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판매세 통과를 반기는 아마존의 속내는?

May 6th, 2013

온라인 판매세법이 미 상원에 이어 하원에서도 통과되면 아마존이 타격을 받을까? 아주 단순한 셈을 하자면 아마존에도 판매세를 부과하면 월마트나 베스트바이등 지역내 상점을 가지고 있는 기존 유통업체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것처럼 보인다. 

#BestBuy says its sales rose by 4-6% in states where #Amazon started collecting tax http://econ.st/YlZQ6j 

하지만 이코노미스트에 인용된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금이 아마존에 줄 수 있는 타격은 경미한 반면, 아마존이 월마트, 베스트바이등 기존 대형 소매 유통업체들에 줄 수 있는 타격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 소매상들의 거간군 노릇을 하는 이베이와는 달리 물류의 유통이 집중화된 아마존은 이 법안의 통과로 오히려 ‘물리적 기반’이라는 족쇄가 풀려  과감하게 유통망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마존이 현재 10개 도시에서만 하고 있는 당일 배송이라는 꿈의 배송체계가 수많은 다른 도시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Now that #Amazon has caved in on sales tax “it can optimise distribution logistics completely” http://econ.st/YlZU5W 

이런 물류 최적화가 성숙단계로 접어든다면 아마존의 고정비용은 더 감소하게 되고 이럴 경우 아마존은 배송트럭들을 사들여 FedEx나 UPS같은 기존 택배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런데 당일 배송이 꼭 택배일 필요가 있을까? 한 도시에 가서 일일이 집에 배달해 주는 대신에 대형 픽업 센터를 만들어두고 그곳에서 픽업하게 해도 괜찮지 않을까? 가끔  FedEx등으로 배송되는 물건중 배송확인 절차가 있으면 언제 올 지도 모르는 배송차량때문에 집에 꼬박 잡혀 있는 경우가 있다. 이걸 놓치면 다음 날 문앞에 두고 가라는 옵션에 체크를 하고 그 용지를 문앞에 붙여두거나, 아니면 저녁 6시 이후에 FedEx 지점으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야 아예 우리 도시에 들어오면 내가 직접 픽업가는게 훨씬 마음 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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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나오는가?

May 3rd, 2013

뛰어난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각 분야의 사람들이 한가지씩 조언을 주는데, 이런 조언들은 혁신을 이루는데도, 좋은 연구 논문을 쓰는데도 적용 될 수 있는 기본 원칙/자세들이다. 

때마침 KBS다큐멘터리에서 다룬 INCOCO 박화영 대표편을 보면서 과연 그런 원칙들과 자세들이 그의 삶의 궤적에 고스란히 투영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Beauty Meets Innova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붙이는 매니큐어 필름”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낸 인코코 박화영 사장은 창업과 혁신을 위한 성공인자들이 무엇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글로벌 성공시대: 화장품 산업에 돌풍을 일으킨 성악가 ,박화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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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ook at What’s Bugging You 뭔가 나를 계속 자극하는 것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계속 파고 들어갈 때 좋은 아이디어가 탄생하는 법이다.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에 몰입하는데 있어서는 세계 최고라는 박화영 대표. 뭔가에 몰입하면 답을 얻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는 태도가 있었기에 그는 어떤 화장품 회사도 해결하지 못했던 붙이는 손톱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발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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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Think Big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의 작은 개선을 통해 돈을 벌 기회와 방법들은 널려 있다. 하지만 창업의 진짜 묘미는 동시대 사람들이 미쳤다고 볼 수 있는 뭔가 큰 생각들을 좇고 이를 실현하는게 아닐까? iTunes처럼 기존 유통 체계를 드라마틱하게 바꾸는 그런 창업 아이디어들은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지 않았던가?
박화영 대표가 10여년 동안 혼자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아붓는 동안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손가락질했다. 하나뿐인 인생을 되지 않을 일에 그렇게 낭비하는 그를 다른 사람들은 미쳤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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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Be Present in Life 당신이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성과들이 다른 인접 분야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푸는데 의외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안해본 일이 없다는 박화영 대표. 하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박대표는 단지 푼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건성으로 하는 의지없는 사람들과는 달랐다. 자전거 수리를 위해 모든 도면과 부품을 외웠을 정도였던 그다. 골프를 전공하지 않았던 그가 프로들의 골프채를 수리할 수 있게 된 것도 뭔가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그의 성실한 태도때문이었을 것이다. 붙이는 손톱을 제작하기 위해 필요한 수많은 화학과 엔지니어링 지식과 기술은 교과서나 강의실이 아닌 길거리에서 발품을 팔아 배운 것이다. 자전거포에서 일했던 경험도 결국 헛되게 버려지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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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Ideas Are Abundant; Drive Isn’t 아이디어는 무궁무지하다. 위대한 창업으로 가는 기본 열쇠는 추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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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njoy every moment of your life: 꿈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는 한, 당신앞에 놓여있는 힘든 순간도 나중에 미래 당신 꿈을 이루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힘들지만 목표가 있다면 매 순간을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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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최고의 순간은 지금”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면 인생에 허비할 시간은 하나도 없다는 박화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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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Reverse assumptions: 많은 창업가들은 기존의 발상을 뒤집는 역발상으로 성공했다. 예를 들어서 은행에는 반드시 수납원과 은행 지점이 있어야 한다는 발상은 ATM 개념으로 깨지지 않았던가?
수많은 직업을 전전했던 박화영 대표가 운명처럼 만났던 사업역시 그런 발상의 전환에서 나왔다. 당시 누구나 네일아트 사업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때, 박화영대표는 손톱 매니큐어를 말리기 위해 수십분씩 꼼짝없이 앉아있어야 했던 여성들이 눈에 들어왔다. 아름다움을 위해서는 그렇게 많은 시간과 정성을 투자하는 여성 고객들을 보면서 그는 ‘ 아 저걸 위해 저렇게까지’라는 생각했고, 이때 바로 혁신적 생각이 떠올랐다고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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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Let Your Subconscious Do the Work: 이건 어찌보면 유레카 혹은 에피파니의 순간이다. 뭔가에 깊이 열중해서 일을 하다 그게 무의식적인 인지영역에도 기본으로 깔려있다보면 휴식을 취하거나 단순 작업을 하다가도 갑자기 문제해결의 순간을 맞이 할 가능성이 크다. 위대한 아이디어를 만들려면 무의식적인 상태에서도 그에 관련한 생각들이 기저에 깔려 있을 수 있도록 뇌를 단순화시킬 필요가 있다. 드라마를 본다거나 술을 마신다거나 소셜미디어의 타임라인을 들여다보는 행위들은 무의식적 상태에서의 환기 상태를 방해할 가능성이 크기에 피하는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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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Head Into the Weird Places: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을 찾음으로써, 뇌를 확장시켜보는 일도 의미있을 수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다큐멘터리나 파드캐스트를 보거나 들어보는 것도 권장할만한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이한 공간을 아무 생각없이 걸어보면서 낯선 사람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해볼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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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Search for a Better Way: 더 나은 길이 있는 지에 대해 자신에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해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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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Fail fast: 창업에 소요되는 비용이 줄어드는 반면 시장의 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추세에 있다. 아이디어의 검증도 그만큼 용이하게 되었기에 예전처럼 올인 끝에 쪽박차는 것과 같은 일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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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Pivot quickly: 성공한 창업 아이디어들중에는 초기에 기획했던 것과는 꽤 다른 형태로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다. 추진하는 과정에서 애초 생각했던 것이 현실과 맞지 않을 때는 바로 궤도 수정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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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Listen to People Who Know: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듣고, 소비자들과 늘 접하는 현장의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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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Be Prepared to Shift Gears: 창업가는 늘 두가지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첫번째 창업 아이디어는 종종 기회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왜 첫번째 생각은 늘 잘못되었는지를 복기하고 과감하게 연관된 다른 개선된 생각으로 옮겨가야 한다. 두번째는 문제가 있던 그 첫번째 생각일지라도 그 안에는 또 다른 좋은 기회가 내재해 있다는 점이다. 후퇴는 할 지언정 실패때문에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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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예술가가 성공한 발명가와 사업가가 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하지만 매순간 순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한 걸음 한 걸은 걸어온 박화영 대표가 성공을 이룬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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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You’re Never Too Old: 노벨 과학상을 탄 사람들은 모두 30세가 되기 전에 그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천재들이다.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꿔온 천재적인 기업을 만들었던 창업가들도 모두 20대에 그 일을 이뤄냈다. 하지만 대다수의 창업가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시장의 수요를 잘 알고 자신만의 자산을 형성해온 중년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마찬가지로 학계에서 대성한 사람은 20-30대 초반에 이미 두각을 나타내지만, 나이들어서도 꾸준히 연구해 온 학자들은 40대 중반 이후에도 업적을 남길 여지가 충분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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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맥락속의 (음주, 총기) 문화

January 25th, 2013

물이나 청량음료 한컵보다 필스너 한잔이 더 싼 나라, 유럽과 북미 어느 나라보다 13-15세 음주율이 높은 나라, 성인들의 맥주 소비량 전세계 1위인 나라… 바로 체코.
Lower-Hops Diet 권장과 청소년 음주율을 떨어뜨리기 위해 체코 보건장관이 물과 비알콜류 가격을 맥주값보다 낮춰보려고 하지만 체코인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

“맥주는 성인들에게 모유와 같다. 체코 사람들에게 맥주는 프랑스인들에게 와인, 러시안인들에게 보드카와 같다”는 현지인의 반응에서 읽을 수 있듯이 맥주는 체코인들의 삶의 젖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러니 아무리 국민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도 규제 논쟁의 테이블 위에 맥주를 함께 안주로 올려놓지 말라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술집 업소의 주인은 ‘참 사람 열받게 한다. (나라에) 더 시급한 이슈들이 있다.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데 정부가 제발 더 중요한 일에 신경썼으면 좋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국가적 건강계몽 캠페인과 규제들을 경험한 나라의 사람들이라면 전혀 이상할 게 없는 어쩌면 아주 미미한 단계의 음주 관련 규제 논의에 체코인들이 이런 과민반응을 보이는데는 맥주가 체코인의 삶에 뿌리깊이 박혀 있다는 이유 말고도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한다. 체코의 보건장관인 Dr. Leos Heger은 과거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체코(슬로바키아) 당시 경험한 억압적 정치 체제에 대한 경험때문에 체코인들은 정부 규제라면 반감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런 반규제 문화를 이해하기에 그는 ‘흡연이나 음주를 규제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술소비를 반대하는게 아니라 (청소년 음주율을 줄이는 것 같은) 이성적인 음주문화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것일 뿐이다’라고 한다.

정부 규제를 싫어하는 미국인들도 현재 체코에서 논의되는 수준의 음주 소비 개선안보다 훨씬 강도높은 규제 조치를 군말없이 따르고 있다. 미성년자에게 술을 팔다 걸리면 엄청난 벌금을 부과하고, 심지어는 가게의 면허까지 정지시켜 버릴 정도니 말이다

어쩌면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는 총기규제에 관한 논의를 지켜보며 전세계 많은 나라의 시민들이 미국인들을 이해 못하는 것도 이 체코의 사례에 비추어 보면 이해가 될 수 있을지 모른다. ‘저놈의 나라는 총때문에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데도 왜 총기 규제를 못하는 걸까?’ 인디언으로부터 아메리카 대륙을 강탈할 때부터 미국 서부 개척의 역사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 미국의 지배적 인종인 백인들이 목숨만큼 소중하게 여겼던 것이 바로 총기 소유의 자유였기 때문이다. 그 총으로 가족과 땅을 지켜왔고 대를 이어 총쏘는 문화를 유지해 왔고, 그래서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는 사람들은 헌법에 ‘말할 자유’다음으로 ‘총기 소유의 자유’를 박아버려 그 자유만큼은 영원토록 건드리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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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 존스와 찰리 헤이든의 재즈 영가 앨범 Come Sunday

January 3rd, 2012

95년에 Steal Away라는 재즈 영가 앨범을 낸 재즈음악계의 두 거장 — 전설적인 재즈피아니스트 행크 존스와 재즈베이시스트 찰리 헤이든–이 16년만에 녹음한 또다른 영적 찬양 앨범 Come Sunday가 이달 10일에 발매되는데, NPR에서 전곡을 트랙별로 들을 수 있습니다. 행크 존스는 이틀에 걸친 이 앨범의 녹음 작업을 마치고 세달 뒤 9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고 합니다. 

NPR은 “이 앨범에서 행크 존스의 연주는 그저 놀라울 정도로 아름답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평했습니다. 

행크 존스가 미시간 폰티액 지역에서 자라면서 듣고 불렀다는 이 찬송들을 찰리 헤이든도 듣고 자랐지만 각각 흑인과 백인으로서 이 음악에 담긴 어린 시절의 느낌과 경험들은 달랐겠지요.

조지타운대학교의 Maurice Jackson교수는 95년 Steal Away와 2011년  Come Sunday 앨범 해설 노트에서 ”흑인과 백인들 모두 이 앨범에 수록된 찬송들을 불렀지만 흑인들의 경험과 삶에서 우러난 영가로서의 이 곡들은 종교적 의미를 초월해 그들의 고투와 자유 추구를 표현하는 음악이었다”  

이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은 드보르작의 “꿈속의 고향” (Going Home)을 제외하곤 우리도 어려서 부르던 귀에 익숙한 찬송들입니다: 예수로 나의 구주삼고, 그 맑고 환한 밤중에, 단을 거두리, 생명수 강가에, 내 기도하는 그 시간, 험한 십자가, 거기 너 있었는가? 내 주를 가까이 가려 함은.. .그리고 흑인영가 깊은 강(Deep River)와 Take My Hand, Precious Lord, 크리스마스 캐롤 만백성기뻐하려라 (God Rest Ye Merry, Gentlemen),

헤이든과 존스가 해석해 들려주는 꿈속의 고향에 대해 앨범의 해설 노트를 쓴 모리스 잭슨 교수는 드로르작이 이 곡과 관련해서 했던 유명한 예언적 말을 인용합니다.

“This must be the real foundation of any serious and original school of composition to be developed in the United States. … These are the folk songs of America, and your composers must turn to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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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좌측/우측으로 기울어져 있을 때, 마음속의 에펠탑 크기는?

November 25th, 2011

[아래 글은 가디언지의 보도를 번역한 것입니다]

마음과 몸은 보통 떨어진 객체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사실 이 둘은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물론 마음이 신체를 통제하지만, 그 관계는 상호적이다–신비하게도 신체 역시 마음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은 우리 몸의 감각들과 움직임들에 기반을 하게 되는 것이다.

[GatorLog관련 글: 터치의 심리학: 체화된 인지, 주몽의 불길한 느낌과 신체표지자 가설 (I)]

예를 들어 이제 우리는 터치의 감각이 우리의 사회적 판단들선택/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안다; 또 온도에 따라 우리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지각하는 것에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몸의 움직임에 따라 감정 기억도 영향을 받고 또 회상을 해내는 속도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Rotterdam에 있는 Erasmus 대학의 심리학자들이 이제 몸의 자세가 크기나 양적 정보를 추정하는데 무의식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른바 “The mental-number-line Theory”라는 것인데, 우리가 숫자를 생각할 때 통상 일직선상을 따라 작은 숫자는 왼쪽에 큰 숫자는 오른쪽에 두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문화에 국한된 것이라기보다는 각기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며 이는 뇌속에 숫자가 재현되는 방식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Erasmus 대학의 Anita Eerland와 그의 동료들은 사람들 모르게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자세를 기울이게 한다면 이에 따라 이들이 추정하는 수량 정보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들은 모두 91명의 학부생들을 모집해서 광범위한 수량 추정치에 연관된 39개의 문제를 물었다.

첫번째 실험에서는 33명의 참가자들에게 각종 빌딩의 높이나 도시의 인구, 그리고 술의 알콜 도수등을 추정케 했다. 두번째 실험에서는 58명에게 네덜란드에서 마이클잭슨의 힛트곡 수라든가, Beatrix 여왕의 손자손녀들의 숫자등을 1점에서 10점 척도로 물었다. 물론 연구자들이 낸 문제들은 모두 피실험자들이 정확한 숫자를 대기는 어렵고 어차피 추정치를 말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문제들이었다.

이 실험 참가자들은 Wii의 밸런스 보드에 올라서서 문제를 풀었는데, 문제를 듣는 동안 화면을 보면서 자신의 몸의 자세를 똑바로 세우도록 지시를 받았다. 연구자들이 참가자들에게 말해주지 않는 한가지 사실은 한그룹은 약간 왼쪽으로 기운 Wii보드에, 다른 한그룹은 약간 오른쪽으로 기운 Wii보드에, 그리고 통제집단은 밸랜스보드가 똑바로 되어 있는 보드에 배정을 했다.

이 두 실험 결과 가설에서 예측했던 대로 왼쪽으로 기울어진 Wii보드에 올라갔던 피실험자들은 오른쪽으로 기운 Wii보드에 올라갔던 피실험자들보다 더 적은 추정값들을 말했다. 예를 들어 약간 왼쪽으로 기운 Wii보드에 올라갔던 학생들은 약간 오른쪽으로 기운 Wii보드에 올랐던 학생들보다 에펠탑을 평균 12미터 짧게 추정했다.
재미난 사실은 수평하게 놓인 Wii보드에 올랐던 학생들의 추정치는 약간 오른쪽으로 기운 Wii보드위 학생들이 낸 추정치와 통계적으로 다르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아마도 모든 참석자들이 오른손잡이였기 때문에 비록 몸에 밸랜스가 잡힌 상태에서도 자신들의 뇌에 지배적인 쪽에 다소 편향된 답을 내놓았을 것이라고 이 결과를 해석했다.

이 연구 결과들은 체화된 인지 가설 (the embodied cognition hypothesis)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좋은 연구이다. 몸이 어떻게 정신의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를 설명하려는 인지심리학자들의 노력은, 신체가 우리 마음속의 감정이나 추상적 개념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넘어서 이젠 이 연구에서 보여준 것처럼 선택이나 계산등 복잡한 인지적 과정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쪽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References: Eerland, A., et al. (2011). Leaning to the Left Makes the Eiffel Tower Seem Smaller Posture-Modulated Estimation. Psych.Sci. doi:10.1177/0956797611420731

사회적 연결과 비인간화 현상: 공감고갈 가설

November 25th, 2011

다른 사람들이나 사회적 그룹과 사회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 개인에게 가져오는 심리적 혜택은 매우 크다: 자존감을 키워주고, 행복감을 갖게 하며, 육체적 건강까지 가져온다. 반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혹은 그룹에서 사회적으로 단절되어 있는 상태는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노스웨스턴대학교 심리학자 Adam Waytz(켈로그 경영대학)는 개인들이 사회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가져올 수 있는 심리적 부작용에 대한 연구[PDF]를 했다. 바로 사회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자신과 자신이 속한 사회적 집단과 동떨어진 개인이나 그룹과 연결하려는 동기를 줄이게 만듬으로써 이들 타자를 평가하는데 있어 비인간화(dehumanization) 현상을 보이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인간이라면 차마 할 수 없을 생체실험을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나찌의 의사들이다. 

궁금한 것은 과연 왜 그럴까이다. Adam Waytz는 사회적으로 연결하고 속하려는 사람들의 필요는 (매슬로가 그 하위 단계로 분류한) 허기나 갈증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사람들의 욕구 충족 과정과 비슷한 과정을 겪는다는 Baumeister & Leary, 1995 연구를 상기시킨다. 즉 허기진 사람이 음식을 찾듯, 사회적으로 단절된 혹은 고독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배가 부르면 더 이상 먹을 것을 구하지 않듯, 사회적으로 충분히 연결된 사람들은 이제 또다른 사람과 연결되려는 노력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생존적 필요에서 유사성을 찾으려는) 이 가설의 설명력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먹을 것이나 성욕이 순간 충족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밀려오는 충동적 욕구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사람들과의 사회적 관계는 안정된 단계에 이르면 지극히 보수적으로 변해서 더 이상 새로운 소셜의 욕구를 일으키지 않는다. 물론 일단 내 안에 잘 구축된 사회적 관계안에서 더 이상 새로운 관계를 맺지 않으려는 심리적 상태가 자신이 현재 속한 사회적 연결망 외에는 무관심을 보이고,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집단보다 열등하다고 느껴지는 사회의 구성원에 대해서는 동정심이나 공감을 갖지 않으려는 심리적 경향을 만들 수 있다. (무상급식의 경우처럼).

(앞의 가설의 연장선에서 생각할 수 있는) 또다른 가설은 “공감고갈”가설이다. 다른 욕구와 마찬가지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한정된 자원이다. Waytz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 공감을 다 쏟아부으면, 결국에는 우리와 덜 친한 혹은 사회적으로 떨어진 다른 사람들에 대해 공감할 여력이 없게 된다.

“Empathy is a fixed resource and when we are spending it on those close to us, we simply have less to spend on others whom we feel less close to.” How Being Socially Connected May Sap Your Empathy

이 연구의 원래 주제는 사회적 연결이 낳을 수 있는 심리적 병리현상이지만, 비인간화라는 현상을 대입하면 너무 전여옥스러워지니까 그 대신 좀 더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공간에서 소셜이 지나친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연결하려는 노력을 덜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 Like와 구글+의 +1을 하루에 수십번 씩
누르는 사람은 연말 자선냄비에 동전하나 떨굴 마음의 여력이 없을 지도 모른다.


[작품의 아이디어를 신화나 그림동화같은데서 가져오냐는 질문에 데이비드 알트메드는 그 반대라고 한다. 오히려 그는 "재료와 논리적 결합"이 작품을 만들고 나면 신화가 따라온다고 말한다.]

서평 리뷰: 짐 콜린스의 [Great by Choice]

October 11th, 2011

오늘자 WSJ에 [Good To Great]저자 짐 콜린스와 UC 버클리 정보대학 교수 모튼 한센씨가 공저한 [Great By Choice]의 북리뷰가 실렸네요.

이 책을 읽지 않았지만, 이 북리뷰가 짐 콜린스 경영서에 나타난 문제점을 아주 정확히 잘 비판한 듯 해서, 제 생각을 곁들여 이 서평의 주요 내용을 옮겨봅니다.  

일단 이 북리뷰는 공전의 힛트를 기록한 [Good To Great]에서 위대한 회사로 언급했던 11개 기업중 한개(서킷 시티)는 이미 부도났고 다른 한개(패니메이)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정부관리 대상임을 주지키시면서 시작합니다. 

이 책은 “변화와 격동의 기업 환경에서 어떻게 지속적인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가”라는 아주 근본적이면서 매력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서적 독자들의 관심을 끌어 당기는 것 같습니다. 관심 유발과 신뢰도를 위해 짐 콜린스가 잘 쓰는 수법이 있죠? 바로 ‘이 책을 쓰기 위해 나는 지난 수년간 수천 톤 트럭분의 실증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라고 서문에 쓰는 거죠. 이번에도 마찬가지 주장을 합니다. ‘이 책의 결론은 지난 9년간 내가 공저자 한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수행한 엄청 공들인 리서치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가 들여다 봤다는 데이터가 2002년에 끝난다는데 있습니다. 이 책의 주제가 “혼란과 무질서, 격동의 시대에 성공의 견인하는 법”인데, 사실 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그 엄청난 혼란과 격동의 시대를 이야기하기에는 너무나 맞지 않은 데이터일 수 밖에 없겠죠? 

이 책에서 짐 콜린스는 15년간 “불확실한 시장환경에서”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던 주요 기업들을 선택해서 이를 “10Xers”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들 기업들이 동종업계의 기업보다 10배 이상의 배당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는거죠. 이 10Xers에 해당하는 회사들은 인텔, Amgen, Biomet,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레시브 보험, 사우스웨스트 항공, Stryker라고 합니다. 또 이들 10Xers와 비교를 위해 이 기업보다는 덜 성공적인 “controls”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애플, Genetch, Kirschneer, AMD, Safeco, PSA, United States Surgical.

문제는 2002년에 끝난 데이터로 책을 냄으로써, 이 사례 분석 자체가 이젠 더 이상 맞지 않는다는거죠. 다 아시다시피, 현재 전세계에서 자산 규모로 가장 큰 회사는 애플이 되었죠. 이 책의 주장과 데이터들은 더 큰 문제를 보입니다.

이 책에서 짐 콜린스는 “성공한 기업의 리더들은 가장 뛰어난 visionary나 risk-taker가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대신 이들 10Xers의 리더들은 아주 실증적이며 어떤 환경에도 요동하지 않고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절제된 사람들이었다고 주장하죠. 이들은 감이나 본능보다는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나 증거자료들에 더 의존했고 한때의 대박 힛트보다는 꾸준한 성장세를 선호했다는 겁니다. 또 이들 성공한 10Xers 들은 이들이 “controls”타입의 기업들로 분류한 덜 성공적인 회사들에 비해 더 혁신적이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는 겁니다. 대신 이들은 점진적 변화를 선호했고 이들에게 전망을 보여준 영역들에 빠르게 뛰어들어가 여기서 부를 창출하는 이른바 “스케일의 혁신”을 선호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 대목은 사실 애플의 혁신을 잘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애플은 디지털 음악 시장이나 스마트폰 시장에 무작정 처음 들어가진 않았지요. 애플은 업계에서 일어나는 혁신들을 관찰하고, 이 혁신을 와해적으로 적용한 회사들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 때가 무르익었다고 생각했을때,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제품과 서비스로 큰 규모의 시장을 석권했기 때문이죠. 따라서 짐 콜린스가 주장하는 스케일의 혁신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닌 애플을 설명하는데 더 적합하다는 생각입니다.

짐 콜린스는 책에서 “이 10Xers 회사들은 Controls회사들에 비해 변화하는 시장에서 변화를 덜 수용한 회사들이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그의 주장은 요즘 문제되는 블랙베리 제조사 RIM이나 세계적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에 해당하는 말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이처럼 현실과 맞지 않는 옛날 이야기를 가지고 짐 콜린스가 비즈니스 관심 독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것은 역시 스토리텔링입니다. 물론 들어보면 이 스토리텔링도 진짜 “남극의 대결”을 제대로 이해하고 쓴 것이라기보단, 남극의 대결 이야기에서 자기 멋대로 우화적 요소–토끼와 거북이–를 강조해서 생각을 복층적으로 하지 않고 그냥 유행하는 교훈을 좇는 독자들의 뇌를 자극하는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느낌입니다.

그가 이 책을 팔기 위해 들고 나온 주요 이야기는 바로 아문센과 스콧의 세기의 남극 대결 이야기입니다. 짐 콜린스는 아문센이 이 세기의 대결에서 승자가 된 이유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 조금씩 점진적 전진을 만들어 냈다는 점. 날씨가 궂다고 목표에 미달해 가거나, 날씨가 좋다고 더 오버해서 가는 일 없이 차근차근 전진해 갔다는 점” — 짐 콜린스는 10Xers들은 바로 목표 달성을 위해 이런 점진적 목표 달성을 한 회사들이라고 주장합니다. 반면에 스콧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초과달성하고 날씨가 나쁜 날에는 덜 갔는데, 그가 Controls회사들로 보는 기업들은 목표달성을 위해 이런 접근법을 취해왔다고 주장합니다.

이 책은 결국 [Good To Great]를 유명하게 만드는데 있어서 저자가 취했던 나쁜 점들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비판에 노출되어 있는 듯 합니다. 저자의 결론이 가끔은 “잘 쓰여진 12궁도(호로스코프)”같은 느낌을 준다는 겁니다. 아주 일반적이고 두리뭉실하게 써놔서 이를 검증하는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그가 10Xers 지도자들의 특징으로 언급한 것이 “절제되고” “창의적이며” “신중하고” “과감하다”는 겁니다. 또 이들 10Xers들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아주 신속하게 하지만, 그들이 또 빨리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급을 조절해 천천히 전진하기도 한다는 겁니다. 또 변화의 속도에 일관성을 갖지만, 어떤 때는 변화에 오픈 마인드를 갖기도 한다는 겁니다. 결국 이처럼 포괄적인 접근을 적용한다면 뛰어난 실적을 견인한 모든 지도자들이 이들의 프레임에 걸리지 않을 수 없다는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서평을 쓴 머레이씨는 “이들의 호로스코프에 걸리지 않을 성공 사례는 과연 어떤게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짐 콜린스 사례의 아킬레스건인 애플사와 스티브 잡스를 반박 사례로 들고 나옵니다.

2002년 데이터에 의존한 분석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애플의 경이적인 성공 사례 자체가 이 책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반증이 되겠지요. 거기다가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이 책뿐만 아니라 [Good To Great]에서 짐 콜린스가 강조한 “겸손”의 미덕에 아주 반하는 개성과 독선이 있었음을 주지시킴니다.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에는 놀랄 정도로 대범하고 자신만을 믿고 때론 거만할 정도로 고집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킨 지도자였죠.

물론 짐 콜린스는 그런 스티브 잡스를 분석함에 있어서도 자신의 분석틀이 정확함을 강조하기 위해 스티브 잡스가 복귀해서 애플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처음 했던 일은 “아이폰도, 아이패드도 아이튠즈 개발과 같은 혁신에 몰두하는 일이 아니었고 직원들의 훈육과 절제를 강조했다”는 점이라고 이 책에 적고 있다는 겁니다.

짐 콜린스 팬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이 책에 대한 더 이상의 관심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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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의 새로운 악당

October 10th, 2011

작년에 [Hollywood Economist]라는 책을 냈던 에드워드 엡스타인씨가 WSJ에 또 재미난 칼럼 “기업의 중역들: 헐리웃의 새로운 악당“라는 칼럼을 냈네요.

엡스타인씨는 헐리웃 영화에서 기업의 중역들이 새로운 악당의 전형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대표적으로 꼽고 있는 영화는 바로 Syriana입니다.

생각해보면 과거 헐리웃 영화속의 전형적 악당들은 이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부해지거나 이야기거리를 잃게 되긴 했죠. 대표적으로 나찌, 소련, 마피아, 사이코등등 말이죠.

한편 과거 영화속에서 악당의 전형으로 묘사되었던 인종 그룹, 특정 이해관계 집단, 심지어는 특정 직업군 (퇴역 CIA요원과 퇴역군인) 단체들이 자신들의 이미지를 보호하고 좋은 쪽으로 바꾸기 위해 엄청난 PR 관련 활동을 벌여오면서 이제 스튜디오들이 시나리오 작업단계에서부터 이런 민감한 집단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에 직면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Sum of All Fears라는 영화에서 악당도 처음엔 아랍계 테러리스트들이었다가, 신나치주의자로 바뀌었나고 합니다.

또 과거에는 적국이었다가 요즘은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인 중국, 그리고 러시아가 중요한 경제 파트너이자 중요한 영화 시장이 되면서, 이젠 이 지구상에서 만만하게 건드릴 나라는 딱 한 곳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바로 북한.

MGM사가 존 밀리어스의 84년작 “Red Dawn”의 리메이크 결정을 했을 때, 처음에는 소련 대신 중국을 침략군으로 해서 촬영했다가, 최근 다시 디지털 보정과 편집을 통해 이를 북한군으로 바꿔서 2012년에 출시하려고 한다고 하네요.

물론 헐리웃의 사이파이 영화만큼은 아직도 만만한 두 악당 그룹이 있죠. 외계인과 좀비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바타>에서처럼 이 Sci-Fi 영화에도 탐욕적인 회사를 악당으로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이젠, 헐리웃 영화속에서 악당의 대명사는 탐욕적 회사의 중역들이 되어 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영화속 묘사가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순 없겠지만, 어쨌든 지금 미국 현실속에 벌어지는 민중들의 투쟁도 바로 이들 탐욕적인 자본 세력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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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트의 도박과 목에 걸린 알바트로스

October 3rd, 2011

미 통신회사 스프린트가 향후 4년간 최소한 3천5십만대의 아이폰을 살 것을 전제로 애플로부터 아이폰 판매권을 따냈다네요. 소비자의 수요에 관계없이 일단 이 물량만큼은 스프린트가 책임지고 사오는 것이죠.

이 불공정 족쇄 계약으로 이제 미국내 주요 통신사 모두 아이폰을 판매하게 되었지만, 스프린트사가 이 거래로 Verizon이나 AT & T 고객을 끌어올 수 있을지 아니면 신규 고객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비즈니스 결정은 또 최악의 상황을 가져올 수도 있겠죠. WSJ은 이걸 이렇게 표현했네요.

If it’s wrong, the iPhone deal will saddle the company with a costly albatross at a time when it is already stretching to manage an expensive network upgrade and cover debt payments. Sprint to ‘Bet the Company’ on iPhone

알바트로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크고 멋진 새이지만, 이게 목에 걸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albatross around one’s neck”이라는 관용구에 사용되는 알바트로스 메타포의 유래는 위키피디아에 잘 나와 있네요.

이런 관용어구를 잊지 않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물론 이미지를 통한 연상이겠죠? ^^

아래 그림은 Obama Nobel – Albatross Round Neck 라는 블로그 글에서 가져왔습니다.

이게 도박이긴 하지만, 불가능한 것만도 아닌 듯 합니다. Verizon과 AT & T가 올 상반기 판매한 아이폰은 합쳐서 1200만대. 이런 추세면 Verizon이나 AT & T같은 회사는 1년에 평균 1200만대는 팔 수 있다는 이야기죠. 4년이면 4800만대. 스프린트는 이보다 못하지만, 여전히 현재 51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지고 있고 가입자의 서비스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거기다가 경쟁사인 버라이즌이나 AT & T가 데이터 서비스에 차등 요금제를 두는 반면, 스프린트는 무제한 정액제로 한다는 것도 다른 회사 소비자들이 스프린트로 스위치할 가능성을 높게 만들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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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지에 발표된 트위터 감정파동 연구에 대해

September 29th, 2011

시간별, 요일별 트위터 글에 반영된 사람들의 감정파동 (mood fluctuation) 연구는 이미 진부한 소재죠. +Yong-Yeol Ahn 박사님도 아주 오래 전에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하신 적도 있구요.

그런데 코넬대의 사회학자들은 같은 연구를 해서 사이언스지에 게재하는 개가를 올렸군요. 원문을 보지 않아 뭐라 말을 하진 못하겠지만, 과학계의 breakthrough로 여길만한 그런 연구는 아니라고 봅니다. 요약과 뉴욕타임즈 관련 기사를 통해 볼 때, 기존 연구/프로젝트와 차이는 조사 대상 지역이 미국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 다시 말해 이들이 cross-cultural study라고 포장했다는 것에 있는 듯 합니다. 이게 좀 기만적인게, 비교문화적, 혹은 교차문화적 분석이라면 다른 나라 말로 된 것도 봤어야 하는데, 영어로 된 트윗만 분석했을 뿐인데도 말이죠.

연구결과도 뭐 과학계에 새로운 지식이나 이해를 주기보다는 기존 상식을 다시 확인하는 차원에서 끝난다는 겁니다. 트윗들에 반영된 사람들의 감정은 아침에 기분좋다가 늦은 오후에 가라앉고 잠자리에 들기전에 다시 올라감으로써, 이른바 생체리듬(Circadian rhythm)에 부합하는 감정의 기복을 보여준 겁니다. 또 월요일날 기분나빴다가 주말에 기분좋아지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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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연구 (결과) 자체보다는 이 연구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시한 하버드 행복심리학작 대니얼 길버트 박사님의 의견에 더 눈길이 갑니다.

Tweets may tell us more about what the tweeter thinks the follower wants to hear than about what the tweeter is actually feeling. In short, tweets are not a simple reflection of a person’s current affective state and should not be taken at face value. (Happy and You Know It? So Are Millions on Twitter)

그리고 마지막에 한 농반진반의 다음 논평에 넘어갔습니다.

“컴퓨터를 통해 사람들이 성교중에 내뱉는 말들을 긍정적 감정어와 부정적 감정어로 나눠 분석한다면, 아마 그들이 끔찍한 시간을 보낼 것으로 결론낼 것입니다.”