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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ve for the ‘Ideas’ Category

위대한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는가?

May 3rd, 2013

뛰어난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각 분야의 사람들이 한가지씩 조언을 주는데, 이런 조언들은 혁신을 이루는데도, 좋은 연구 논문을 쓰는데도 적용 될 수 있는 기본 원칙/자세들이다. 

때마침 KBS다큐멘터리에서 다룬 INCOCO 박화영 대표편을 보면서 과연 그런 원칙들과 자세들이 그의 삶의 궤적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Beauty Meets Innova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붙이는 매니큐어 필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낸 인코코 박화영 사장은 창업과 혁신을 위한 성공인자들이 무엇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글로벌 성공시대: 화장품 산업에 돌풍을 일으킨 성악가 ,박화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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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ook at What’s Bugging You 뭔가 나를 계속 자극하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속 파고 들어갈 때 좋은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법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에 몰입하는데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는 박화영 대표. 뭔가에 몰입하면 답을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는 태도가 있었기에 그는 어떤 화장품 회사도 해결하지 못했던 붙이는 손톱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발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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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ink Big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작은 개선을 통해 돈을 벌 기회와 방법들은 널려 있다. 하지만 창업의 진짜 묘미는 동시대 사람들이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뭔가 큰 생각들을 좇고 이를 실현하는게 아닐까? iTunes처럼 기존 유통 체계를 드라마틱하게 바꾸는 그런 창업 아이디어들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지 않았던가?
박화영 대표가 10여년 동안 혼자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는 동안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하나뿐인 인생을 되지 않을 일에 그렇게 낭비하는 그를 다른 사람들은 미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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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e Present in Life 당신이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성과들이 다른 인접 분야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푸는데 의외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안해본 일이 없다는 박화영 대표.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박대표는 단지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건성으로 하는 의지없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자전거 수리를 위해 모든 도면과 부품을 외웠을 정도였던 그다. 골프를 전공하지 않았던 그가 프로들의 골프채를 수리할 수 있게 된 것도 뭔가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그의 성실한 태도때문이었을 것이다. 붙이는 손톱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화학과 엔지니어링 지식과 기술은 교과서나 강의실이 아닌 길거리에서 발품을 팔아 배운 것이다. 자전거포에서 일했던 경험도 결국 헛되게 버려지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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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deas Are Abundant; Drive Isn’t 아이디어는 무궁무지하다. 위대한 창업으로 가는 기본 열쇠는 추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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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njoy every moment of your life: 꿈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한, 당신앞에 놓여있는 힘든 순간도 나중에 미래 당신 꿈을 이루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힘들지만 목표가 있다면 매 순간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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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인생에 허비할 시간은 하나도 없다는 박화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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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verse assumptions: 많은 창업가들은 기존의 발상을 뒤집는 역발상으로 성공했다. 예를 들어서 은행에는 반드시 수납원과 은행 지점이 있어야 한다는 발상은 ATM 개념으로 깨지지 않았던가?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던 박화영 대표가 운명처럼 만났던 사업역시 그런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당시 누구나 네일아트 사업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때, 박화영대표는 손톱 매니큐어를 말리기 위해 수십분씩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했던 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그렇게 많은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여성 고객들을 보면서 그는 ‘ 아 저걸 위해 저렇게까지’라는 생각했고, 이때 바로 혁신적 생각이 떠올랐다고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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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Let Your Subconscious Do the Work: 이건 어찌보면 유레카 혹은 에피파니의 순간이다. 뭔가에 깊이 열중해서 일을 하다 그게 무의식적인 인지영역에도 기본으로 깔려있다보면 휴식을 취하거나 단순 작업을 하다가도 갑자기 문제해결의 순간을 맞이 할 가능성이 크다. 위대한 아이디어를 만들려면 무의식적인 상태에서도 그에 관련한 생각들이 기저에 깔려 있을 수 있도록 뇌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드라마를 본다거나 술을 마신다거나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들여다보는 행위들은 무의식적 상태에서의 환기 상태를 방해할 가능성이 크기에 피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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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Head Into the Weird Places: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을 찾음으로써, 뇌를 확장시켜보는 일도 의미있을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큐멘터리나 파드캐스트를 보거나 들어보는 것도 권장할만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이한 공간을 아무 생각없이 걸어보면서 낯선 사람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해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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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Search for a Better Way: 더 나은 길이 있는 지에 대해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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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ail fast: 창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반면 시장의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추세에 있다. 아이디어의 검증도 그만큼 용이하게 되었기에 예전처럼 올인 끝에 쪽박차는 것과 같은 일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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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Pivot quickly: 성공한 창업 아이디어들중에는 초기에 기획했던 것과는 꽤 다른 형태로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애초 생각했던 것이 현실과 맞지 않을 때는 바로 궤도 수정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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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Listen to People Who Know: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듣고, 소비자들과 늘 접하는 현장의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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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Be Prepared to Shift Gears: 창업가는 늘 두가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첫번째 창업 아이디어는 종종 기회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왜 첫번째 생각은 늘 잘못되었는지를 복기하고 과감하게 연관된 다른 개선된 생각으로 옮겨가야 한다. 두번째는 문제가 있던 그 첫번째 생각일지라도 그 안에는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내재해 있다는 점이다. 후퇴는 할 지언정 실패때문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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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예술가가 성공한 발명가와 사업가가 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매순간 순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한 걸음 한 걸은 걸어온 박화영 대표가 성공을 이룬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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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You’re Never Too Old: 노벨 과학상을 탄 사람들은 모두 30세가 되기 전에 그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천재들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꿔온 천재적인 기업을 만들었던 창업가들도 모두 20대에 그 일을 이뤄냈다. 하지만 대다수의 창업가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잘 알고 자신만의 자산을 형성해온 중년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학계에서 대성한 사람은 20-30대 초반에 이미 두각을 나타내지만, 나이들어서도 꾸준히 연구해 온 학자들은 40대 중반 이후에도 업적을 남길 여지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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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es: Ideas, what's next Tags:

Word-Wide Web: 구글북스를 이용한 언어문화적 트렌드 연구

December 17th, 2010

하버드 언어/심리학자들과 MIT 컴퓨터/인공지능학과, 그리고 구글과 브리태니카 백과사전의 연구원들이 지난 2세기(1800-2000)동안 영어로 출간된 책의 약 4%에 해당하는 약 5백 2십만권의 책에 나타난 2십억개의 단어들과 구문들을 분석한 결과를 저널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via WSJ:Word-Wide Web Launches] 기술적 혁신을 이용해 언어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이 연구는 구글이 전세계의 모든 책을 디지털화한다는 계획하에 지난 04년부터 추진해온 구글북스[Google Books] 프로젝트를 이용해 최초로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이라는 기술사적 의미도 함께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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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k to view the full image]

찰스 다윈이 1809년에 출생했고 종의 기원이 1859년에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이 연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바로 진화론이 인류 언어문화사에 미친 영향이다. 역시 종의 기원 출간 이후, “God”이라는 단어는 인류사에서 점점 중요성을 잃어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하지만 ‘God’이라는 단어는 60년대부터는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계속 현상 유지를 하는 가운데 2000년 들어 약간 증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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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눈여겨 볼 단어는 바로 Men 과 Women이다.
1900년초까지만 해도 Men이라는 단어가 Women을 압도했지만, 1900년대 중반부터는 그 간극이 점차 줄어들어 2000년대에 접근하면서는 이제 Women 단어가 Men보다 더 빈번하게 나타나기 시작, 21세기는 여성상위시대임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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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여성의 권리 혹은 여성의 참정권을 위한 투쟁은 수잔 안쏘니(Susan B. Anthony)여사의 선구적 투쟁과 함께 기려린다. 그런데 수잔 안쏘니 여사가 다윈과 동시대인물임을 고려할 때, 여성(참정)권자들의 노력은 거의 한세기를 소모해가며 아주 힘든 결실을 맺은게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인류사에 큰 영향을 끼친 세기의 과학자들 4명에 대한 시대별 언급 비율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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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과학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종의 기원 출간 이후, 다윈이 빈번하게 언급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1859)할 무렵인 1856년에 태어나 1939년에 세상을 뜬 지그문트 프로이드(Sigmund Freud)는 20세기들어서면서 큰 주목을 받기 시작, 20세기 후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그 어떤 세기의 과학자들보다 더 빈번하게 언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글 북스 혹은 구글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이른바 computational 언어학 연구가 어떻게 발전할 지 궁금하다. 지금은 이런 중요 단어를 이용한 문화적 트렌드를 보여주는데서 시작했지만, 앞으론 디지털화된 출판물에서 시대별 인간의 이성과 감성이 어떻게 바뀌었는가하는 심리적 문제를 다루는 연구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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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1, 2, 3위의 공통점은?

November 30th, 2010

새벽 2시 50분. 침대에 누워 RSS리더를 읽는데 Economix블로그에서 링크한 The happiest taxes on earth라는 글을 보는 순간 졸리던 눈이 떠진다. 이건 꼭 공유하고 싶어 다시 졸린 눈 비비며 아래 글을 남기고 싶어졌다.

2009년 OECD발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민들 1-2-3위는 모두 북유럽 국가들에서 나왔다.
여기서 행복을 측정한 지수는 현재 삶의 만족지수이다.

1위는 덴마크:
Predicted Satisfaction With Future Life: 92.3*
2009 Gross Domestic Product Per Capita: $68,362**
Unemployment Rat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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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핀란드: 현재 삶의 만족지수: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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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는 네덜란드
Satisfaction With Present Life: 85.1*
Predicted Satisfaction With Future Life: 88.2*
2009 Gross Domestic Product Per Capita: $55,453**
Unemployment Rate: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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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국가의 공통점은 건강, 복지, 낮은 실업률, 경제번영, 레저타임, 끈끈한 가족유대와 사회적 연결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본 토양은 높은 세금이라는 것이다.
이들 세국가의 국민들이 내는 정도의 세금을 내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티파티(tea party)가 아니라 제2의 남북전쟁이 날 지도 모를 정도로 미국인들의 세금 혐오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다. 이게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덴마크인들은 소득의 2/3를 세금으로 납부한다고 하니, 정말 놀라운 일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높은 세금을 내고도 이 사람들은 도대체 뭐가 그리 좋아 삶에 만족한단 말인가?
바로 이들 국가의 사람들은 “낸만큼 (삶의 질로) 돌려받기 때문”에 높은 세금을 내고도 만족하며 산다는 이야기다.

If high taxes are an essential ingredient of Europe’s social democratic system, then paying taxes makes countries happy! [Psychology Today:Why a country is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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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visualeconomics.com

높은 세금내고 도대체 뭘 그리 많이 받는지 한 번 읽어보시라.

It says social welfare programs include health insurance, health and hospital services, insurance for occupational injuries, unemployment insurance and employment exchange services. There’s also old age and disability pensions, rehabilitation and nursing homes, family welfare subsidies, general public welfare and payments for military accidents. Moreover, maternity benefits are payable up to 52 weeks. [The happiest taxes on earth]

그렇다면 왜 다른 나라들은 이렇게 세금을 많이 징수하고 국민들에게 많이 돌려주는 모델을 도입할 수 없는 것일까? 왜 미국은 왜 우리나라는 안된단 말인가?

이런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선 “국민들의 의식” “정치적 부패척결” “건전한(?) 자본주의” 이 세가지가 토대가 되야 하는데, 미국에선 적어도 앞의 두가지가 결여되어 있고, 우리나라는 세가지 모두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건전한 자본주의란 말에 두드러기 생기는 분들 많겠지만, 그냥 재벌2세놈이 야구방망이로 노동자패고 돈지불하고 준돈 송사걸어 다시뺏는 그런 깡패자본주의 생각하고 쓴 말…

[관련 글: 그리스발 경제 위기와 부패지수]

세금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미국에서는 보수파 정치인들이 인기를 얻기 위해 세금깍는 것을 tax cut대신 tax relief라는 메타포로 포장해서 사람들을 꼬득인다. 그렇게 해봤자, 나같은 직장인이 절감하는 세금혜택은 그리 크지 않다. 반면 상위권에 드는 부자들이 받아가는 혜택은 천문학적이다. 오죽하면 빌 클린턴이 “자서전 내고 엄청난 거금을 벌었는데, 조지 부시가 절감시켜놓은 세금혜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할 정도”라고 했을까.. 물론 부시정권의 tax cut의 진정한 수혜자가 누구인지를 비꼬면서 한 말이다.

이래도 내고 저래도 낼 것, 기분좋게 내고 기분좋게 돌려받는 나라..그런 나라에서 살고 싶다. tax relief라는 그럴듯한 수사로 사람들을 꾀지만, 결국 몇푼 덜내봤자 삶의 질은 점점 나빠진다. 그런 미국보다는 행복세를 내고 행복하게 사는 그런 나라를 꿈꿔본다..

Addendum:
최근 네이처지에 발표된 뉴로사이언스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조나 레러가 WSJ에 기고한 좋은 과학칼럼: 인간의 뇌는 세금을 좋아하도록 되어 있을까? http://on.wsj.com/fXpGBY [link]

미국에선 세금통해 ‘부의 재분배’ 문제를 이야기하면 바로 사회주의자로 등치시키는 일부 세력이 있지만, 인간의 뇌는 나보다 없는 자의 gain을 보고 강한 즐거움 반응을 느낀다는게 이 과학칼럼의 핵심 http://on.wsj.com/fXpGBY [link]

마이클노톤교수(심리학자/하버드 경영대)와 심리/행동경제학자이자 “상식밖의 경제학”저자인 댄 애리얼리(듀크대)가 최근 발표한 “부의 재분배”에 관한 미국인들의 의식조사 결과. LA타임즈 기사 http://goo.gl/XDTwh [link] Joon Soo 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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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서비스의 생존을 위한 통합적 사고 (Opposable Mind): 도이체 포스트의 보안 이메일 사례

November 17th, 2010

이 글을 오래된 서비스는 변화하기 어려운 것일까라는 글에 대한 먼거리댓글(트랙백)로 보냈습니다.

프리코노믹스 시대에 컨텐츠나 서비스의 유료화문제로 고민을 하는 기업들은 눈을 들어 도이체 포스트를 봐야 할 듯 하다. 사람들에게 돈을 내고 컨텐츠를 보게 만드는 것과 돈을 내고 이메일을 보내게 만드는 것 둘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운 일일까?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핫메일, 지메일, 야후메일은 물론이고 페이스북까지 공짜 이메일을 제공하는 추세속에, 도이체 포스트는 일반 우편보내는 것처럼 사람들이 이메일 보낼 때도 돈을 내게 만들고 있다. 독일의 본에 본부를 둔 도이체 포스트는 2005년 국영 도이체 분데스포스트가 민영화되고 이후 DHL을 인수합병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물류업체가 되었다. [중앙일보 “독일, 우편 민영화로 DHL 살 돈 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도이체 포스트의 유료 “E-포스트 편지”는 이제 디지털 시대에 회사가 계속 독일의 지배적 우편업체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중요한 전략의 일부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물론 맨 서두에서 언급한 비교 — 컨텐츠의 유료화와 이메일의 유료화 –는 사실 같은 선상에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다. 하지만 위 비교의 핵심은 서비스의 요체가 아니라. 누구도 어렵다고 생각했던 프리코노믹스의 핵심 산업에서 수익원을 만들어냈다는데 있다. 도이체 포스트의 성공적인 실험에서 세가지 점을 배울 수 있겠다.

(1) 진화하는 기술의 장점을 이용하면서 전통적 방식의 소비의 단점을 보완하라. 도이체 포스트의 “E-post letter”는 이메일 시대에게도 세상에는 편지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교신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래서 “E-포스트 편지” 서비스를 ‘편지처럼 보안이 유지되면서도 기존 편지보다는 훨씬 빠른 배달’이라는 영역에 포지셔닝했다. 즉 도이체 포스트는 여친에게 보낸 이메일을 편지지에 출력해서 여친의 집주소로 보내줄 수 있다면, 그리고 이 과정에서 보안과 비밀이 유지될 수 있다면 우표값 정도는 기꺼이 지불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이 영역의 서비스 개발에 주력했다.

(2) 당신의 실체(서비스)가 세간의 지각(perception)보다 더 뛰어난데, 사람들의 지각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는 P.R.이 필요하다. P.R.은 원래 public relations의 준말이지만, 심리학적 모델의 PR에서는 지각(perception)과 현실(reality)의 균형을 잡는 것으로 통용된다. 다시 말해 세간의 지각이 당신의 실체(서비스/제품)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는 P.R.을 이용해서 이 저평가된 지각을 끌어올려줄 필요가 있다. 자신들의 E-포스트 편지 시스템의 보안에 한치의 구멍도 없다는 없다는 것(=실체)을 세간에 인식시키기 위해 도이체 포스트의 경우는 해커, 보안전문가등을 초청해서 보안에 어떤 누수나 버그가 발견되면 상금을 주겠다고 공언했다. 물론 광고도 잊지 않았다.옥외광고나 인쇄광고를 통해 이 새로운 브랜드의 유료 이메일을 알리는데도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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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통적 방식의 소비를 하고 있던 수용자들에게 새로운 소비행태를 받아들이게 하려하지 말고 이들을 고려한 서비스를 유지하는 통합적 사고 — 혹은 opposable mind — 를 견지하라. 도이체 포스트의 보안 이포스트를 발송하는데 소비자들은 미화로 75센트 (55유로)를 지불한다. 하지만 발신자가 의뢰할 경우에는 이메일을 사용하지 않는 수신자들에게 편지를 인쇄하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고, 추가비용을 더하면 컬러인쇄나 특별 카드등에 담아서 수신자에게 배달해주기도 한다. 또 경쟁업체의 수익모델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견한 동종업체들은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답습하려하기보다 지역적 사정에 맞는 모델로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의 국영메일회사인 로얄 메일은 DM에 의존하는 업체들을 위해, 이메일로 보내는 DM메시지를 인쇄해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관광객이 많은 스위스에서 Swiss Post는 손으로 쓴 엽서나 편지를 스캔해서 이를 전자메일로 발송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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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의 프레임과 카지노 도박장 승인

October 6th, 2010

50년전 스웨덴의 Nils Bohlin이라는 볼보 엔지니어가 비행기 기내의 장치를 개조해서 사람의 허리(힙)둘레와 가슴 그리고 차의 바닥을 연결하는 이른바 three-point 안전벨트 아이디어를 들고 나왔을 때, 자동차업계는 이 혁신적 발명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자동차업계 사람들은 차에 안전벨트를 다는 것이 자칫 사람들에게 그 차가 안전하지 않다는 지각을 갖게 만들 것을 우려했다. 이런 인식은 실제로 십수세기동안 이어져 81년 미국에서 자동차 안전벨트를 정기적으로 메고 다닌 운전자는 겨우 11%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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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저널 오브 파퓰러컬쳐에 실린 Starr의 논문 “The Marlboro Man: Cigarette Smoking and Masculinity in America“에 따르면 1950년대 초기까지 흡연은 남성다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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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 담배는 남성발기부전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그래서 미국에서는 담배피는 남성들의 수는 계속 감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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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립스틱은 약국의 카운터와 백화점의 진열대에 우아하게 전시되어 있다. 여성들이 립스틱을 바르는 것은 이제는 일종의 의례가 되었으며 머리에서 발끝까지 단장을 한 후에 꼭 마지막에 정점으로 찍어야 할 필수 포인트가 되었다. 하지만 중세에 립스틱은 악마의 상징으로 취급되었고, 1800년대 유럽에서는 매춘부와 배우들만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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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웨스턴 메딜 저널리즘 스쿨 교수에서 IMC를 가르치는 Ashlee Humphreys 교수는 박사논문에서 매우 좋은 질문을 던진다.

Why do some consumption practices become legitimate while others remain stigmatized?
왜 어떤 소비 행위들은 (시대에 따라) 정통성을 부여받는 반면 어떤 소비행위들에는 낙인이 찍히는걸까?

이 멋진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애쉴리 험프리스 박사가 주목한 것은 카지노 도박이다.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카지노 도박은 변방의 어두운 행위에서 거대하고 번창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했다는 것이다. 험프리스는 역사적으로 도박이 어떻게 (법적, 소비적) 정통성을 확보했는가를 1980년부터 2007년까지 신문에 나타난 담론분석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미국에서 카지노 도박은 87년까지만해도 합법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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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험프리스는 1980년대부터 2007년까지를 세시기(1980–88, 1989–99,2000–2007)로 끊어 뉴욕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그리고 USA투데이에 실린 카지노 도박에 관련된 기사들을 분석한다. 일단 이 기간에 있었던 7,211개의 기사들을 모집단으로 해 600개를 stratified random samplling한 후, 컴퓨터를 이용한 언어분석을 하고 이어 담론분석을 했다.

험프리스는 조사대상 기간으로 잡은 27년동안 미국의 주요 신문들이 카지노 도박 담론을 형성하는데는 네개의 근본적 컨셉들이 있다고 주장한다: purity, filth, wealth, and poverty
말하자면 언론의 프레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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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별로 볼 때 1기(80-88년)때는 신문에서 purity와 filth 프레임을 대조한 반면, 2기(89-99)때는 wealth와 poverty프레임의 대비로 이동한다.
그리고 3기 (2000-07)와서는 이전 시기의 두 프레임중 좋은 프레임인 purity와 wealth는’성공한’ 모델인 라스베가스를 이야기할 때 많이 사용되고, filth와 poverty와 같은 나쁜 프레임은 실패한 애틀랜틱 시티를 설명할 때 이용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연구결과를 해석하면서 애쉴리 험프리스 박사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어야 할 저널리스트들이 도박장 관련보도를 함에 있어서 정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특정 프레임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도박장 소비에 대한 사람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도박장의 규제적 승인을 이끌어내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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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일단 좋은 연구문제를 던지면서 시작했고 아주 작지만 의미있는 사례를 역사속의 언론보도를 고찰함으로써 소비행위의 변화와 이어지는 규제정책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살피려고 했다. 하지만 질적 방법론을 통한 인과적 설명을 시도한 이 논문은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일단 미국 저널리즘에 반영된 그런 컨셉들이 그렇게 변화했다고 100% 인정한다치더라도, 도박장이 정통성을 부여받는 과정과 소비자들의 카지노 도박장에 대한 소비의 변화가 조사대상이었던 3개의 엘리트 신문 보도에 지배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전제하는 것은 넌센스다.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들의 주체들이 행했던 로비와 노력, 그리고 광고와 홍보가 미친 영향에 대한 고려없이 3개신문의 담론분석을 통해 그런 결론을 냈다는 자체가 좀 나이브하다. 어떻게 Kellog 경영대학원의 박사논문이 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런 연구가 마케팅/소비자심리분야의 톱저널중 하나인 Journal of Consumer Research에 실릴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물론 광고나 홍보가 아닌 뉴스라는 점에 돋보기를 갖다대고 집중조명했다는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 분석의 대상을 좁히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지만, 그 집중조명을 통해 그보다 더 큰 그림을 설명하는데는 논리적 모순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세개의 엘리트신문의 프레임분석으로 애초 그가 던졌던 좋은 질문에 대한 결론을 내는 것은 아무래도 찜찜하다. 하지만 질문이 좋아서 다시 한 번 적어본다..

Why do some consumption practices become legitimate while others remain stigmatized?
왜 어떤 소비 행위들은 (시대에 따라) 정통성을 부여받는 반면 어떤 소비행위들에는 낙인이 찍히는걸까?

차라리 이순재씨의 “야동” 언급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야동에 대한 이미지를 몇십배 긍정적으로 up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보는게, 다시말해 이순재씨의 야동언급으로 야동이 legitimacy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게 더 설득력있지 않을까?

우스개로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우스개로만 안들리는 분은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가서 박사학위 논문 써보시길..

1. 왜 신정환의 원정도박은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고 _________ 의 ________ 는 정통성을 부여받는단 말인가?
2. 세월이 가면 신정환의 원정도박도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PR의 대가인 하워드 브레그만은 Where’s my fiftween minutes라는 책에서 요즘은 패리스힐튼처럼 (좋은 의미로) 유명해질수만 있자면 자신의 섹스비됴가 인터넷에 유출되도 괜찮다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이 다수라고 주장한다. 맞는 말인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들어서면서부터 섹스비됴에 대한 인식도 관대해지고 기존에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야동을 이제는 여성들도 스스럼없이 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앞으론 어쩌면 “남자 망신을 시키는 사람들“같은 에세이를 읽을 일도 없어질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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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 갠스키: The Mesh

September 24th, 2010

1993년 리사 갠스키는 오라일리 출판사의 데일 도허티와 팀 오라일리등과 함께 이른바 GNN이라는 웹사이트를 개발해 훗날 AOL에게 이를 팔았다. 그 후 그녀는 Ofoto라는 사진 공유 사이트를 만들어 이를 코닥사에 팔아넘겼다. 이후에도 그녀는 수많은 인터넷 창업가 개발자들과 함께 수많은 웹 커머스와 창업에 관여, 수많은 노하우와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그녀가 최근 The Mesh: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haring라는 책을 출간했다. 수년 전 크리스 앤더슨이 롱테일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을 때, 그는 “Why the Future of Business is Selling Less of More”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게 생각나지 않은가? 리자 갠스키와 펭귄출판사는 수년 전 히트했던 The Long Tail 컨셉의 바통을 받는 섹시한 인터넷 커머스 유행어를 노리고 이 책을 준비해왔음이 분명하다. 그녀 말대로 이게 “next big opportunity’가 될 지 또다른 유행어 장사가 될 지에 대한 판단은 내 몫이 아니다. 펭귄이라는 거대 출판사에서 출간했고 세스 고딘, 팀오라일리등 인터넷시대 출판 흥행의 큰 손들이 노골적으로 밀어주고 있기에 나름대로 초기 반짝효과는 있을 듯 하다.

복잡한 아이디어는 팔리지 않는다는 원칙을 알기에 저자는 이 책의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하다고 강조한다. 바로 “어떤 것들은 다른 것에 비해 더 잘 공유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그 공유의 커머스는 이른바 ‘공유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고 그런 공유 플랫폼은 이미 천지에 널려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우리는 (롱테일때와 마찬가지로) 또 한 번 “망치를 잡으면 모든게 못으로 보인다” 식의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테크TV와 인터뷰에서 이런 공유플랫폼의 예를 들어달라고 하자, 그녀는 ‘수도 없이 많죠. 당신 넷플릭스 이용하지 않나요?’라고 되묻는다. 넷플릭스건 아마존이건 모든게 다 공유 플랫폼에서 굴러간다는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배달온 DVD는 우리가 소유하는게 아니라, 마치 호텔의 방을 빌려쓰듯 남과 함께 빌려쓰면서 소유에서 오는 가격 부담을 줄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따진다면 왜 그게 인터넷 뿐인가? 우리 동네 앞집의 비디오 대여점은 어떻고, 당신이 잘 가는 와인바는 또 어떤가? 당신이 마시는 와인 한 잔은 그 와인 전체를 사는데서 오는 비용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단 말인가? (참고로 WSJ와인평론가는 당신이 마시는 와인 한 잔은 실제로 그 와인 한 병의 도매가에 육박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리사 갠스키씨는 롱테일의 크리스 앤더슨과는 달리 자신의 모델은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특화된 일반적 현상이라고 우기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인터넷 이전에도 모든게 공유의 플랫폼위에서 커머스가 이뤄졌음을 인정한다. 호텔도 택시도 공항도 비행기도 도서관도 공원도, 심지어 교회까지도 말이다. 그리고 리사 겐스키는 인류 역사상 비상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졌던 사람들은 모두 이런 공유의 힘을 잘 이해했다고 주장한다. 미국 개척 초기 철도 사업을 했던 사람들(옐예: 윌리암 밴더빌트)부터 세계적 호텔망을 건설했던 힐튼까지 말이다.

그러면서 그녀는 인터넷 시대에는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또다른 공유의 시대가 열렸고, 비즈니스를 위한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주장한다. 그녀가 요즘 입만 열면 들고 나오는 공유비즈니스의 예는 넷플릭스와 Zipcar, 그리고 그룹폰이다.

그리고 인터넷 시대의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람은 콘래드 힐튼씨와는 다른 방식의 공유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힐튼씨의 경우, 전화, 전신망을 이용해 공유를 신청하고 이 기록은 문서로 남게 되고 가격 흥정의 폭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환경의 공유 커머스는 이제 소셜미디어를 근간으로 이뤄지고 웹접근이 가능한 모빌 네트워크를 통해 시공간적으로 최적기에 가장 이상적인 타겟 그룹에게 가장 개별화되고 커스터마이즈된 방식으로 배달된다는 것이다.

인터넷 이전 시대에 택시를 공유하는 것과 이처럼 모빌 네트워크 시대에 택시를 공유하는 것의 차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당신은 현재 을지로 3가에 있는 스타벅스에 앉아있다가 택시를 탈 일이 생기면 택시 서비스에 당신의 정보를 보내고 그 을지로 3가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다른 누군가와 택시를 공유해 타고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어제 Mu님의 글을 통해 알게된 우리나라의 독특한 성상품 –이른바 키스방 –도 어떻게 보면 이런 공유플랫폼(?)하에서 굴러가는 음성적 커머스로 간주할 수도 있겠다.

리사 갠스키는 인터넷과 모바일이 결합된 공유플랫폼 환경하에서 소비자들이 더욱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GPS, WiFi, 스마트폰의 앱 덕택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런 공유플랫폼 환경하에서 기업들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가? 리사 갠스키는 지금까지는 기업들은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의 2차원적 생각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더 손쉽게 더 많은 선택에서 고를 수 있는 정보와 시스템을 즐기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상태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그녀는 이른바 The Mesh라고 부른다. 셀러와 바이어의 2D적 마인드하에서 기업은 물건을 지불한 손님이 계산대에 서는 순간에 환성을 지르고 그게 끝이었다.
하지만 The Mesh 비즈니스적 마인드에서는 하나의 물건/서비스를 여러번 판아 이윤을 계속 뻥튀기고 브랜드의 가치도 높이고, 고객과의 관계도 확장시키고 돈독히 할 것을 생각한다. 반면 소비자도 저렴한 가격에 예전보다 훨씬 향상된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왕회장께서는 아내, 자식빼고 모두 바꿔라라고 했다지만, The Mesh라는 개념을 띄우고 싶은 리자 갠스키는 아내, 자식빼고 모두 공유하라고 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유행어 장사의 최대 약점은 몇년만 지켜보면 그 바닥이 훤희 드러난다는 것이다. “미래의 비즈니스는 공유에 있다”를 돋보이기 만들기 위해 그녀는 새로운 개념의 차 렌트 비즈니스인 Zipcar라는 것과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우후죽순으로 본따고 있다는 이른바 그룹폰이라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Zipcar의 비즈니스가 5년 뒤, 아니 3년 뒤라고 계속 존재할 지 두고 볼 일이다. 물론 Zipcar라는 새로운 형태의 차 렌트 사업에는 뭔가 색다른게 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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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car가 기존 렌트카 업체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은 Zipcar라는 이른바 ‘자동차 공유’사업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단순히 차를 대여해준다라기보다는, 사람들의 정보를 수집해서 이를 가공해 큰 파트너쉽을 따내고 또 정보대여업을 하는 데 있다. 이게 어렵게 들린다면, 맥도널드 사업의 핵심은 햄버거 파는데 있는게 아니라 부동산 장사를 하는 것임을 알 필요가 있다. 맥도널도 프랜차이즈를 여는 사람들은 물론 햄버거 팔아 돈을 벌겠지만, 맥도널드는 세계 곳곳에 매장을 열어 이 곳의 방문자가 늘어나면 이곳의 임대료와 가게 프리미엄을 높임으로써 더 큰 돈을 벌게 된다.

Zipcar는 어떤 회원들이 어떤 종류의 차를 언제, 왜 어디에서 이용하는지에 관한 데이터를 만들고 이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한다. 결국 이런 개인정보들이 다른 업체와 공유됨으로써 음식, 와인, 운동, 심지어 잉크 카트리지 사업등은 물론이고 공공재인 공원이나 시나 주정부가 운영하는 다른 교통 시스템과의 연계사업도 창출되고 이런 파트너쉽은 또다시 회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고, 같은 사업적 마인드를 가진 회사들끼리 서로 연계된 이익을 얻는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회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회원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서비스를 알린다. 회원들이 Zipcar를 픽업할 때 그들은 기존 렌트카업체에서 하듯이 회사에 가서 차 키를 받고 점검하고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이용할 차는 AT & T의 무선망과 아이폰앱을 통해 무선으로 체크인할 수 있고 또 모니터할 수 있다. 흠… 나름대로 재미난 신종 비즈니스라는 생각은 든다.

공유의 플랫폼이 미래의 비즈니스라는 주장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모빌 네트워크와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공유플랫폼위에서 굴러가는 신종 인터넷 비즈니스들은 이처럼 직접 물건을 파는데서 얻는 이익보다 더 큰 상업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는 귀가 솔깃해진다. 예를 들어 내가 즐겨듣는 그리고 요즘 미국 젊은이들이 애청하는 인터넷 라디오 판도라(Pandora)경우도 이런 공유의 플랫폼으로 얼마든지 설명할 수 있다. (나는 유료가입을 했지만) 대부분 free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많은 청취자들이 이 인터넷/스마트폰 라디오를 즐길 수 있는 것은 프리코노믹스를 지탱해주는 개인정보와 데이터 거래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기 때문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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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를 위한 구글, 바닷가재를 위한 페이스북 (그리고 고래를 위한 트위터)

July 20th, 2010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식의 상징적 이분법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런 깜찍한 이분법은 어떨지: 팬더를 위한 구글, 바닷가재를 위한 페이스북. 이 재미난 글을 올린 사람은 ifindkarma 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Adam Rifkin. 블로그 타이틀 ifingkarma (I Find Karma)는 아담 리프킨의 Anagram이다.

페이스북은 바닷가재 덫(lobster trap)이라는 그럴듯한 주장을 들어보자.

1. 페이스북에 들어오면 그 안에 갇혀서 먹이를 먹어야 한다. 이곳에 들어와 외부로 빠져나가기 위한 통로는 원천적으로 차단되게 설계되었다. 비판이 거세지자 외부링크로 통하는 숨통을 열어줬지만, 페이스북에 한번 들어간 사용자들은 트랩속의 맛있는 먹이들을 먹느라고 밖으로 빠져나갈 생각을 한참동안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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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컨텐츠의 RSS구독을 철저히 막는다. 페이스북의 뉴스피드 RSS는 2009년 폐쇄되었다. 기본적으로 닫힌 시스템을 지향한다. 물론 RSS 피드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몇단계를 거치면 RSS피드를 강제로 만들 수는 있지만, 모양새도 그리 예쁘지 않고 그야말로 썰렁한 느낌을 준다.

3. 페이스내의 컨텐츠는 랍스터 트랩의 미끼역할을 하고 당신의 페이스북 친구는 랍스터가 되는 셈이다.

구글은 반대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가장 빠른 시간내에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정렬해준다. 이 과정에서 구글은 소비자를 그 안에 가둬두지 않는다. 페이스북안에서 사용자들은 뉴스도 보고 음악도 듣고 사진도 보고 동영상도 보고 광고고 보고 like 버튼을 누르고 다른 사람이 남긴 의견도 읽는다. 구글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볼 일을 보면 바로 그 장소를 떠날 수 있게 도와준다. 볼 일을 보러 온 사람들이 거기서 자꾸 서성이게 만드는 것은 구글 스타일이 아니다.

구글의 핵심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구글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갈 필요조차 없다. 지메일은 맥이나 PC의 기본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통해 바로 읽을 수 있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구글맵을 보여주고, 소비자들은 구글맵을 열고 들어가지 않더라도 곧바로 지도정보를 찾을 수 있다. 아이패드의 QuickOffice앱을 쓰면 구글 docs에 들어가지 않고도 구글 문서를 입력하고 편집하고 저장할 수 있다. 구글 뉴스는 실시간으로 다른 뉴스 사이트의 기사를 찾아서 키워드별로 묶어준다. 물론 각 결과를 클릭하면 개별 뉴스 사이트로 바로 직행한다. 이 과정에서 구글뉴스의 소비자는 구글 뉴스의 다른 인터페이스에 눈길을 돌리지 않아도 된다. 페이스북이 모든 것을 번들링해서 제공하려 하는데 반해, 구글은 반대로 세상의 많은 정보를 언번들링(unbundling)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구글의 어플리케이션을 쓰면 원하던 일을하고 바로 다음 단계 일로 옮겨갈 수 있는데 반해, 강력한 소셜 어플리케이션은 사용자를꾀어서 (잠시다른사이트로) 나갔다가도 바로 다시돌아와서 그안에 갇혀있게 만든다. [팬더와 랍스터]

그렇다면 트위터는 무엇이란 말인가? 아담 리크킨은 트위터는 “거대한 블루볼 머쉰이다“(클릭전 볼륨을 줄이시길)라고 주장한다.

트위터에는 물론 많은 고래들이 산다. 유명인 고래들은 우리를 당기는데 반해, 실패한 고래들은 우리를 쫓는다. 이에 반해 페이스북은 고래(페이스북 친구수락 한계인 5천명을 가진 사람)를 매우 싫어한다. 고래가 바닷가재들이 덫에 걸리는 것을 훼방놓기 때문이다.

그럼 결론적으로 구글은 왜 강력한 소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없는가? 이건 구글이 소셜어플리케이션을 하기에는 너무나 지성적이고 깔끔하고 유용하기 때문이란다.

“구글은 기본적으로 바닷가재 덫같은 개념을 거부하고 사용자에게 정크푸드를 먹일 수 없고, 거대한 블루볼 머쉰처럼 우리를 정신없게 만드는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10년의 인터넷에는 팬더처럼 우아하게 대나무를 찾아먹는 구글같은 사람도, 랍스터 덫을 놓아 함께 열심히 소셜하자는 페이스북지향적 사람도, 그리고 거대한 고래와 루저 고래가 쉴새없이 파란공을 굴리는 거대한 블루볼 머신을 좋아하는 사람이 공존한다. 그런데 우아한 팬더도 볼일 보실때는 이렇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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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의 심리학: 체화된 인지

July 1st, 2010

아기가 세상에 처음 태어나서 개발하는 감각은 바로 터치다. 그리고 우리는 무덤에 들어가 ‘싸늘한’ 주검이 될 때까지 한순간도 세상/환경과 터치를 멈추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세상이 따뜻한지 추운지, 습기가 많은지 건조한 지를 점검한다. 남녀관계의 기본도 터치다. 10대 소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트와일라이트 사가는 기본적으로 차가움과 뜨거움의 대비로 남녀관계를 그려낸다. 에드워드의 정체를 알기 전, 벨라는 우연히 에드워드의 손을 만졌다가 너무나 차가운데 소스라친다. 마찬가지로 두번째 New Moon에서는 영화관에서 언쟁으로 흥분한 제이콥의 손이 너무나 뜨겁다고 놀란다. 저자아존중 우울증(low self-esteem depression)환자로 볼 수 있는 벨라가 에드워드를 선택한 것은 아마 미국인들의 격언인 “cold hands, warm heart”를 반영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에 대한 인상 평가나 감정적 선호를 나타내는 것 역시 몸으로 느낀 체화된 온도를 이용한다. ‘뜨거운 심장’이라든지 ‘그는 냉혈인간이야’ 등이 그 예다.

철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가리켜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라는 패러다임을 형성해 왔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처리하는 것은 우리 뇌의 작용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몸 전체에 관련되어 있다는 생각이 체화 인지의 기본 가정이다. 다시 말해 체화된 인지 패러다임에서 인지적 처리는 우리 몸이 세상과 어떻게 교감을 하는가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전제한다.
일전에 설명했던 신체표지자 가설 [1] [2]도 결국은 이런 체화된 인지 패러다임에 기반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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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지심리학계에 이 ‘체화된 인지’ 패러다임에 기반한 논문들이 계속 이어져 나오고 있는데, 그중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인상이나 태도를 평가하는데 체화된 인지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연구하는 논문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2008년 예일 심리학자 존 바그(John Bargh)와 그의 제자가 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따뜻한 커피를 들고 있던 학생들이 찬커피를 들고 있던 학생들에 비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 대해 더 따뜻한 사람이라고 점수를 매기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미국 속담 “Cold hands, warm heart”는 어쩌면 차가운 손을 가진 사람이 겪을 마음고생을 덜어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게 아닐까?) 어쨌든 다음 번 소개팅 나갈 때, 첫만남에서 팥빙수를 시킬 것인지 따뜻한 카라멜 마끼아또를 시킬 지 이제 정답은 주어진 셈이다.

체화된 인지는 물론 온도에 관련된 현상들에만 국한되는게 아니다. 무게라든지 질감이라든지 하는 손과 몸을 이용해 접촉, 지각되는 모든 사물과 관련한 인지를 지배한다. 거칠고 딱딱하게 굳은 살이 박인 손등을 보면서 ‘두꺼비 손등’이라고 표현한다든가 ‘바위처럼 굳은 마음’ 등이 그 예다. “Metaphors We live by”의 저자 조지 레이코프 교수등은 일찌기 언어속에 나타난 체화된 인지현상을 설명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영어표현에서 ‘앞으로 만날 것을 고대합니다’라는 표현은 “look forward to seeing you.” 회고/회상하다라는 표현은 “look back“에서처럼 back을 쓰는 것도 이같은 체화 인지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University of Aberdeen 심리학자들이 실험실에 사람들을 모아 타임머쉰을 타고 과거 혹은 미래 여행을 한다고 가정하고 이에 관련된 생각들을 물었더니 과거를 생각하는 경우에는 몸이 뒤쪽으로 미래에 관련된 판타지를 생각할 경우에는 몸이 앞쪽으로 더 많이 기우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물론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다는 것은 아니고, 약 2-3밀리미터정도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지만, 잠재의식적으로 분명히 기우는 현상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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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에 대해 몸이 받아들인 ‘감’은 ‘중요도’나 ‘심각성’을 판단하는 인간의 인지작용과 언어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말수는 적지만 참 듬직한 사람보고 우리는 ‘무게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역을 맡은 배우에게 이번 영화에서 참 ‘비중(比重)’있는 역을 맡았다고 말한다. 암스테르담대학교의 Jostmann 교수등은 무게감과 비중에 대한 인지적 관계를 보여주는 재미난 실험을 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했다. 특정 텍스트북을 설명하면서 이 책은 이번 교과에 매우 중요한 책이라고 했을 때와 부교재라고 했을 때, 학생들이 그 책에 대해 느끼는 무게감이 달랐다는 것이다. 매우 중요한 필수 교재라고 강조했을 때, 학생들은 그 책이 보조교재라고 들었을 때보다 더 무겁게 느끼는 경향이 있더라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따뜻한 커피와 찬 커피 실험을 했던 예일대의 존 바그 교수와 MIT경영대학의 조수아 아커맨 교수팀은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체화된 인지가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에 관련된 여섯개의 중요한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무게가 구직자의 인상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지나가는 행인 54명에게 구직자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각기 두꺼운/얇은 보드에 붙인 이력서를 들게 한 후, 이들에게 그 이력서에 있는 구직자에 대한 평가를 의뢰한 결과, 두꺼운 보드에 붙인 이력서를 들었던 참가자들이 그 이력서의 구직자에 대해 전반적으로 더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했다. 물론 이 평가는 그 자리에 얼만큼 더 진지하게 관심이 있는가등 항목에서였을 뿐, 직장에서 사교성등 평가에서는 두껍거나 얇은 보드판을 이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이력서대신 정부지원예산의 배정인데, 43명의 행인들에게 각기 무거운 판과 가벼운 판을 들게 한 후, 뒤이어 정부예산이 배정되어야 할 사회적 이슈들(무거운 이슈들 vs. 가벼운 이슈들)에 대한 서베이를 했다. 이 실험에서는 성별과 무게가 상호작용을 해서, 무거운 판을 들었던 남자들이 가벼운 판을 들었던 남자에 비해 사회적으로 더 묵직한 이슈들에 지원을 해야 한다고 답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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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두 실험은 촉감(거침 vs. 매끄러움)이 판단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이 실험과 관련된 언어적 사고의 예로는 “오늘 하루는 참 rough day였어” 라는지 “coarse voice”등을 들 수 있다. 세번째 실험을 하기 전 64명의 실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그룹에게는 뒷면이 사포로 제작된 퍼즐조각들을 또다른 그룹에게는 반질반질 광택을 낸 퍼즐조각들을 가지고 놀게 했다. 그리고 나서 어떤 사람들간의 상호작용을 아주 모호하게 묘사한 문장을 읽게한 후, 이 사람들이 친화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아니면 적대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를 측정했다. 연구결과, 사포면으로 된 퍼즐을 가지고 논 그룹들은 부드러운 면을 가지고 논 그룹에 비해 그 상호작용을 더 적대적으로 평가했음을 발견했다.
다섯번째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49명의 실험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그룹에게는 딱딱한 나무로 만들어진 단어들을 만지게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부드러운 담요를 만지게 하면서, 이 물체가 마술에 쓰일 것이라고 알려줬다. 마술은 물론 없었고 대신 이들에게 어떤 직원과 어떤 보스간의 모호한 대화가 적힌 글을 읽게 한 후 그 직원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딱딱한 나무블록 단어를 만졌던 사람들이 담요를 만졌던 사람들에 비해 그 직원을 더 경직되고 융통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같은 실험을 86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딱딱한 나무 의자와 부드러운 가죽쿠션이 있는 의자에 앉게 한 후 다시 실행했을 때도 똑같은 결과를 발견했다. 직원-보스간 대화 평가 실험후, 부드러운 쿠션의자 그룹과 딱딱한 나무 의자 그룹에게 중고 자동차 구매 흥정을 하게 만들었다. 두번의 오퍼를 할 수 있는데 첫번째는 $16,500에 넣게 하고 이게 딜러에게 거절당했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두번째 오퍼를 하게 했을 때 부드러운 의자에 앉았던 사람들이 딱딱한 의자에 앉았던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부르는 현상을 발견했다.

결국 터치의 심리를 잘 이용하면 대인관계에서부터 협상으로 중재를 이끌어내야 할 노사관계나 국가간 수반들의 외교관계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멀티태스킹과 ‘스위치 비용’

June 11th, 2010

니콜라스 카아(Nicholars Carr)는 2008년 ‘구글은 우리를 멍청하게 만드는가?‘라는 도발적인 글을 The Atlantic에 발표했다. ‘인터넷이 우리 뇌에 하고 있는 일’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 에세이가 (그의 블로그글 몇 개와 함께 엮여서) 책으로 나왔고, 미국의 주요 신문 방송 매체가 앞다퉈서 북리뷰를 했다.
뉴욕타임즈에는 현시대 가장 학구적인 심리학 전문 논픽션 작가인 조나 레러가 북리뷰를 했다. WSJ에는 과학저널리스트이자 ‘스티븐스 테크놀로지 연구소내 과학 글쓰기 센터’ 디렉터인 존 호건이 북리뷰를 했다. 방송들이 이 떡밥을 물면서 논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뉴욕타임즈는 잇달아 피쳐기사와 전문가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먼저 “gadget에 엮인 삶, 정신적 댓가를 지불“이라는 제목아래 아이폰/아이패드/블랙베리등 최첨단 소형 컴퓨터에 중독된 삶이 어떻게 인간에게 주의력을 빼앗고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는가하는 피쳐기사를 올렸고 이게 또 인기있는 기사로 소셜미디어 사이트를 타고 확산되었다. 이 기사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인지 심리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이 끝난 후에도 생각의 파편화(쪼개짐)와 집중력의 결여는 지속된다. 한마디로 우리 뇌의 컴퓨터가 한참동안 맛이 간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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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뉴욕타임즈의 다른 기사는 인터넷에 엮인 삶이 개인의 성격과 사회적 관계에는 또 어떤 부작용을 일으키는가를 다뤘다. 이 기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인터넷, 스마트폰 그리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다른 소형 gadget들을 많이 이용할 경우, 사람들이 더 참을성없고 즉흥적이며 뭘 자꾸 깜빡깜빡 잊고 심지어 자아도취에 빠지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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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즈는 스탠포드대학교 커뮤니케이션과 교수이자 휴먼-컴퓨터 인터액션 연구의 대가인 클리포드 나스를 비롯해 심리학자, 신경학자, 정보학과 교수등 관련분야 연구자들, 그리고 The Shallows의 저자 니콜라스 카아등에게 이 주제로 온라인 토론을 부탁했다. 토론 내용을 주석을 곁들여 요약해 본다.

니콜라스 카아(The Shallows의 저자): 눈뜨면 인터넷 켜서 눈감을 때까지 쉴새 없이 인터넷을 서핑하는 행위, 특히 멀티태스킹을 하는 행위들은 우리 머리속에 깊이있는 생각과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막고, 창의력을 저하시키며 스트레스를 높인다. 잠시 한가지 일에 몰두함으로써 뇌에 긴장을 풀 수 있고 이로 인해 멀티태스킹으로 인한 인지적, 정서적 댓가를 줄일 수 있다.

☞ 니콜라스 카아가 말하는 인지적 댓가라는 것은 앞서 말한 ‘생각의 파편화’와 ‘집중력의 결여’이다. 정서적 댓가는 역시 ” 참을성없고 즉흥적인 성격이 되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게리 스몰 (UCLA 의대 정신과 교수): 한가지 일에 집중못하고 끊임없이 부분적인 신경을 쓰게 될 경우, 우리 뇌는 스트레스의 극한점에 도달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두가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는 한번에 한가지 일만 하는 것이 필요하고, 컴퓨터 쓸 때는 컴퓨터만 켜두고 다른 컴퓨터 기기 (예: 아이폰/아이패드/킨들)들은 꺼둬야 한다. 둘째는 컴퓨터와 인터넷으로부터 벗어나는 시간들을 하루에도 여러 번 가질 필요가 있다.

☞ 게리 스몰 교수는 인터넷으로부터 벗어나는 시간을 자주 그리고 길게 만들고 그 시간을 오프라인에서의 대화에 할애하라는 조언을 한다. 이는 인터넷과 멀티태스킹으로 인해 생기는 사회심리학적 손실을 예방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듯하다.

스티븐 얀티스(존스홉킨스대 인지심리및 뇌과학 교수): 멀티태스킹이라는 것은 신화다. 인간은 멀티태스크를 할 수 없다. 다만 이쪽에서 저쪽으로 순간 이동을 할 뿐이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작업모드를 바꾸는데 들어가는 비용인 이른바 ‘switch cost’는 어마어마하다. 이 스위치 비용뿐만 아니라, 다른 작업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이전에 하고 있던 작업으로 돌아올 때 드는 기억의 재생 비용또한 만만치 않다. 특히 복잡한 작업일수록 이 재생비용이 크며, 아무리 빨리 전환한다고 할지라도 이전에 하고 있던 생각을 모두 복구시키기는 어렵다. 특히 복잡한 토픽에서 깊이 있는 생각은 전적으로 불가능하다.

☞ 개인적으로는 뉴욕타임즈에 실린 전문가 토론에서 내가 가장 지지하는 학설이다. 이는 작업기억분야 연구의 대가인 Torkel Klingberg박사가 쓴 “The Overflowing Brain: Information Overload and the Limits of Working Memory“이라는 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회사 일을 하다가 혹은 논문을 쓰다가 한두시간 머리식히려고 트위터의 타임라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고 하자. 그러다가 이멜 몇 개 읽고 거기에 답하고 다시 인터넷으로 뉴스 몇 개 들여다보고 난 다음 다시 본업으로 돌아가려고 해보라. 앞서 하고 있었던 일이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일이라면 몇시간 인터넷으로 해찰하고 난 다음에 다시 이전 수준의 깊이있는 생각으로 돌아가는데 뇌가 지불해야 하는 댓가는 결코 만만치가 않다. 물론 깊이있는 생각을 할 이유가 전혀 없는 삶이라면 아무래도 괜찮다. 하지만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이 뭔가 깊은 생각에서 나와야 하는 창의적이고 분석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하고 있던 일을 중단하고 도중에 트위터나 블로깅을 한다면 본업에서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현저히 떨어질 것임이 분명하다.

물론 꼭 창의적/분석적 일을 하는 사람들만 이런 인지적 역량의 저하를 경험하는 것만 아니다. 대학 강의실에서 페이스북이나 문자 메시지 보내는 일을 주로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이 나쁘다. 물론 인과관계를 따지면 이런 반론도 가능할 수 있다: 수업중 페이스북이나 문자 메시지보내고 있는 학생들은 공부에 대한 동기가 떨어지는 사람들이기에, 여기서는 페이스북이나 문자메시지가 반드시 원인이라기보다 학업에 대한 동기의 정도가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수업중 인터넷으로 딴짓을 한 학생들과 수업중 강의에 집중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가 다름을 증명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른바 ‘divided attention’하에서는 인지적 능력이 크게 저하된다는 것은 이미 인지 심리학에서는 고전적인 이야기다. 아이폰과 소셜미디어 시대에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스위치 비용’이다. 작업의 능력이 저하됨은 물론이고 분산된 주의하에서 본래 하던 일로 돌아올 때 — 즉 스위치 할 때 — 우리 뇌는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에 대해 연구가 필요할 때이다.

Addendum
Texting while parenting (NBC뉴스) http://is.gd/dsWp9 애들과 대화보다는 스마트폰에 열중하는 요즘 미국부모들. 나도 반성하는 의미에서 오늘 아침은 아이폰, 아이패드없이 식사.

애플과 구글의 클라우드 워즈: Music 2.0

June 10th, 2010

애플의 전당대회라 할 수 있는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 2010에서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에는 드라마가 없었다. WWDC전인 6월 7일 비즈니스윅에는 월가에서 예상했던 스티브 잡스 키노트 내용이 실려있는데, 그의 키노트는 이 예상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했다.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와우’를 불러일으키는 발표였지만, 주가의 등락으로 밥먹고 사는 월가의 분석가들에게는 한마디로 김빠진 키노트가 된 셈이었다. 이미 아이폰4의 프로토타입이 기즈모도를 통해 유출되어 발표전 기밀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스티브 잡스를 완전히 물먹인 셈이다. 이쯤되면 스티브잡스가 그렇게 보안유지에 목숨거는 이유를 이해하고 남지 않은가.

월가의 사람들은 싱겁게 끝난 WWDC에서 3초에 한대 팔려나간다는 스티브 잡스의 예외없는 허풍을 들으며 키득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월가의 분석가들이 듣고 싶어했던 혹은 애타게 기다리던 발표는 무엇이었단 말인가? 위 비즈니스윅 기사에 인용링크된 월가의 한 분석가는 “라라(Lala)를 인수해 간 애플이 아이튠즈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더해서 사용자들이 어디에서든 음악을 틀고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기”를 기대했다고 했다.

월가에 일하는 사람들은 반쯤은 조급증 환자들과 반쯤은 현실감각이 없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이들은 얼리 어답터들보다 더 조급하고 훨씬 더 앞서나간다. 물론 스티브 잡스는 월가가 꾸는 꿈을 모두 한번에 보여주는 법이 없다. 거기다가 월가의 사람들이 간과하는 스티브 잡스의 성격이 하나 있다. 느긋함이다. 왜 그렇게 느긋한 지. 전략적 느긋함이랄까. 연애로 말하면 밀고 당기기를 아주 잘하는 스타일이다.

스티브 잡스는 시장에서 제일 먼저 치고 나가는 이노베이터가 되기를 언제나 거부한다. 늘 뒷북치는 이노베이터인 셈이다. 스티브 잡스의 공연은 다른 공연연주가들의 요란스러운 공연뒤에 잡힌다. 다시 말하지만 애플은 새로운 시장을 먼저 개척하려 하지 않는다. 일단 몇 놈 뛰어들때까지 꾹 참고 기다린다. 물론 그 와중에 애플은 놀고 있는게 아니다. 애플은 성미가 급한 다른 이들이 먼저 뛰어들어 시장에서 뜨뜻미지근한 반응으로 고개를 갸우뚱 거릴 때를 노린다. 그리고 이들 성미급한 이들이 실패한 바로 그곳에서 그들과 다른 발상으로 문제 해결을 하려한다.

사람들은 언젠가부터 애플에게 자꾸 뭘 해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PDA와 스마트폰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지 못하고 있을 때 사람들은 스티브잡스를 쳐다봤다. 크게 주목을 끌지 못한 소니의 e-book 리더기에 이어 아마존에서 처음으로 힛트시킨 하드웨어인 킨들(Kindle)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애플이 전자책 리더를 만들면 좋을건데라고 또 스티브잡스에게 언제 만들건지 졸라댔다. 이때마다 스티브 잡스는 딴청을 부렸다. 전자책 시장에 대해서는 심지어 ‘미국인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라고까지 말하면서 전혀 관심없다는 딴청을 부리지 않았던가. 사람들은 이제 스티브 잡스의 패를 어느 정도 읽은 것 같다. 스티브 잡스가 강하게 부인하는 곳에 애플의 비밀공작이 진행되고 있는 것임을. 최근 스티브잡스는 애플이 TV시장에 진출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받고, 또 한번 강하게 부인했다. 애플 TV는 취미로 하는 것일 뿐이라고.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무대위에서 애플 TV의 베일을 벗기는 스티브 잡스를 모습을 보게될 날이 올 것임을 확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스티브 잡스가 시장의 선두주자로 뛰어들지 않았다고 애플사가 애초에 이노베이션을 견인할 역량이 없다거나 애플은 이노베이션 흉내장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언젠가 이코노미스트지에서 언급한대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추앙받는 애플의 이노베이션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는데, 바로 완전히 다른 형태의 상품 카테고리를 내놓는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제품영역에서 다른 회사들이 한 반쯤 구워놓은 혁신적인 생각의 나머지를 채우면서 완벽에 가까운 혁신의 빵을 내놓는 것이다. 애플의 기업 역사와 애플 제품들의 진화에 정통한 사람들은 애플이 그동안 세상에 선보였던 혁신적 제품들은 모두 다른 회사들이 미완에 그친 혁신들을 계승해 마저 완수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1984년 내놓은 매킨토시, 2001년의 아이팟, 2007년의 아이폰, 그리고 2010년의 아이패드가 모두 같은 제품군에 뛰어든 다른 회사들이 이뤄놓은 절반의 혁신을 볼모로 잡고 이뤄낸 혁신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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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다르다. 구글은 되든 안되든 일단 저질러 놓고 보는 경향이 있다. 구글과 애플은 이미 여러 사업영역에서 소리없는 전쟁을 시작한 셈이다. 이번 WWDC에서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에서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야후,마소의 Bing 3개중에 하나로 택할 수 있다면서,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Bing이 참 훌륭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번에도 말했듯이 스티브 잡스의 키노트 발언중 그냥 애드립으로 나오는 말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역시 스티브 잡스가 은연중 구글을 견제하고 신경전을 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아닐까.

그렇다면 스티브 잡스가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구글의 사업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듯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의 싸움이다. 이 싸움은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서서 애플의 아이패드와 이 새로운 마술패드에 맞서는 모든 세력들이 옹립한 안드로이드에서 돌아가는 태블릿으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이 눈에 보이는 거대한 싸움 다른 쪽에서 구글은 애플의 주력군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니 이미 그 쪽에 출사표를 냈다.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의 동력을 받는 구름위의 음악 서비스이다. 구름위의 음악(cloud music service)이라 함은 음악을 듣는 소비자들이 자신의 컴퓨터나 뮤직 플레이어에 음악을 저장하는게 아니라, 다른 회사들의 서버에 음악을 맡겨놓고 필요할 때마다 이를 꺼내서 듣는 형태의 음악 서비스를 말한다. 2000년대 닷컴 버블 시대를 살았던 분들이라면 대번에 mp3.com을 떠올릴 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현재 애플과 구글등 거대 회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미래형 뮤직 비즈니스 모델은 과거 닷컴 버블 시절에 이미 법원으로부터 저작권 문제로 철퇴를 맞아 문닫았던 mp3.com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이 부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그때와는 달리 음악을 서버에 올리는 모델이 아니라, 이미 저작권료를 지불한 음악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회사의 소프트웨어가 인식을 해서 이를 업로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쫀쫀한 미음반협회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 구름위 음악 서비스 시장에서 구글은 아직 전력이 약하다. 그렇다고 아주 준비를 해오지 않은 것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구글은 MySpace에서 소유한 iLike와 제휴를 맺고 구글에서 음악을 검색하는 손님들에게 해당음악의 일부를 바로 스트리밍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여왔다.
엊그저께 애플 전당대회 시작전에 애플측은 루이 암스트롱의 음악을 많이 틀어줬다고 한다. 특히 교주님이 등장하기 바로 전에는 What a wonderful world를 틀어줬다고 하니, 이는 ‘애플과 함께 하는 세상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최면을 걸어준 효과를 낸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 옆으로 샜는데, 이 what a wonderful world를 구글링해보라. 맨 위에 바로 아래와 같은 음악 스트리밍이 나오고 사람들은 바로 이 곡의 일부를 바로 들을 수 있다. 정말 what a wonderful world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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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가 유튜브를 소유하고 있는 구글은 어떻게 보면 MTV보다 더 막강한 뮤직 비디오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은가? 현재 전세계 디지털 음악 유통의 절대군주로 추앙받는 애플로서는 당연히 신경쓰일 수 밖에. 거기다가 구글이 미래의 음악 유통인 구름위의 음악 스트리밍 사업에 전력투구한다고 하니 말이다. 애플이 라라(lala)를 인수해서 일단 이 사이트를 폐쇄한 것도 당연히 미래의 음악 사업이라고 볼 수 있는 구름위의 뮤직 비즈니스를 위한 장기적인 포석으로 볼 수 있다.

이와는 약간 다른 형태로 인기 있는 음악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음악들을 틀어주는 인터넷 스트리밍 회사들이다. 판도라(Pandora)와 last.fm등이 대표적 회사들이다. 그런데 이 회사들의 강점이자 약점은 소비자들이 구입한 음악을 연주하는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선택한 음악 채널을 틀어주는 일종의 인터넷 음악 라디오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1960년대 라디오 모델을 인터넷과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에 재현한 뮤직 비즈니스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60년대 라디오 시대의 음악 모델과는 달리 이 인터넷 뮤직 스트리밍의 DJ는 바로 ‘당신’이거나 아니면 컴퓨터 알고리듬이 되는 셈이다. 이와는 달리 클라우드 뮤직 서비스는 일단 하늘 위에서의 싸움이다. 제공권에 관련된 공군의 싸움터이다. 지금까지 뮤직 비즈니스에서 이미 애플은 최강자다. 최강자이지만 아직까지 애플의 주력군은 하늘에 있는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땅위에서 들고 다니는 작은 아이팟에 들어 있다. 애플은 이 땅위의 주력부대를 모두 구름위로 옮겨가려고 한다. 왜 그래야 할까? 바로 이노베이터의 딜레마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기존 음반유통 시장을 뒤집을 때 들고 나왔던 주력 화포였던 아이튠즈와 아이팟은 일종의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었다. 와해적 혁신으로 시장의 지배적 위치에 오른 기업들이 계속 존속성 혁신 (sustainable innovation)에 의존한다면 또다른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앞에 당황하고 결국에는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애플은 구름위의 음악 서비스를 새로운 와해적 혁신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강자가 또다른 혁신을 내놓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시장은 뒤집힐 수 있다. 애플은 물론이고 어느 누구도 이 새로운 혁신에서 완벽한 기술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은 애플에게는 늘 버거운 짐이다. overview_mobileme20090502.jpg 사실 애플은 오래 전부터 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뭔가를 하려고 애를 썼지만, 계속 물을 먹고 있다. 이른바 닷맥(.Mac)이라는 서비스가 그 예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초기 모델인 닷맥은 지금은 MobileMe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신했는데, 모빌미의 로고를 보면 실제 구름위에 떠있는 맥 어플리케이션들을 볼 수 있다.

애플은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메이든이라는 한 시골마을에 십억달러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데, 이 데이터 센터는 모밀미(MobileMe)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애플이 공들이고 있는 구름위의 음악 서비스를 위해 마련하는 것이다. 라라(Lala)를 사들여 서비스를 폐쇄한 애플이 스티브 잡스의 다음 번 공연을 위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일 지 모른다.

미래의 음악 서비스가 구름위의 음악 서비스가 될 지 아니면 판도라나 last.fm처럼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재현된 60년대의 라디오식 음악 채널이 될 지 아니면 현재 유럽에서 전망있다는 On-demand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인 Spotify 혹은 비슷한 류의 미국 서비스 Mog식 모델이 될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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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델이 되더라도 현재 유망한 세가지 모델은 기존에 우리가 경험했던 음악 비즈니스 모델과는 근본적으로 구분되는 뭔가가 있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다. 그 근본적 차이는 바로 음악을 듣는 행위가 이제 개인적인 영역을 벗어나 사교적 영역으로 들어갔다는 점이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사용자들은 이제 단순히 뉴스를 넘어서 음악과 뮤직 비디오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뮤직 2.0을 대변하는 주요한 키워드는 소셜 뮤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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