을 앞다퉈 공유한다.

이제 때를 놓친 소비는 김빠진 맥주처럼 싱겁게 느껴진다. 트위터와 페북, G+의 다른 친구들과 같은 시간에 맥라이언을 깔아야 하고, 트랜스포머3 ‘나는 봤는데 당신은 보지마’라고 조언해줘야 하며, 나가수 본방 사수를 하면서 나도 평론가가 되야 한다.

이젠 기업들의 철학이 변해야 한다. 이젠 “당신 회사의 제품과 서비스 자체가 당신의 비즈니스 카드”이고 마케팅 캠페인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게 Apple’s Way아닐까?
제품/서비스에 자신있다면, 이젠 광고 마케팅 PR 팀이나 대행사들이 할 일도 예전과는 다르고 또 그리 어렵지도 않다. 캠페인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TOM에 올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비자/이용자들을 loyalty loop안에 머물도록 배려해주고 도움을 주는 일이 아닐까!

Branding in the Digital Age_ You_re Spending Your Money in All the Wrong Places - Harvard Business Review-3.jp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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