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리뷰: 짐 콜린스의 [Great by Choice]
오늘자 WSJ에 [Good To Great]저자 짐 콜린스와 UC 버클리 정보대학 교수 모튼 한센씨가 공저한 [Great By Choice]의 북리뷰가 실렸네요.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이 북리뷰가 짐 콜린스 경영서에 나타난 문제점을 아주 정확히 잘 비판한 듯 해서, 제 생각을 곁들여 이 서평의 주요 내용을 옮겨봅니다.
일단 이 북리뷰는 공전의 힛트를 기록한 [Good To Great]에서 위대한 회사로 언급했던 11개 기업중 한개(서킷 시티)는 이미 부도났고 다른 한개(패니메이)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관리 대상임을 주지키시면서 시작합니다.
이 책은 “변화와 격동의 기업 환경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가”라는 아주 근본적이면서 매력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서적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당기는 것 같습니다. 관심 유발과 신뢰도를 위해 짐 콜린스가 잘 쓰는 수법이 있죠? 바로 ‘이 책을 쓰기 위해 나는 지난 수년간 수천 톤 트럭분의 실증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라고 서문에 쓰는 거죠. 이번에도 마찬가지 주장을 합니다. ‘이 책의 결론은 지난 9년간 내가 공저자 한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수행한 엄청 공들인 리서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가 들여다 봤다는 데이터가 2002년에 끝난다는데 있습니다. 이 책의 주제가 “혼란과 무질서, 격동의 시대에 성공의 견인하는 법”인데, 사실 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그 엄청난 혼란과 격동의 시대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맞지 않은 데이터일 수 밖에 없겠죠?
이 책에서 짐 콜린스는 15년간 “불확실한 시장환경에서”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기업들을 선택해서 이를 “10Xers”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동종업계의 기업보다 10배 이상의 배당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는거죠. 이 10Xers에 해당하는 회사들은 인텔, Amgen, Biomet,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레시브 보험, 사우스웨스트 항공, Stryker라고 합니다. 또 이들 10Xers와 비교를 위해 이 기업보다는 덜 성공적인 “controls”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애플, Genetch, Kirschneer, AMD, Safeco, PSA, United States Surgical.
문제는 2002년에 끝난 데이터로 책을 냄으로써, 이 사례 분석 자체가 이젠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거죠. 다 아시다시피, 현재 전세계에서 자산 규모로 가장 큰 회사는 애플이 되었죠. 이 책의 주장과 데이터들은 더 큰 문제를 보입니다.
이 책에서 짐 콜린스는 “성공한 기업의 리더들은 가장 뛰어난 visionary나 risk-taker가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대신 이들 10Xers의 리더들은 아주 실증적이며 어떤 환경에도 요동하지 않고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절제된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하죠. 이들은 감이나 본능보다는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나 증거자료들에 더 의존했고 한때의 대박 힛트보다는 꾸준한 성장세를 선호했다는 겁니다. 또 이들 성공한 10Xers 들은 이들이 “controls”타입의 기업들로 분류한 덜 성공적인 회사들에 비해 더 혁신적이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는 겁니다. 대신 이들은 점진적 변화를 선호했고 이들에게 전망을 보여준 영역들에 빠르게 뛰어들어가 여기서 부를 창출하는 이른바 “스케일의 혁신”을 선호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대목은 사실 애플의 혁신을 잘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애플은 디지털 음악 시장이나 스마트폰 시장에 무작정 처음 들어가진 않았지요. 애플은 업계에서 일어나는 혁신들을 관찰하고, 이 혁신을 와해적으로 적용한 회사들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때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했을때,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로 큰 규모의 시장을 석권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짐 콜린스가 주장하는 스케일의 혁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애플을 설명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생각입니다.
짐 콜린스는 책에서 “이 10Xers 회사들은 Controls회사들에 비해 변화하는 시장에서 변화를 덜 수용한 회사들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그의 주장은 요즘 문제되는 블랙베리 제조사 RIM이나 세계적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에 해당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처럼 현실과 맞지 않는 옛날 이야기를 가지고 짐 콜린스가 비즈니스 관심 독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것은 역시 스토리텔링입니다. 물론 들어보면 이 스토리텔링도 진짜 “남극의 대결”을 제대로 이해하고 쓴 것이라기보단, 남극의 대결 이야기에서 자기 멋대로 우화적 요소–토끼와 거북이–를 강조해서 생각을 복층적으로 하지 않고 그냥 유행하는 교훈을 좇는 독자들의 뇌를 자극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가 이 책을 팔기 위해 들고 나온 주요 이야기는 바로 아문센과 스콧의 세기의 남극 대결 이야기입니다. 짐 콜린스는 아문센이 이 세기의 대결에서 승자가 된 이유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 조금씩 점진적 전진을 만들어 냈다는 점. 날씨가 궂다고 목표에 미달해 가거나, 날씨가 좋다고 더 오버해서 가는 일 없이 차근차근 전진해 갔다는 점” — 짐 콜린스는 10Xers들은 바로 목표 달성을 위해 이런 점진적 목표 달성을 한 회사들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스콧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초과달성하고 날씨가 나쁜 날에는 덜 갔는데, 그가 Controls회사들로 보는 기업들은 목표달성을 위해 이런 접근법을 취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결국 [Good To Great]를 유명하게 만드는데 있어서 저자가 취했던 나쁜 점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비판에 노출되어 있는 듯 합니다. 저자의 결론이 가끔은 “잘 쓰여진 12궁도(호로스코프)”같은 느낌을 준다는 겁니다. 아주 일반적이고 두리뭉실하게 써놔서 이를 검증하는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그가 10Xers 지도자들의 특징으로 언급한 것이 “절제되고” “창의적이며” “신중하고” “과감하다”는 겁니다. 또 이들 10Xers들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아주 신속하게 하지만, 그들이 또 빨리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급을 조절해 천천히 전진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또 변화의 속도에 일관성을 갖지만, 어떤 때는 변화에 오픈 마인드를 갖기도 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처럼 포괄적인 접근을 적용한다면 뛰어난 실적을 견인한 모든 지도자들이 이들의 프레임에 걸리지 않을 수 없다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서평을 쓴 머레이씨는 “이들의 호로스코프에 걸리지 않을 성공 사례는 과연 어떤게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짐 콜린스 사례의 아킬레스건인 애플사와 스티브 잡스를 반박 사례로 들고 나옵니다.
2002년 데이터에 의존한 분석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애플의 경이적인 성공 사례 자체가 이 책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반증이 되겠지요. 거기다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 책뿐만 아니라 [Good To Great]에서 짐 콜린스가 강조한 “겸손”의 미덕에 아주 반하는 개성과 독선이 있었음을 주지시킴니다.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에는 놀랄 정도로 대범하고 자신만을 믿고 때론 거만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지도자였죠.
물론 짐 콜린스는 그런 스티브 잡스를 분석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분석틀이 정확함을 강조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가 복귀해서 애플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처음 했던 일은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아이튠즈 개발과 같은 혁신에 몰두하는 일이 아니었고 직원들의 훈육과 절제를 강조했다”는 점이라고 이 책에 적고 있다는 겁니다.
짐 콜린스 팬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책에 대한 더 이상의 관심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입니다.
사무실 제 책상 옆 책꽂이에도 짐 콜린스 책이 두 권 꽂혀있는데 아직 안읽었네요. (심지어 10년도 더 전에 나온 Good to Great도 아직..;;)
아문센과 스콧 이야기를 우화로 활용한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나네요. 비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꽤 유명한 책이었는데 ^^;;;
다시 돌아온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이야기는 굉장한 예외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미국식 경영이론에서 굉장히 벗어나 있는 outstanding case이기에 이 사례를 들이대면 많은 사람들이 곤란해할 것 같기도 하네요 ^^; (이 문장을 쓰면서 머리속에서 여러 이론가들을 떠올리다가 문득, 크리스텐슨의 파괴적 혁신의 10가지 조건을 들여다보면 애플의 성공이 굉장히 잘 맞아떨어질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하지만 크리스텐슨은 애플보다 시스코를 더 창조적인 회사로 꼽았었던 적이 있네요;;)
저는 게임 회사에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게임 회사에서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비교하는 건 반칙쯤으로 인식됩니다. 블리자드가 한다고 다른 회사가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블리자드처럼 하고 있는 메이저 회사는 블리자드 이외엔 없기도 하구요 ^^;; 그래서 저도 가끔은 “블리자드랑 애플은 예시로 들지맙시다”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 물론, 가끔만 그러지만요 ^^;
좋은 서평을 읽고 쓰는 댓글이 횡설수설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